지난 금요일(20일)에 낮술을 마셨습니다.
좋은 일로 마셨으면 좋았을 것을 언짢은 기분으로 마셔서인지
대취하고 말았습니다.
해가 지기도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는데
몸상태가 영 아닙니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고 체한 것 같습니다.
'하!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지?' 걱정이 됩니다.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푹 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습니다.
'영화와 함께 떠나는 통합미술여행'(한라도서관)이란 프로그램에
다향이가 참가하는 날입니다.
반응이 시큰둥하면 하루 쉬자는 말을 붙여보고 싶은데
그 수업이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판이니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다향이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커피수업이 있는 날이니 제주시로 건너가는 걸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왕에 제주시까지 가는 것, '조금 더 놀다 올까?'싶습니다.
오후 5시부터 이디가갤러리에서 제주여민회의 야유회가 있답니다.
오랜만에 사람과 어울리고싶기는 한데 무박 2일이라는 게 걸립니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간드락소극장에서 '아폴로18'의 공연이 있답니다.
제주시로 건너가는 내내 '어디로 가야할까?'생각합니다.
커피수업도중에 귀가 번쩍 뜨일만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탑동공원에서 음악공연이 있는데 자우림이 온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여자가수를 손꼽으라면 인순이, 심수봉, 윤시내,
자우림의 김윤아정도입니다. 그러니 마음이 동할 수 밖에요.
모두 여섯 팀이 공연을 한다는데 아는 팀은 자우림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텔레비전을 많이 보지도 않는 다향이도
매한가지입니다.)
그중에 '슈프림팀'이 공연을 하는데 청소년들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오 오오 오 오오오 오오 오 오오오 오오..."라 외치고, 마이크를 객석으로
넘기면 신기하게도 횟수에 상관없이 그것을 잘 따라 합니다.
'저 친구들이 학교선생을 하면 낙제하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겠구나.'
라는 엉뚱한 생각이 듭니다.
오랜 기다림끝에 드디어 자우림의 무대가 펼쳐집니다.
'역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주면 연주, 노래면 노래가 전에 나왔던
팀들과는 확연히 구별이 됩니다.
처음 자우림밴드의 음악을 들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이 떠오릅니다.
언짢은 기분이 사라지면서 막 행복해지기 시작합니다.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 끝까지 객석을 지킨 사람들 모두 일어서서
몸을 흔들거립니다. 리더인 김윤아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 열광합니다.
젊은 날에 LP판을 사모으고는 처음으로 구입한 CD가 자우림의 것입니다.
그만큼 마음에 들었고, 자연스럽게 팬이 되었지요.
즐거울 때나 힘들고 외로울 때 자우림의 음악은 내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수년이 지난 어느날, 김윤아씨의 결혼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연히 배신감을 느끼고, 우상을 잃어버리는 건 아닌지 염려도 하면서
김윤아씨의 남편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자우림의 공연을 보고 들으면서 생각합니다.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이 더 나이들고, 머리칼에 흰 눈이
내린다 해도 당신의 팬으로 공연장을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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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술도 체하는군여 ~`^^
음악은 사람들이 영혼을 자유롭게 하지여
저도 인순이 이은미 팬이랍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이은미씨는 여성단체연합 행사장에서
공연하는 걸 여러 번 보았습니다.
이은미씨 역시 멋진 가수이지요.
teresung
아이와 함께 한공연
정말 횡재한 기분이 엇겟네요..
좋은 하루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보이는듯 함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예 teresung님
정말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