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커피를 볶았습니다.
손잡이가 달린 철망으로 된 채반에 커피를 볶는데 손에서
쥐가 나려고 합니다.
손잡이 또한 굵은 철사로 만들어져 있고, 그냥 쥐면 너무 뜨거워서
행주나 오븐에 사용하는 두툼한 면장갑을 끼고서 커피를 볶는데
이게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서 조금씩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로스팅이 크게는 약볶음, 중볶음, 강볶음으로 나뉘지만 세세하게
들어가면 그 배이상의 볶음이 있고, 단 몇 초만에 승패가 나기에
손잡이가 미끄러진다고 해서 쉬었다가 할 수가 없습니다.
커피가 원하는 만큼 볶아졌다고 판단되는 순간 재빨리 멈추고,
쇠로 만들어진 쟁반에 쏟아서 선풍기바람으로 식힙니다.
갓볶은 커피가 가장 맛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커피의 종류에 따라서, 볶음도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은 볶은지 사흘이 지나서부터 열흘 사이가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분쇄된 원두커피를 구입해먹더라도 100g정도의
단위로 조금씩 자주 구입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합니다.
볶은지 사나흘 지난 커피를 핸드밀로 갈고, 물의 온도를 맞춥니다.
물의 온도 또한 커피의 볶음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강볶음의 경우엔 물의 온도를 낮춰서 드립을 하고, 약볶음의 경우엔
물의 온도를 뜨겁게 하며 중볶음은 그 중간물로 드립을 합니다.
볶음의 정도는 원두의 조직이 얼마나 단단한고, 무른지에 따라서 결정되며
쓴 맛이 좋은 커피인지, 신맛이 좋은 커피인지, 향이 좋은 커피인지에
따라서도 결정된다고 합니다.
자, 그럼 다 되었는가? 아직은 아닙니다.
신선하고 좋은 원두를 구입하고, 원두의 특성에 맞게 잘 볶았으며
물의 온도를 잘 맞춰도 드립의 솜씨에 따라서 맛이 또 달라집니다.
나선형, 스프링형, 오백원형, 점 드립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종이필터를 사용할 때와 융드립을 할 때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니
커피의 세계는 참으로 오묘한 것 같습니다.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새로운 세상과 마주한 건 틀림없는데
감당할 만한 일을 벌인 것인지? 아닌지는 더 두고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내가 준비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커피 한잔, 한잔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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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미
한잔만 주세요..ㅋㅋ
63빌딩만 팔리면..제가 커피 마시러 제주까지 가겄음돠~~
집에서 로스팅한 커피맛은 어떤지..정말 궁금하네요. ^^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에구...
요즘 부동산거래가 한산해서 어떡하지요?
또미님 오시면 어디 한잔 뿐이겠습니까?
무한(?) 리필해 드릴 테니 어여 오세요.
제비꽃
와~``
제주도에서 갓 볶은 커피향이
서울까쥐 나는듯 ^^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고맙습니다.
제가 열심히 로스팅한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핑크마미
엇~~ 분꽃님이 먼저 다녀가셨네요.^^
(한 발 늦었넹 ㅋㅋㅋ)
전 믹스를 좋아해서 원두의 깊은 맛을 잘 모르네요.
믹스도 모자라 카라멜 마끼야또 ,비엔나, 카푸치노 같이
거품 많고 달콤한 커피를 거의 광적으로 좋아하죠.^^;;
그래서 술도 거품 있는 맥주가 좋은건가...
커피 준비하는 게 위에 쓰신 것처럼 저렇게 손이 많이가는 작업인 줄 몰랐네요.
뭔가 심오한 깊이가 느껴진다는...^^
살다보니 커피 만큼 맛있는 차가 또 없는 것 같아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개인의 취향이 다 다른만큼 자신이 편안하고
좋은 걸 즐기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핸드드립커피의 세계로 들어오시면
헤어나시기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분꽃
글 읽는동안 커피한잔 마신 기분입니다........
그많은 정성으로 내린커피
정희씨 한사람만에 커피 인가요 ??
행복한 커피 마시는 정희씨가 부러워 지네요..
많은공정을 거쳐야 제대로된 커피향과 맛.....
커피 마니야들 맛을 잘 알겠지만
그냥 우리는 마트에서 볶아놓은것 한봉사서
일주일분씩 갈아 먹는게 고작 입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정작 정희씨는 커피를 마시지 못합니다.
아침에 한잔 마시면 저녁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든요.
저는 지금 포트 가득 얼음을 채워놓고, 인도네시아산
만델링을 드립해서 만든 냉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