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나이쯤 되면...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8-17 11:10

조회수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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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나이쯤 되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혼란스러워하지도 않으면서

살 줄 알았는데 현실은 예전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요.”

“그것은 깨달음은 얻었거나 성인이라 불리는 몇몇 사람들의 얘기지.

우리 같은 범인들에게 불혹이니 지천명이니 하는 말은 해당사항이 없을 것

같은데.”

“…….”

푸념 섞인 한 아주머니의 말에 대꾸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도 정확하게 들어맞는 말입니다.

 

늘 꿈꾸었던 집과 땅을 발견하곤, 아니 주인장이 그것을 넘기겠다는 말을

듣고서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했지요.

정희씨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 두어 달 동안 마음고생을 했고,

기존의 집을 팔아도 매매가격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현실적인 고충도 컸습니다.

 

‘땅과 집을 잡아야 하나? 아니면 또 기회를 다음으로 미룰까?’

장고 끝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이제는 한곳에 정착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계약을 했는데 (기존의)집이 매매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가끔 집을 보러오는 사람은 있지만 최고가에 비해 오천만원이나 내린

가격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맙니다.

 

‘왜 땅과 집을 사고자 했을까?’ 요즘 들어 다시 생각해봅니다.

답답하고 복잡한 도시생활에 넌덜머리난다는 게 첫 번째 이유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른도 아이들도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게 두 번째입니다.

세 번째는 지치고 병든 이들에게 재충전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끝으로 정희씨의 수입과 퇴직금으로는 다향이교육도, 우리부부의 노후자금도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기존의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쾌적한 동네에 작은 평수의 집이라 ‘찬바람이 불면 실수요자가 나서겠지!’

위안해보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계약을 했어도 내 집이 될지, 아닐지는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운명은 정말 알 수가 없구나. 인연은 하늘이 정하는 것이니 마음을

비우고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마음을 비우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만약에 계약한대로 입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내년까지는 지금처럼 다향이를 봐주고, 중학생나이가 되는 내후년에는

변산공동체에 보낼까? 그리고 나는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똬리를 틉니다.

무더위에 머릿속으로 집을 짓고 허물기를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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