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인간은 언제나 홀로라는 사실에 외로워했지.
스무 살로 넘어가는 열아홉 겨울은 유난히도 힘들었고,
눈물깨나 흘렸던 것 같다.
그때 다짐을 했었지.
‘서른 살로 넘어가는 스물아홉 겨울은 절대로 혼자 보내지 않을 거야.’
아침에 눈을 뜨면 햇살처럼 눈부신 아내가 미소 짓고,
언제나 함께 밥을 먹으며, 잠자리에서 뒤척일 때도 체온이 느껴지고,
허벅지가 내 다리나 허리위에 얹혀 지면 좋겠다고 희망했지.
후두둑 쏴아! 빗방울이라도 떨어지면 둘 중 누구라도
“막걸리 한잔 할까?” 묻고
“내가 부침개 부칠 테니 당신이 막걸리 좀 사와.”할 줄 알았지.
<결혼 후>
태양은 대지를 녹여버릴 듯 이글대고, 습도 또한 높으니 숨이 턱 막힌다.
서쪽바다너머로 긴 자취를 끌면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오늘도 하루도 살아남았구나.’싶어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온다.
시원한 맥주생각이 간절해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올 때 병맥주 두 병만 사다줘요.”
한 시간쯤 지나서 귀가하는 아내. 부엌 한구석에 장바구니를 내려놓는다.
“맥주는?”하고 물으니 “사왔어요.” 턱짓으로 장바구니를 가르친다.
반가운 마음으로 장바구니를 여니 기대와는 달리 페트병맥주가 보인다.
“병맥주 사다달라니까요.”아쉬움에 한마디 하니 곧 되돌아오는 소리.
“용량은 똑같아요.”
“……”
‘용량이 똑같다고? 그러면 청량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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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조금씩 신경쓰면 재미있을낀데 ~~ ?
알고 있지만 흐르는 세월과 함께 무디어만 가는 마음은
이게다 편안하다는 증거 입니다.............ㅎ
혹 애인 이라면
귀가 번쩍 하겠쪄 ~ ㅋㅋ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혹 애인이라면?'
아내도 남편도 애인이었을 텐데...
세월과 더불어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되어야하는 건지?
때때로 머리엔 흰 눈이 내리고 뚱뚱한 외국인부부가
다정하게 손잡고 걷는 모습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하던데...
핑크마미
그런 부탁은 전화 대신(귀찮아할까봐) 문자로
'딴거 말고 제일 시원한 병맥주로 꼭'이라는 문구를
넣어서 부탁해보심 어땠을까요.
저 같아도 왜 병맥주로 사와야하는지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했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캔맥주를 좋아하므로...)
그리고...정희씨는 삶에 매우 지쳐보여요.
뭐...다들 그렇겠지만...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지쳐 보인다'는 말씀에 가슴이 아립니다.
늘 곁에서 즐거움과 희망, 기쁨이 되려고 애쓰지만
정작 정희씨한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꼭 병맥주'란 문자를 보냈으면 그렇게 했을 텐데...
또미
ㅎㅎ;; 비슷하당~~
햇살처럼 눈부신 아내...정말 많이 로맨틱하시네요. ㅎㅎ;
전 이미 다 포기하고..뭔가 부탁을 하면..들어주는 것만으로도..."됐다" 하고 맙니다.
사는게 다 글쳐...머...ㅎㅎ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조금씩만 신경쓰면 훨씬 재미있게 살 수 있는데...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