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8일)은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법화사 연꽃축제에서 지인을 만나기로 했는데 딱히 시간을 정하지 않았던 터라
늦은 아침을 먹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효월선생님이 아들과 함께 연필을 덖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해보고싶었던 것이기에 슬쩍 끼어서 연잎을 툭툭 털고, 누르는 작업에
동참을 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의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후끈 합니다.
목장갑을 세 개나 겹쳐 끼었지만 금방금방 손가락이 뜨거워져옵니다.
그래 효월선생님부자와 더불어 차덖음 체험에 참가한 여럿이 돌아가면서 차를 덖습니다.
우산 대용으로 사용할 만큼 크고 넓적한 연잎을 100장 가까이 따고 썰어서 덖는 것이라는데
마무리 단계에서는 '에게게'할 만큼의 양밖에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덖음솥으로 여섯 번에 걸쳐서 덖던 게 다섯 번 분량으로, 네 번 분량으로 줄어들더니
급기야는 한번 분량도 채 되지 않는 완성차가 됩니다.
차를 덖다가 꺼내서 문질러주기를 아홉 번 반복해서 구증구포라는 말이 나왔답니다.
여덟 번은 찻잎의 수분을 말리는 과정이고, 마지막 번에 온도를 최고로 올려서
맛과 향을 결정짓는자고 합니다.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쫓아다니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법화사에서 준비해준 맛있는 연잎콩국수를 먹고, 다시 차를 조금 더 덖었습니다.
완성된 차를 행사에 참가한 분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 효월선생님이 미리 만들어 놓은 연잎차를 한번 더 덖어주는데 잠시 논짓물에 다녀와야 합니다.
오후 3시부터 '맨손으로 넙치잡기'행사가 있기도 하거니와 정희씨가 행사요원으로 일하기에
잠깐 다녀오기로 합니다.
난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다향이는 지후, 지관이랑 낚시를 하면서 놉니다.
전 날인 7일에도 밤 11시에 귀가를 해서 몹시 피곤합니다.
그래 집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귀가. 다향이가 샤워하는 동안 저녁밥을 준비합니다.
조금 이른 저녁밥을 먹고 다시 법화사로 향합니다.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싫어하는 성격이지만 오후 7시부터 장필순과 이동원님의 공연이 있답니다.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널찍한 법화사 앞마당에서 두 분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흥분이 됩니다. 그런데 둘이 양치질을 하는 동안 1박2일을 합니다.
빨리 나가야하는데 다향이가 넋을 놓고 봅니다. 그래 그건 재방송을 보자 약속하고 법호사로 갑니다.
장필순님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늦게 가서 겨우 한 곡 반밖에 듣지를 못했습니다.
'이도원님은 언제 나올까? 혹시 이미 노래를 부르신 건 아니겠지?'생각하며
합창단과 지범스님의 노래를 듣습니다.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부는 너른 잔디밭에서의 음악공연이 무척 흡족합니다.
끝으로 이동원선생님이 나오셔서 노래를 부릅니다.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나는 곳...." 아, 얼마 만에 듣는 노래인지 모릅니다.
'가을편지', 인순이님이 희자매시절에 불렀다는 '실버들' 그리고 '향수' 향수를 함께 부를 파트너를
즉석에서 구하고 아마추어의 부족함을 능숙하게 채워나가는 공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뜻 손을 들고 나가 함께 노래를 한 아주머니의 용기또한 그에 못지 않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택시를 찾는 이동원선생님을 중문까지 모셔다드렸습니다.
그리고 허물없이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맥주까지 한잔 해습니다.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가객과 함께 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조만간 맥주를 마셨던 장소에서 이동원선생님의 작은 공연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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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희
요즘 연꽃이 한창이라고
뉴스에서 본것 같네요.
즐거운 하루 되셨겠네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연 또한 버릴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연잎으로 차를 만들고, 연잎밥도 만들어 먹지요.
연뿌리인 연근은 밥반찬으로 만들어 먹고.
손승희
맞아요.
맞아요.
연잎밥 먹고 싶네요.
제비꽃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분꽃
즐거운 하루 보내셨군요.........
제주도 태풍소식에
피해가 없으신가 봅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예 분꽃님.
덕분에 별일없이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