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이 넘도록 계속 정신이 없었습니다. 다향이랑 서울에 다녀와서 빨래하고,
집안 정리하고, 감기걸린 아이 뒷치닥거리하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빴지요.
그리고 좀 쉬려는데 막내동생부부가 왔습니다.
내가 해준 건 없지만 콜록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밖에서 저녁을 먹는 것 자체가 조금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다향인 아이답게 좋다고 쫒아다니면서 잘 놀았지요.
동생부부가 돌아가고 이제 한숨을 돌리나 했더니 작은아버님부부가 내려오셨습니다.
제주에 다녀가신 게 10여년 전이라는데 단체관광을 하신 관계로 제주의 지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운전도 서투르셔서 자동차도 빌리지 않으셨답니다.
장맛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그냥 택시를 대절하실 생각이랍니다.
하지만 그럴 거라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을 것이니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어제그제 이틀동안 모시고 다녔습니다.
몸이 피곤하니까 자꾸 커피생각이 납니다. 밥을 먹고나서도 그렇습니다.
한동안 T.O.P.라는 캔커피중에서도 블랙을 주로 선택해서 마셨는데 이제는
커피를 사먹을 수가 없습니다. '얼른 집에 가서 마셔야지.'생각하다가 참지 못해서
사 마셔도 후회만 됩니다. 이게 다 핸드드립을 배우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어제저녁에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커피를 한잔 마시려고 하는데 아뿔사,
복아놓은 커피가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주 수업시간에 나눠준 코스타리카의 타라주라는 생두만 반겨줍니다.
침을 꾸울꺽 삼키고 그냥 잠을 자고나서 날이 밝기가 무섭게 볶아서 마신 커피의
향과 맛. 아! 그만입니다.
서귀포시의 모 사찰에 계신 스님이 한편에 1000만원하는 보이차를 마신다.
아니다 2000만원짜리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허허롭게 웃은 적이 있습니다.
일반 대중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도 힘이 드는데 그네들의 연봉과 맞먹는
차를 마신다니 기가 막힐 밖에요.
그래도 그 차맛이 궁금했고, 언제 기회가 된다면 맛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사월초파일 전일에 그 사찰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신도들과 차를 마시는 스님을 발견했습니다.
그 자리에 슬쩍 끼어서 차를 마시는데 맛이 아주 좋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집에서 같은 종류의 차를 마시는데 너무 맹맹해서 웃고 말았습니다.
'아! 사람의 입맛이라는 게 이렇듯 간사하구나.'생각돼서 웃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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떵거리맘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그렇게 귀한 차를 마시는 모양입니다.
혹시 나눠먹을 게 있으면 제주에 오실 때...
분꽃
사람 혀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봉다리 커피도 맛날때가 있었는데 ~
이젠 쫌 ~ ㅎ
커피 막 내릴때 나는 구수한 커피향
오늘같이 비오는 날이면
여러잔째 들이키고 있슴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커피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초보의 입맛에는
수프리모와 하라가 가장 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