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님들 덕분에 건강검진 무사히 잘 받고 컴백홈했습니다.그런데 어지럽던 제 마음처럼 어이없는 해프닝이 사실은 발생했던 다소 슬픈 날이기도 했습니다.이유인즉,생각 외로 복잡다난한 검사를 수능이라도 치르듯 열심히 마스터하고 나오니,여성 락카에 있어야 할 제 바지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것도 그리 크지도 않은 락카룸에 개인 비번을 설정해놓고 제 셔츠며 가방,우산 그리고 오늘 입고 간 린넨 숏팬츠까지 얌전히 키핑해놓고 다녀왔더랬는데,아무래도 이런 불상사가 생긴 이유가 제가 검사복으로 갈아입을 때 굳이 바지만 그 좁은 공간에 흘렸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었지만 혹여 그런다 해도 세탁물이 많지도 않은 상황에 수거하시는 분이 다시 돌아와 그 옷가지들 사이에서 헤엄쳐도 도무지 발견이 되질 않았습니다.내시경을 두 가지를 신청하여 받은 직후인지라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전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도 힘든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분노하고 절규하고 항의하다 제 풀에 꺾여 쓰러질 뻔했지요.도저히 찾지 못한 제 바지의 행방은 어쩌할수 없이 포기하고 근처에 있는 남편 회사에 긴급연락해 급히 제 사이즈를 일러주며 바지 한 벌 사오라 명령 아닌 명령을 할수 밖에 없었답니다.
내막인 즉 대강 이러하지만 실제상황은 더 최악이었음을 차마 다시 님들에게 자랑 삼아 말씀드릴 힘조차 없긴 하네요.그래도 신은 너무하신 것 같아요.적어도 오늘 같은 난감한 상황을 제게 만들어 주신 건 너무 하신 처사 아닌가요...... 장난감 앙탈하는 아이 마냥 볼 멘 소리가 아직도 나오네요.
최근에 공공장소에서 저의 물품들이 종종 분실되어지곤 해서 제가 많이 히스테릭해질수 밖에 없었다면 믿으시겠는지요.
예정대로라면 어려운 시간 내어 나온 남편과,실은 그 건강검진도 남편 회사의 배려로 하게 된 검사이기에 별 다르게 나쁜 구석 없이 검진 잘 받고 나와,가벼운 식사 하려고 했었는데 그 얄미운 사건 때문에 졸지에 제 옷을 사가지고 온 남편도 다소 아니 쬐금 많이 언짢아져서 다시 일터로 귀환하고 말았답니다.
삶이 드라마라는 말 정말 맞나 봅니다.그런데 그 드라마는 늘 해피엔딩일 순 없나 봅니다.그래도 자꾸 눈을 뗄 수 없는 게 드라마이긴 하지만요.
감정소모를 일삼는 저를 보며 남편은 할 말을 잃고 전 또다시 바보처럼 터벅터벅 우아한 호텔의 후미진 구석에서 마취약이 아직 제 몸에서 채 가시지 않은 채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돌아왔습니다.
릴랙스하고 싶은데,분만 때 부러 하는 라마즈 호흡이라도 배워야 하는 건가 제 졸여진 가슴에 대고 물어보고 싶은 밤입니다.
사람 몸이 그토록 수많은 부분들로 이뤄진 종합선물인 줄 오늘 비로소 알게 된 느낌도 들었습니다.종합선물은 받을 때는 너무 설레서 가슴이 콩닥거리지만,또 그것들을 하나 하나 풀어 해체하는 순간 그 허무감을 어디에도 비견할 길 없는 게 마치 사람의 몸과 닮은 것 같습니다.
비와 태양이 함께 듀엣으로 콘서트를 열었던 오늘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좋은 꿈 꾸시고 또 만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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