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쯤이었죠.
일 때문에 교육받을 일이 있어 광화문을 갔었더랬습니다.
끝나고나니 저녁9시가 넘었더군요.서둘러 집에 가려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많이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긴가민가....했었는데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지 호탕하게 웃는 소리에 그만 숨이 턱~ 막히고 말았죠.
벌써 14년이 흘렀던가요..
살면서...언젠가 한번쯤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더 늙지 말자고...우연히라도 만났을 때 초라해보이지 말자고...
웃으며 악수라도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자고...마음 먹었었습니다.
그랬는데...갑자기 맞닥뜨린 지금 상황에 그 용기는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그가 나를 알아챌까봐 극도로 몸을 움추린 꼴이 되었습니다.
그냥 아는체를 할까...
아님....그냥 보내야할까...
다시는 못볼지 모르는데...
지금 만나기엔 시간도 늦어버렸구...
언제 한번 보자는 말을 할만큼....
우리사이의 무게가 그 정도는 될까...
제가 먼저 떠나왔거든요.
죽어버린다는 말에 뒤도 안돌아보고
너무너무 매섭게 돌아섰거든요.
그는 다 잊었겠지요...
그래서 저렇게 환한 웃음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거겠죠.
혹시 나만 이렇게 미안해하면서 오랜 세월을 살아오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요.
그는 통화를 멈추지 않은 상태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한번쯤 주위를 둘러봄직도 한데 그는 맨 뒷자석으로 가더니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제사 통화가 끝났는지 팔장을 낀 상태로 눈을 감고 있습니다.
제가 용기를 내어 그가 탄 버스앞에 서 있는데도 한 번 감긴 그의 눈은
열릴 줄 모릅니다.
하마터면 그 버스를 같이 탈 뻔 했습니다. 뒷자석으로 달려가 그를 흔들어
깨우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주책이죠...참...
신호가 바뀌어 그가 탄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버스 탈 생각도 않고 정류장에서 마냥 서 있던 제가 참 우습더군요.
이제와서 미안하단 소리가 다 뭐랍니까...
이제와서....
그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더군요.
14년의 시간은 아직 뭔가를 변화시키기에는 짧았나봅니다.
혹여...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또 그와 마주치는 일이 생긴다면...
그냥 환하게 웃어줄랍니다.
그 때 우리는...
그저 그 시간에 충실했을 뿐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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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마눌
음~~~~~~~~~~~~저도 그상황이였다면 그냥 돌아섯을거라 생각들어요
지금 나의모습~~옛날이랑 많이 다르고 ㅠㅠ
그냥 조금이나마 젊고 이뻣던 모습으로 남고싶어요..만약저라면~~
나중엔 웃어줄수있기를 저도 바랄게요
답글
정채숙
저도 만난적이 있는데 가슴이 떨리더라구요.
연락처를 친구에게 물었다는 데 가르쳐 주지말라고 했어요.
지금 만나서 뭘 하겠습니까? 풋풋한 첫사랑이라고 생각해야죠?
그래도 궁금하네요..
답글
당신은 좋은엄마
결혼하고 이쁜 딸도 낳고 3년이 지났지만 이 행복한 일상에서도 가슴저편에..남아있는 그남자.. 제가 넘 모질게돌아서버린 탓일까 .. 그사람 한번씩 생각이나네요.. 진짜 행복하게 이쁘고 착한여자만나 정말 잘살았음 좋겠어요..한번씩 생각하죠 훗날 어디서만나더라도 당당할수 있도록 열심히 살자라고..세월은 그냥가는게 아닌가 봅니다 많은 경험들이 성숙하게 만드는것 같아요..님 말처럼 그때 시간에 충실했을 뿐이란말 공감해요..우리 항상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요,,훗날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되더라도 환하게 웃을수 있을꺼여요
답글
핑크마미
그렇죠.......
그때보다 더 성숙해졌으니....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민재맘
저도 있었답니다. 우리 첫째딸 낳고 백일정도 지난 어느날 결혼식장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바라본 그곳에... 눈물 글썽이며 그렇게 보고 있더군요... (오래전일이네요...)
미워서.. 그리고 서로 싸워서가 아닌 오랜만남에서 오는 지루함....(5년을 만났으니까요)
그래서 누가 헤어지자고 하기전에 그냥 그렇게 멀어진 경우라 오랜 만남만큼 가슴속에 오래 자리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만나지게 되다니... 참!!
생각해보면 참 질긴인연이구나... 아님 그렇게 헤어진터라 가지고 있던 미련이란것을 깨끗이 털어버릴수 있는 좋은 기회를 하느님이 주신걸지도 모르겠다...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지금은 그사람도 좋은 사람만나 이쁘게 결혼생활하고 또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서로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며 지금의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면서 그렇게 더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죠...
노래 가사에도 나와있듯이 옛사랑이란게 가끔 생각날때가 있지만 그게 가슴아프고 힘든 사랑이였다고 해도 그시절에 그저 아름다운 내 사랑이였다 생각하고 가슴속에 깊게 추억으로 간직하고 지금 내가 사랑하고 있는 그 사람을 더 사랑하고 살면 그것이 정답인것 같습니다.
지금 그 사람을 그리워해봤자 나만 더 힘들고 괴로울뿐이랍니다. 그리고 지나간 옛사랑이라 더 안타깝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신랑도 예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옛사랑이였는지 모르잖아요....
그런 사람을 내 옆에 두고 있다는것도 행복한일이구요...
저도 지금 신랑을 더 많이 사랑한답니다.
답글
핑크마미
그렇겠죠?
남편도 누군가에게는...
이기적이게 그런 생각은 안해봤네요.
^^ 넹~ 잘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