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마주친 적 있으세요?

글쓴이 핑크마미

등록일 2010-06-08 10:36

조회수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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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쯤이었죠.

일 때문에 교육받을 일이 있어 광화문을 갔었더랬습니다.

끝나고나니 저녁9시가 넘었더군요.서둘러 집에 가려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많이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긴가민가....했었는데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지 호탕하게 웃는 소리에 그만 숨이 턱~ 막히고 말았죠.


벌써 14년이 흘렀던가요..

살면서...언젠가 한번쯤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더 늙지 말자고...우연히라도 만났을 때 초라해보이지 말자고...

웃으며 악수라도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자고...마음 먹었었습니다.


그랬는데...갑자기 맞닥뜨린 지금 상황에 그 용기는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그가 나를 알아챌까봐 극도로 몸을 움추린 꼴이 되었습니다.


그냥 아는체를 할까...

아님....그냥 보내야할까...

다시는 못볼지 모르는데...

지금 만나기엔 시간도 늦어버렸구...

언제 한번 보자는 말을 할만큼....

우리사이의 무게가 그 정도는 될까...


제가 먼저 떠나왔거든요.

죽어버린다는 말에 뒤도 안돌아보고

너무너무 매섭게 돌아섰거든요.


그는 다 잊었겠지요...

그래서 저렇게 환한 웃음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거겠죠.

혹시 나만 이렇게 미안해하면서 오랜 세월을 살아오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요.


그는 통화를 멈추지 않은 상태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한번쯤 주위를 둘러봄직도 한데 그는 맨 뒷자석으로 가더니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제사 통화가 끝났는지 팔장을 낀 상태로 눈을 감고 있습니다.


제가 용기를 내어 그가 탄 버스앞에 서 있는데도 한 번 감긴 그의 눈은

열릴 줄 모릅니다.

하마터면 그 버스를 같이 탈 뻔 했습니다. 뒷자석으로 달려가 그를 흔들어

깨우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주책이죠...참...


신호가 바뀌어 그가 탄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버스 탈 생각도 않고 정류장에서 마냥 서 있던 제가 참 우습더군요.

이제와서 미안하단 소리가 다 뭐랍니까...

이제와서....


그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더군요.

14년의 시간은 아직 뭔가를 변화시키기에는 짧았나봅니다.

혹여...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또 그와 마주치는 일이 생긴다면...

그냥 환하게 웃어줄랍니다.


그 때 우리는...

그저 그 시간에 충실했을 뿐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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