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만으로도 임신이 된다, 아니다를 놓고 언쟁 아닌 언쟁을 벌이던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다양한 꿈만큼이나 이상형 또한 제각각이었던 것 같다.
'여자는 뭐니뭐니 해도 얼굴 예쁜 게 최고'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현실적으로 '부잣집 외동딸'을 선호하는 친구도 있었고,
얼굴은 금방 질려버리니까 '몸매 좋은 게 최고'라며 짐짓 어른인체 하는 친구도 있었다.
"야, 넌 어때?" 갑자기 던져진 말에 얼굴만 벌겋게 물들이고 말았다.
친구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을 뿐더러 아가페적사랑만이 지고지순하다고 믿은 숙맥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우물쭈물하다가 내뱉은 말이 '지혜로운 여자'였고, 친구들은 배꼽이 빠질 것처럼 웃어댔다.
그때 왜 '지혜로운 여자'라는 말이 튀어나왔을까?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지만 그때의 기준은 바뀌지 않았고, '개성있는 사람'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그래 동년배들이 말하는 예쁜 연예인의 기준과 나의 그것은 전혀 달랐다.
친구들이 김태희를 말할 때 내 마음은 빡빡머리 가수였던 춘자에게 가 있었지.
하지만 '개성'과 '지혜'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옷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만큼 존중하고, 아끼며 내 가진 모든 것을 헌신하려고 노력해왔다.
여자의 과묵한 면을 지혜로, 남들과는 다른 관심사를 지혜의 잣대라 여겼건만 현실은 달랐지.
남자는 늘 설명을 하며 여자의 의견을 구했지만 여자가 속시원히 대답하는 적은 없었다.
답답해진 남자가 다시 물으면 여자는 '왜 자꾸 똑같은 말을 하냐?'면서 쏘아부쳤다.
'그냥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물어을 뿐인데 왜 화를 내지?'
같은 일이 반복되면 될수록 남자가슴의 생채기는 점점 커져갔다.
- 따르르르릉.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 그리고 아내의 목소리.
그 친절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조차도 남자는 질투를 느낀다.
'아! 전화 너머의 사람이 나였더라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왕성한 식욕을 가진 남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의 만남은 비극인지도 모른다.
남자는 늘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자 하지만 번번이 좌절당한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또 요건 요래서...'
'그럼 당신의 대안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거기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일관된 답변,
그러면서 막연하게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는 여자.
언제부터인가 남자의 눈에는 그렁그렁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남은 인생이나마 따로 가야 하는 것인지, 더 이상 꿈꾸기를 멈추고 쥐죽은 듯 살아야 하는 것인지?'
뒷방 늙은이로 살아가기엔 앞날이 너무 멀고, 따로 가기에는 아이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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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마미
이 글을 읽으니 왠지 '화성에서 온 남자,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여자와 남자는 근본적으로 다른게 참 많죠.
그걸 서로 저사람은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하기 보다 원래 다른 사람이라고 치부해 두는것이
나을 것 같긴 해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야기지만 말에요.^^;;
저역시 남편에게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했던 여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제가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했었어요.
저희 집 같은 경우는 결국 제가 옳다는 결론이 나왔지만요.
물론 다 같지는 않겠지요.^^
서로 조금씩 이해하며 살도록 해요.
우리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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