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친구들이랑 호프집에 둘러앉아서 왁자지껄하게
생맥주를 마시던 때가 그립습니다.
또 정희씨랑 말다툼이라도 한 날에는 실제로 호프집을 찾아
휘적휘적 걸어갑니다.
호프집이 가까워질수록 집에서 멀어질수록 감정은 가라앉고,
이성이 되살아납니다.
'호프를 서너 잔은 마실 테고, 안주 하나 주문하면 12,000에서
15,000원은 할 텐데... 그럼 얼마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발길을 되돌려 터덜터덜 돌아옵니다.
그래도 그냥 돌아오기는 섭섭하니까 구멍가게에 들러서
맥주 두병과 번데기통조림 하나를 사다가 집에서 홀로 마십니다.
막걸리를 살 때는 두부를 한모 사다가 데워서 김치를 안주삼거나
아니면 후딱 김치전을 해서 역시 홀로 마십니다.
이정희씨가 술을 좋아하지 않기에 살림을 하면서부터는
혼자 술마시는 습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게 술에 한정된 문제라면 좋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먹고싶은 게 아니라 가장 싼 걸 구입하고 있습니다.
배추랑 무우의 가격, 감자랑 고구마의 가격을 비교합니다.
저렴한 고구마를 선택했어도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의 가격을 봅니다.
제철을 맞아 넘쳐나는 봄나물도 그렇고, 과일을 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싶은 걸 구입하는 게 아니라 100g의 가격을 보고 제일 싼 걸
구입하게 됩니다.
다향이가 딸기나 수박, 곶감을 찾아도 들어주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렇게 생활한지 꽤 오래되었음에도 - 맞벌이생활을 포기하면서부터 -
올해는 장보기가 더 겁납니다.
'이러다가 반려동물들처럼 사료를 먹게 되고, 신선한 과일대신에
복합비타민제만 먹고 살아가야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상가상으로 6.2지방선거 뒤에는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올린다니
두렵기까지 합니다.
* 클럽 '밥상맨의 수다'에 오시면 그동안 쓴 글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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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그게 주부들의 공통된 고민 이지요~
님 께서도 밥상 차려야 하는 마음 다아 똑 같지요?
화날땐 누구나 더 똑 같구요~ㅋㅋㅋ
잘 지내시지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예 라일락님.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님도 건강하시지요?
미달이
정말 똑같은 제품을 두고 저렴한걸 고르게 되더라구요...ㅠㅠ
울 큰아이도 요즘 수박을 노래하는데...
들어주지 못하네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다이아몬드나 금궤 따위는 필요없고 관심도 없으니
의식주만큼은 원하는 걸, 언하는 때 자유롭게 구매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떵거리맘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혜인이가
엄마의 마음을 알까요?
샤랄라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사는 게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
이무송씨의 노랫말이 떠올라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