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소녀.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4-28 10:31

조회수 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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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애가 이상해졌어.

툭하면 화를 내고, 별일 아닌 일에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며칠 전에는 딸이랑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아빠, 아빠도 다른 아저씨들처럼 회사에 다니면 안돼?'하고

소리치는 거야. 그래 만원버스안에서 얼굴이 화끈거려서 견딜

수가 있나. 다음 정거장에서 무조건 내리고 말았지..."


"......"


"처음엔 아빠가 지들하고 잘 놀아준다고,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

준다고 좋아하더니만 언젠가부터 아빠가 창피하다는 거야.

왜 갑자기 그 난리인 줄 모르겠어. 그러니까 성근씨도 얼른 다향이

떼놓고 일자리 찾아. 그게 좋을 거야."


"......"


10여년 전 남자주부로 방송국에서 만난 선배의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찰나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춘기는 예민한 시기니까. 부녀간에 대화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선배는 형수가 아이들을 돌보다가 선배가 일의 열할을 바꿨지만

우리는 다향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별일 없겠지!


6년 뒤, 선배의 딸은 대학생이 되었고,

다향이가는 6년 전의 선배 딸과 같은 행동양식을 보이고 있습니다.

온종일 둘이 붙어있으면서 수시로 부딪칩니다.

'사춘기니까!'생각하면서도 '좋게 넘겨야지.'생각하다가도

작심하고 시비를 거는 것처럼 덤벼들 때면 울화통을 참기가 어렵습니다.


그래 온종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조심, 또 조심하며

가슴에 참을 인(忍)자를 새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 선배 : 미즈에서 '영차'란 아이디로 활동했던 차영회씨.

* '밥상맨의 수다' 란 클럽을 오픈했습니다.

  클럽에 오시면 그동안 썼던 글을 모두 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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