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피곤한데 쉽게 잠이오지 않습니다.
밤 11시에 누웠는데 자정이 되어도, 새벽 1시가 넘어도 잠들기가 어렵습니다.
급기야는 새벽 1시 33분까지 전자시계를 보다가 까무룩 잠이 듭니다.
'몇 시나 되었나?'
시계를 보니 4시, 조금 더 잠들었다가 눈을 뜨니 5시 20분입니다.
요리대회가 다가오니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애초엔 육수를 준비해가려고 했는데 그러면 1시간 30분 동안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 어제밤에는 궁리끝에 뼈와 고기를 압력솥에 삶아봤습니다.
솥에서 밤새 고은 육수보다는 못하지만 비슷한 맛이 나옵니다.
'아! 어떻게 하지? 그냥 애초 계획대로 육수를 가져갈까?
아니면 한정된 시간안에 탕(몸국)을 끓여내는 것이니 압력솥으로 갈까?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물품들이 내 요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니
몽땅 준비해 갈까? 그럼 압력솥까지 들고 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어제밤에도 그랬고, 오늘 새벽에도 그랬습니다.
내일은 '아침마당'과 별도로 KBS TV '생방송 오늘'팀이 촬영하러 온답니다.
주최측에서 홍보차 부탁한 것이니 거절하기도 곤란하고...
무언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무얼 보여주지?
유채순나물을 얘기하는데 그건 시금치나 취나물조리와 다를 게 없고.
(단지 된장으로 간을 한다는 것만 제외하곤)
효소를 얘기하지만 그건 하루이틀 동안에 숙성되어지는 게 아니니
그림이 나오지 않고.
제주의 전통음료 중의 하나로 모주의 기원이 됐다는 쉰다리를 만들려해도
역시 시간이 부족하고.
백년초와 한라봉으로 만든 효소를 보여주고 요리는 빙떡을 만들어 볼까?
빙떡을 좋아하기는 해도 한번도 만들어보지 않았습니다.
어제 오후에 운동(다향이는 수영, 난 헬스)을 하고 오다가 집앞의
밀면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꼬박 일주일 동안 몸국을 끓이고 먹었더니 속이 느글느글한 것같습니다.
그래 뭔가 담백하고 칼칼한 것에 대한 욕구를 느끼다가 밀면을 먹기로 합니다.
맛있는 냉면집이 잇으면 좋으련만 제주에서 냉면집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밀면을 먹고 나오면서 주인아주머니에게 묻습니다.
"빙떡에 들어가는 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팔팔 끓는 물에 소금간을 하고 채썬 무를 데쳐낸 다음 쪽파와 참깨,
참기름으로 버무리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묻습니다.
"전기후라이팬있어요? 그걸로 약하게 해놓고 부쳐애 잘 되는데."
어떡하지? 빙떡 한번 만들어먹자고 전기후라이팬을 살 수도 없고.
아직 출연료도 물어보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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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
오늘 촬영중에 빙떡을 처음 만들었는데
아주 괜찮았습니다.
제 생각대로 어려운 음식이 아닌데 이곳 제주사람들은
왜? 어렵고, 대단한 음식으로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논산에서도 고구마를 감자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답글
낙랑공주
얼마나 고민을 하고 계시는 글에서 다 보이네요^^
그럼 먼저 답사를 가보시면 좋을것도 같은데
제주도에서 그곳까지 거리가 너무 멀고,,,,,,
제가 다 걱정이 됩니다.
우째야 쓸까나~~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그냥 제 감을 믿고 빙떡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제주) 사람들이 뭘 만들어먹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빙떡이란 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려운 음식이 아니거든요.
제주에서는 고구마를 감자라 하고, 감자를 지실이라 하는데
제가 제주에 처음 와서 감자전을 돌리니 감짝 놀랍니다.
'이런 거 처음 먹어본다'면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걸
'어떻게 만들어 먹냐?'고도 했고요.
낙랑공주
저희 시댁이 논산인데
시어머님께서도 꼭 고구마를 감자라고 하시네요^^
빙떡을 만들기로 하셨군요^^
빙떡~~~~!!!
좋은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떨지말고 하세요~~
이영미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예 이영미님.
떨리진 않는데 모레아침 일찍 서울에 올라가야 하는지라
체력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토요일에 일을 잘 치루려면 컨디션조절이 필수인데...
천진난만
그것참; 고민이군요 ㅠㅠ
빙떡이라니 정말 생소하지만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ㅎ
티비가 그냥 찍어서 나오는게 아니었다는걸 다시한번 느껴요 ^^: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그럼요 천진난만님.
이번에 촬영하는 것은 겨우 8분짜리인데
아침 7시부터 저녁식사까지 촬영합니다.
오죽하면 제가 '인간극장'을 세 번씩이나
고사했겠습니가?
과천에 살 때, 분당 살 때, 이곳 제주에서도 제의가 들어왔었는데
5일 방송분을 위해서 한달 내내 촬영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또미
얼마나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글에서 느껴집니다..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네요. ^^;;
빙떡은 과연 무엇인가? 떡은 아닌거 같고..완전 궁금해집니다. 무와 쪽파가 들어간다니..
찌짐인가..싶기도 하고..ㅎ
전기 프라이팬이 별로 비싸진 않은데요(중소기업제품도 좋은 것 많아요) 인터넷으로 사면..시간안에 도착할지..그게 문제겠군요. 쉰다리는 또 뭔지..제주도 음식은 너무 생소한 것이 많다는..ㅎㅎ
뭐,,제 수준에서야 전국음식이 다 신기한 것들이지만요..ㅎ
방송 나오면 꼭 챙겨볼게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빙떡의 생김새는 강원도의 수수부꾸미랑 비슷합니다.
하지만 강원도의 것과는 달리 메밀가루를 사용하고,
단팥소나 얼큰한 김치대신 채썬 무를 뜨거운 물에 데쳐내고,
그것에 쪽파를 쏭쏭 썰어넣고, 복음깨를 넣습니다.
그 소를 소금 간해서 얇게 부친 메밀로 말아먹는 음식입니다.
처음 먹으면 밍밍한 게 우웩인데 먹다보니 이제는 맛있습니다.
쉰다리는 옛날 제주할머니들이 보리밥 한 덩이 먹고 남겨둔 게
맛이 가려하면 아예 누룩을 부숴넣어 발효시킨 음료입니다.
식혜랑 요구르트의 중간단계로 보시면 되고요,
지금도 적지않은 해녀할머니들이 물질 뒤에 마시곤 합니다.
자연
밥상차리는 남자님 화이팅~~~~~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고맙습니다. 자연님.
님의 하루도 기쁨으로 가득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