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방황 - 제주를 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을 끝내고,
이젠 뿌리를 내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고민했던 정계입문의 꿈도 접기로 합니다.
처음으로 제주를 다녀갔던 2000년 1월 이후로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앉으나 서나 잠자리에서도 눈앞에 산굼부리가 자꾸 떠오릅니다.
처음으로 당구를 배울 때 천장에서 당구공이 굴러다니는 것과
똑같았습니다.
그래 소박한 마음 - 셋이서 느긋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며 - 으로
먼 제주로 이사를 왔건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상처받고 좌절하며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가족회의도 수없이 하며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마음을 고쳐먹을까 합니다.
설문대할망이 나를 이곳 제주까지 불렀으면 나를 위해 예비해둔 것
또한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요즘 땅을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연세 살면서 부초처럼 떠돌게 아니라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갈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집은 어떻게 짓고, 전통 찻집은 어떻게 지을까?
다향이랑 약속한 어린이들만의 공간인 ‘뒤죽박죽별장’은 또 어떻게?
찻집이름은 ‘茶香山房?’ 아니면 과천에 살 때 사용하던 ‘茶樂房?’
그 공간에서 어떤 일들을 추진해볼까?
일단은 손님들이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과정들이 필요할까?
어른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이러저러한 세미나와 놀이를 준비해야지.
부부갈등이나 자녀갈등과 같은 가족문제 상담방도 만들면 어떨까?
아이들을 위해서는?
매주 한 차례씩 어른들로부터 자유로운 해방구를 만들어주자.
하루쯤 양치 안하고, 세수 안한다고 큰일 나는 거 아니니까.
책 대신 나무칼을 쥐어 주고 밤새도록 놀게 하자.
한밤중에 산적 놀이도 하고, 동굴에 들어가서 라면 끓여먹고,
잠도 자는…….
근래에 이런 곳을 실현할만한 땅을 하나 찾아냈습니다.
땅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팔지 안팔지도 모릅니다.
그냥 땅만 보고도 흐뭇해져서 이런저런 즐거운 상상을 합니다.
그 땅과 인연이 돼서 제주에 뿌리내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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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미
동굴에 들어가서 라면도 끓여먹고 잠도 자는..
..이런 여행코스 생기면 저도 신청하겠습니다..ㅎㅎ
올레길도 못 가봤는데..자꾸만 하고 싶은 일만 늘어나네요.
어디든, 행복할 수 있다면...
그 곳이 또 고향이 되는 일이 영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닌거 같아요.
저도..점점 사는 곳에 정이 들어가거든요. 첨엔 돌아가고만 싶더니..^^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드디어 회원 한명이 확보되었습니다.
다향이한테 같은 얘기를 했더니 이렇게 얘기합니다.
"아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애한테 너무 많은 걸 보여주었나요?
천진난만
글만 읽었을 뿐인데 절로 상상이 가며 저도 모르게
흐믓하게 미소 짓게 되네요
나중에 가족끼리 제주도에 놀러가서 저와 남편은 찾집에 가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해방구에서
뛰어노는 그런 날이 멋지게 완성되는 날을 위해 기도할게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고맙습니다 천진난만님.
님도 제 과가 아닐까 생각하며 만날 날을 고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