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후, 집 근처의 마트로 장을 보러 갔습니다.
커피, 물티슈, 계란, 고구마를 사기로 합니다.
사흘 내내 몸국만 먹으니 뭔가 가볍고, 기름기없는 걸 먹고싶어서
아침대용으로 고구마를 구워먹기로 했습니다.
집게로 고구마를 집어올리던 다향이가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아뿔사! 고구마가 천안함처럼 두 동강 나고 말았습니다.
다향이가 얼른 주워들더니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더니 동강난 고구마를 자꾸 맞춰봅니다.
엎지러진 물을 다시 주워담을 수 없듯이 고구마도 똑같습니다.
잘라진 고구마를 진열대구석으로 슬며시 밀어놓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묻습니다.
"다향아, 그거 어떻게 할까?"
"몰라."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말합니다.
"그냥 사갖고 가서 날로 까먹자."
"알았어 아빠."
멀쩡한 건 비닐봉지에 담고, 동강난 건 손에 들고 갑니다.
고구마의 잘린 단면에 흙이 묻을까봐 그러는 것 같습니다.
중량을 달아 가격표를 붙이는 아주머니한테 말합니다.
"이거 고구마를 깨뜨렸는데 어쩌지요? 두고가면 안 되겠지요?"
아주머니가 멀쩡한 고구마만 무게를 재서 가격표를 붙입니다.
그리고 동강난 고구마를 비닐봉지 안에 넣어주며 말합니다.
"고마워서 그냥 드리는 거에요.
어떤 사람들은 깨뜨린 걸 그냥 던져두고 가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주니까 고맙고 저도 기분이 좋네요."
"......."
인사를 하고 마트를 나서면서 다향이한테 말합니다.
"봐, 다향아. 만약 동강난 고구마를 그냥 두고 나왔으면 네 기분이
어땠겠어?"
"좋지 않았겠지."
"그래, 네 기분도 엉망이었을 거고, 일하시는 분들도 그랬을 거야.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니까 서로 기분이 좋잖아?"
"맞아, 아빠. 잘했어."
이 지면을 빌어서 마트아주머니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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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공주
언제봐도 다정다감하신 아버님이시네요^^
참 아름다운 부녀십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미수니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셨네요.
부모가 반듯해야 아이도 똑같이 자라주는것 같아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그럼요, 미수니님.
그래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밥상차리는 남자
대부분의 제주사람들이 무뚝뚝합니다.
그래 큰 기대하지 않고 던졌던 말인데
뜻밖의 말이 돌아왔고, 무척 고마웠습니다.
답글
자연
다향이에 직접 볼수 있어 좋은 경험네요
답글
혜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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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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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맘마
말로 백번 하는것보다 직접 느끼게 해주는게 최고지요.
아이의 가슴에 좋은 기억이 잘 담겨져 정직하게 잘 자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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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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