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형수가 있었습니다.
곧 목에 밧줄이 걸릴 한 사형수한테 재판관이 말을 합니다.
어미에게 할 말이 있으면 유언을 남기라고 합니다.
그러자 사형수가 어미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어미가 다가섰음에도 사형수는 더 가까이 오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어미의 귀를 물어뜯고 절규합니다.
내가 처음 도둑질을 했을 때 왜 나를 나무라지 않았는지
그리고 점점 더 큰 걸 훔쳐올수록 좋아했는지 묻습니다.
처음 물건을 훔쳤을 때 당신이 나를 야단쳤더라면
내가 이 자리에 서있지 않았을 텐데... 라며 후회합니다.
물론 핑계일수도 있겠지만 가볍게 흘릴 애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웃에 세 아이가 있는데 가장 큰 아이는 열다섯 먹은 여자아이입니다.
그 아이를 처음 본 건 칠팔년 전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일고여덟살 때의 일입니다.
모처에서 엄마랑 만나기로 한 모양인데 엄마가 조금 늦었습니다.
그랬다고 엄마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사정없이 걷어찹니다.
그 모습을 보고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무언가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지요.
세월이 흘러서 아이가 초등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었습니다만
별로 변하는 게 없습니다.
여전히 엄마하테 까칠하게 대하고, 어른을 봐도 인사할 줄도 모릅니다.
알은 체를 하기는 하는데 제 기분이 내키거나 아쉬운 게 있을 때만
인사를 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말을 하면 생각해보기도 전에 '아니.'라는 말부터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야.'라고 부르면서
'왜 생각해보기도 전에 부정부터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아이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열네살 먹은 남자아이입니다.
수년 간에 걸쳐서 제주에 놀러왔을 때 몇번이나 본 아이입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니?"하고 먼저 인사해도 어물어물 피하고 맙니다.
그 아이가 머무는 집에 방문을 해도 벌렁 드러누운 채 본체만체 합니다.
열 네살이나 먹은 아이가 잠투정하는 아기처럼 늘 칭얼댑니다..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한테 모두 해달라면서 매달립니다.
심지어는 귤껍질까지도 까달라고 징징거립니다.
며칠 전에도 어른 셋이 아이 다섯을 데리고 식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말고기전문점엘 갔는데 열넷 먹은 남자아이가 양념구이를 먹겠다고 합니다.
뭐 엄마랑 둘이 있을 때라면야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만 사람이 많습니다.
그전의 승마비는 내가 계산한 관계로 제 엄마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엄마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떼를 쓰다가 제 엄마의 친구에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어른들도 곰탕보다는 구이를 더 좋아한다는 걸 모르는 건지
초등학생들앞에서 칭얼댑니다.
거기서 끝났으면 '철딱서니 없는 것'이라 치부하고 말았을 텐데
그 아이의 칭얼거림은 계속 됐습니다.
배고프다던 아이가 밥을 깨작거리니까 왜 그러는지 엄마가 물어봅니다.
말곰탕이 맛이 없다로 시작해서 왜 무를 넣은 거냐고 칭얼거립니다.
파는 또 왜 넣었냐고도 칭얼거립니다.
무 하고 파때문에 밥을 먹을 수가 없다면서 엄마한테 징징댑니다.
그 아이의 엄마가 파와 무를 건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심란해집니다.
밥 먹는 내내 칭얼거렸던 아이가 제집처럼 식당에 벌렁 드러눕습니다.
'저렇게 버릇없이 아이를 양육하는 게 사랑인가?'의문이 듭니다.
말고기전문점을 나와서 지인의 집으로 차를 마시러 갔습니다.
지인이 반갑다면서 아이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아이가 주뼛주뼛하며 아주 성의없이 한쪽 손만 내밉니다.
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동생들은 어울려 뛰노는데 한쪽에서 심심하다고 계속 투덜거립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하는데 칭얼대며 자동차 안에서 빨리가자고 재촉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남자아이의 별명은 '살살이'입니다.
기저귀를 찰 때부터 보아온 아이인데도 늘 눈치를 살살봅니다.
(그래 내가 아이들한테 못된 어른인가 싶기도 합니다.)
눈치빠른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겠지만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물이나 과자, 과일이 먹고싶으면 "아저씨 OO 먹고싶어요."라거나
"아저씨 OO있어요?"라고 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말하는 법이 없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아! OO먹고 싶다."내지는 "아! OO먹고 싶은데..."
그 아이의 아빠는 그런 모습이 엄청 사랑스럽다지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위 세 아이한테 저는 불편한 어른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향이가 아기때부터 끊임없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 어른들을 보면 인사 잘 해라.
- 세상은 너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 이웃을 잘 배려해라.
- 꽃 한송이, 개미 한마리도 소중한 생명이니까 함부로 해하지 마라.
- 게임(승부)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니까 졌다고 투덜대지 말고
게임자체를 즐겨라.
- 뭐든 음식이 주어지면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라.
(세상엔 먹을 게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도 많다)
- 비겁하게 이기는 것보다는 정정당당하게 져라.(지는 게 낫다)






> 


최신
이전




















밥상차리는 남자
큐레이터로 일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래 예술의 전당같은 곳에서 기획전시도 하고,
청와대에 들락날락하기도 하는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자기보다 실력이 월등한 친구가 있었는데
가정형편 상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다 자신이 더 낫다고 했지만 자신이 그 친구보다 못했음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았다고.
세상이치가 그러하니 꼼수로 이겨봐야 무엇하겠습니까?
답글
또미
정말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글을 읽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우리 아이는 어떻게 비칠지..걱정이 됩니다.
좋은 부모 되기도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비겁하게 이기는 것보다는 정정당당하게 져라..이 말은 못 해본 것 같아요.
음...이렇게 말할 수 있으려면, 저부터 생각이 달라져야 할텐데요.
어려운 일인거 같아요. 솔직하게...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