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민이의 첫 유치원 입학날 3월 3일!
이날의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오랫동안, 나름대로 치밀하게 움직였다.
작년 여름에 동네 유치원 탐방을 시작해 일찌감치 결정을 해두고
매주 한번씩 유치원 들르기, 유치원 청소기 만지기, 유치원 뜰에서 놀기,
선생님들과 인사하기, 다큐 방송 찍는다고 유치원 휘젓고 다니기(방송에선 편집됨^^),
오리엔테이션 후 해민 담임 선생님께 기나긴 메일 써보내기...
입학날엔 일찍 옷 차려입고 가방 메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부터 사진 찍으며
분위기 잡고 기쁘게 기쁘게~~
버스에 오르며 살짝 어두워진 얼굴, 버스 안에 오도마니 앉아 내다보는 모습...
이날은 건강모임 많은 분들의 격려 덕분인지 얼떨결에 다녀온 해민이가
다음날부터 기나긴 여행을 예고하고 있었다.
3월 4일, 버스가 오자 못 타겠다고 울기 시작하여 버스를 보내고
내가 운전하여 데려가는 실수를 범했다.
나는 아직 해민이를 '마음이 아파 놀이치료 받는 아이'로 정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실에 들여보내고 문밖에 앉아 동태를 살피니
들락날락하며 엄마와 함께 있겠다고 산만하게 움직였다.
원장선생님, 주임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
해민이가 담임선생님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맘을 굳혔다.
해민이는 더이상 '아픈 아이'가 아니구나!
그래서 드디어 오늘,
어젯밤부터 유치원 안 다닐래요,,하고 울던 아이가
오늘 아침 갈 시간이 되면서 울음이 점점 커졌다.
안 나오겠다고 울어대서 그럼 엄마가 대신 유치원 갈게,하고
가방과 옷을 들고 먼저 나섰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너무나 간곡하게 자신의 작은 가슴을 꾹꾹 누르며
'엄마! 유치원 안 갈래요. 내 마음이 안 다니고 싶어요'
'마음'이란 그 단어에 간절함을 최대한 담아 말하는 아이 모습이
어찌나 구슬픈지!
유치원 버스 앞에서 선생님한테 덜렁 안겨 억지로 타고 떠났다.
책에는 나와 있다.
준비되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엄마가 따라가서 얼마간 같이 있거나
그래도 안 되면 굳이 유치원 보내지 않는 것을 고려하라...
게다가 해민이는 오랜동안 분리불안으로 힘들었던 상처가 있는데
이러다 덧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한 장면을 보고 해민이의 힘을 확인하였다.
유치원 교실 내 화장실로 들어가 소변을 보고
물 내리는 소리와 한참후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며 나를 보고 싱긋 웃던 모습,
속옷과 두꺼운 청바지를 완벽하게 추스려 입고 나온 그 모습 말이다.
어쨌거나 이 여행이 갈 길 멀다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해민이는 나의 빈틈을 찾아 협상 하려 할 것이다.
아침이면 거듭 눈물바람을 하겠지..
내 맘이 아픈 건 이런 힘들어 하는 모습 자체보다도
이젠 해민이가 한 단계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생각,
대견스럽고 애틋한 마음...
그 마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니
아이를 내 품속에 오래오래 품고 있고픈 욕심이 도사리고 있어
화들짝 놀랐다.
모든 변화는 상실이다...이 말을 다시 새기며
이 봄의 달콤한 상실을 씩씩하게 통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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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맘
에효.. 엄마와 항상 함께 늘 지내다가 갑자기 떨어져 몇시간이지만 못 볼수 없다는 것만으로
아이들에게는 큰 불안이죠..!!
저희는 다행히 1~2일 정도 눈물 흘린거 빼고는 나름 열심히 적응해 주워서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우는 아이 억지로 떼어 보내는 부모마음도 엄마랑 항께 하고 싶은데 떨어져야 한다는 아이의 마음도
정말 이해가 가네요..
저도 한수 배워가네요
아이들이 적응하기 어려워 할때는 같이 따라가서 같이 있어 주다가 와주면 적응 되겠죠?
그럼 아이도 덜 불안할테고..!!
셋째 낳아 만약 어린이집 적응 못한다면 꼭 그렇게 해 봐야 겠네요...!!
힘내세요. 지금은 힘들지만, 금방 적응할거에요
답글
자연
처음에는 적응 못하고 많이 힘들셨는다봐요.
엄마 입장에서는 많이 고민 하시는것 같아요.
그래도 많이 유치원에 적응하고 잘 하고 있는것 같아요.
수고 많아셨네요.
답글
맘마미아
아..처음에는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차차 아이가 잘 할꺼에요.
저도 처음에 마음이 아팠는데 아이가 울고 불고 해서 다른데로 옴기고
남들보다 일찍 한시간 더 일찍 데리고 오고 맛난거 사주고 칭찬도 주고 그러다가
내가 마음 독하게 먹어야지..하면서 보냈어요..그후로 잘 다니게 되었지요..
여튼..유치원은 제 나이에 가도 되지만... 너무 일찍 보내는것도 참 곤란할때가 많아요
님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홧팅~!
답글
낙랑공주
언니 오랫만입니다.
아~~해민이가 어느새 유치원에 입학을 했네요.
한주일 정도 그렇게 힘든 시간이 지나고나면
이제 스스로 유치원을 가는 착한 해민이가 될거예요.
엄마와 함께 항상 집에서 있다가
유치원에 가서 자기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며 즐기면서 하는
생활들이 어느순간 더 재미있고 신난다는걸 알게 될거예요.
해민이가 그렇게 되기까지 언니의 힘든 시간들도 있겠지만
조금만 더 해민이에게 넉넉하게 시간을 줘보세요.
잘 해낼거예요.
답글
쏙이♡
디토님..... 예쁜 공주님을 유치원에 등교 시키는게 힘든마음이 느껴져요...
아이는 지금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서 친해지는
계기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친구들이 먼저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허물이 없다는걸 보여주면 공주님이 친구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치게 되어요...
더 지켜보시고 공주님께서 잘 적응할 수 있게 디토님께서도
열심히 노력하시면 공주님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음.. 아이에 대한 믿음도 보이게 되고 ㅋㅋ 해민이도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어서 자기가 스스로 잘 할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답글
디토
쏙이님 격려 감사드려요^^ 울 해민 이름이 공주 같죠~
실은 남자 아이랍니다 호호
이름은 얌전한데 행동은 쫌 그래요..다들 격려해 주시니 용기가 나네요!
쏙이♡
네;; 이름만 듣고 공주라고 판단을... 큭.. 죄송합니당 ^^;;
마음씨가 착하고 여리고 아름다운 동심을 가진
왕자님~ 해민이가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