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를 찾아서

글쓴이 소엽

등록일 2010-02-28 16:16

조회수 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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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50대의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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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삶의 향기를 찾아서

2010년 2월 25일

**둘째 아들의 생일


작은애가 태어난 지 스무 해째 되는 날이어서 아침에 부랴부랴 미역국 끓이고,

새 밥 지어서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었다. 참~ 미역국은 전날 밤에 미리 끓여 두었군.
아침에 아들에게 말했다.

“내가 너 낳느라 힘들었는데, 네가 내게 선물 해 줘야 하지 않냐?”

안 한다나~ (하긴, 허락 받고 낳은 것도 아니지)

***삶의 향기 방에서 여러 형님들과 즐겁게, 만나세 먹고가다! (소엽)삶의 향기를 나누는 ‘향기방’


저녁에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고 해서, 아침 먹고는 바로 케익에 촛불을 켜 두고 축하 노래까지 불러 주느라 집에서 늦게 나간 바람에 한 시간 가까이 늦었다. 광역버스를 타고 을지로에 내려서 지하철 2호선을 갈아타고 신촌까지 가면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꽤 먼 거리다. 그래도 가길 얼마나 잘 했는지!
인터넷 사이트에 ‘삶의 향기’라는 모임터가 있다. 거기에 들어서면 이런 구절이 나오고 화면에는 모임 때마다 찍었던 사진들이 수없이 펼쳐진다.

오십대 이상의 여인들이 모여서 삶의 향기를 나누고자 하는 모임터.
그곳이 바로 삶의 향기...
줄여서 “향기방”.


50대 이상의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아무래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나의 성향과 잘 맞아서 어느 날부터인가 하루에도 두세 번 들르는 곳이 되었다.

누가 글을 올리면 그 글에 댓글이 줄줄 이어지며, 또한 자신의 이야기들도 풀어놓으면서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풀리게 된다.

따뜻한 댓글들은 마음을 포근하게 데워 주기도 하지 않는가!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들


향기방의 제일 큰언니는 나보다 딱 스무 살 더 많은 T님이시다. 그분은 새벽마다 운동하러

나가시고, 수영도 하며 금요일이면 노래교실에 가는 등, 모임의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사신다. 뿐만 아니라 친동생들도 둘이나 향기방에 불러들이셨다. 나날이 세련되고 멋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현재 향기방의 대표로 계신 분은 2년의 임기를 채우고도 대다수 회원의 지지를 받아서

연임하고 있다. 농담도 잘 하고, 회원 하나하나 세세하게 마음을 써 주실 정도로 참 좋은

분이신데, 그만큼 엄하기도 하셔서 어느 선에서 안 된다 싶으면 딱 잘라버리는 카리스마도

있다.

세월이 갈수록 더 마음을 사로잡는 이런 분들이 향기방에는 참 많다.

나보다 두 살 많은 K언니는 어찌나 재미있는지, 하루 종일 아니 2박3일 들어도 이야기가

또 나올 것 같은 분이다. 물론 게시판에 오르는 글들도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든다.

그리하여 어느 새 회원 모두는 어디에서 살아가건 상관없이 한마음이 되고, 오프라인에서도

만남이 잦아지는 것이다.

정모, 번개, 자녀의 결혼식 등 만남은 또 다른 만남을 준비했다.

***언제나 변함없는 푸근한 자리


이 날은 2월에 생신 맞이하신 분들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총 회원이 29명인데, 모인 사람은 18명이나 되었다! 그만큼 다들 여유가 있고 시간을

비워둔다는 것이겠다.
나는 일을 가졌을 때에는 오프라인에는 잘 못 갔다. 그리고 아무래도 모임의 막내여

서인지 형님들이 불편해 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어서 오프모임에 잘 안 나가던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같은 사이트 내에 있는 풍경방(불자들의 모임터)에서 알게 되어

10년 가까이 된 분들도 있고, 내가 향기방에 들어간 것이 50세가 되던 해였으니, 안 지

3년 이상은 된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한 번씩 나가도 낯설지 않고 아주 푸근하다.

게시판에서 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서로서로 들려주는 곳이니 이제는 다들 친동기간

같다. 호칭도 “ㅇㅇ님”이라고 부르는 여느 동호회에서와는 달리 “ㅇㅇ형님~, ㅇㅇ언니~” 라는

말을 쓴다. 나는 맏이로 커서인지 처음에는 그리도 "형님"이라는 말이 안 나와서 어색하기만

했다. 물론 이제는 진심으로 형님이라고 부른다.

아구찜, 케잌과 떡, 막걸리에 해물파전. 웃음소리, 끝없이 이어질 듯한 맛난 이야기들!
대화는 끝없이 이어지고 그에 비례하여 웃음꽃은 더더욱 활짝 피어났다.

그 시간을 오래오래 붙잡고 싶었다.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

오늘은 그런 느낌이 드는 가슴 따뜻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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