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냉장고

글쓴이 이쁜이 맘

등록일 2009-08-18 13:28

조회수 2,483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 때문에 친정엄마와 합치게 됐습니다.

사위가 어려울텐데 딸을 위해 첫애부터 둘째까지 보고 계십니다.

집을 합치며 엄마의 살림을 가져왔고

냉장고 3대(김치냉장고와 일반냉장고 2대), 세탁기도 2대, TV도 2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다 켜고 살다가 최근에 전기세가 대폭 오르고 해서 전기세가 많이나와 냉장고를 우선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김치냉장고와 일반 냉장고 1대만 써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엄마에게 엄마 냉장고를 버리자고 했더니  냉장고 전기세 얼마 안나온다고 그냥 써야 한다고 발끈하셨습니다.


사실 몇 식구 안사는데 3대 씩이나 쓰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설득을 해도 별 효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뒀습니다. 그러다가  에어컨을 사오며 엄마의 냉장고를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사 온지 2년돼서 매년 더워도 '내년에 사지 뭐'하며 그냥 참아오다 올해는 식구들 모두 지치는 것 같아

세우는 에어컨과 벽걸이 세트로 사게 되었습니다.

세우는 것을 거실에 놓자니 자리가 좁아서 놓을 곳이 없더군요.

그러다 어머니가 냉장고 2대 중 1대를 정리하자고 하셨습니다.

엄마 냉장고를 버리는 것을 서운해 하셔서 결혼할 때 산 제 냉장고를 버리겠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산지 몇년 안됐으니 니건 그냥 쓰자"하시며 엄마가 당시 어떻게 냉장고를 샀는지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12년 전 엄마는 냉장고가 비좁고 고장이 잦아서 새 냉장고를 사려고 돈을  조금씩 모아 당시 가장 좋은 것을 사셨다고 합니다. 장기간 계획하고 구매하셔서 그런지 더 기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냉장고는 지금까지 고장 한 번 안나고 잘 써왔던 것이라 정이 많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실컷 썼으니 그냥 버려도 아쉽지 않아요"하고  생각없이 말했습니다.


드디어 에어컨을 다 설치하고 엄마의 냉장고를 아파트 재활용 구역으로 내다놓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냉장고에다가 '냉장고 정상적으로 잘 가동됩니다^^ 사정상 내놓게 됐는데 필요하신분 쓰세요'라고 써 놓고 왔습니다. 아무도 안가져가면 구청에 신고하고 딱지붙이려구요.

엄마는 냉장고에 붙인 메모를 한 참 보시다가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저녁에 슈퍼가다가 얼핏보니 냉장고가 없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이 가져간 것 같았습니다.


뒤돌아오며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새주인 만나서 잘 있었으면 하는 마음.... 서운한 마음...

이렇게 생명이 없는 것도 정이들면 헤어질 때 짠한데 사람과 이별하는 것은 어떠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글수 글수(36,598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1269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8 섹시한쏙..2009-08-181267
21268   엄마의 냉장고 3 이쁜이 ..2009-08-182484
21267   페퍼민트 1 애슐리2009-08-181814
21266   세상이 어찌 돌아가려는지...ㅡㅡ;; 2 이명숙2009-08-181360
21265   마타리 2 현이2009-08-181827
21264   일 삐노끼오.....초대석주세여^^ 행복한날..2009-08-182170
21263   아는 사람 블로그에 갔다가.. 1 초코아몬..2009-08-172406
21262   행복한 섬마을 가족이야기 안소정2009-08-171895
21261   성공률100%의 다이어트 노하우~! 결혼매니..2009-08-172064
21260   월요일~~ 1 박정인2009-08-171688
21259   둘째 가진 후 입덧 심해진 우리 언니를 위한 깜짝 선물 1 별이맘2009-08-171887
21258   B형남편~ 7 이경화2009-08-173048
21257   무서운 책-링 8 또미2009-08-172224
21256   마이 시스터스 키퍼 1 경태훈2009-08-172183
21255   바로 어제....증말 챙피해서..... ㅠㅠ 9 누봉이2009-08-172249
21254   이제 카센터를 못믿겠어요 2 롤리맘2009-08-171876
21253   시골 인심 1 배해순2009-08-171725
21252   고추도 익어 가고.... 1 ㅁ궁화2009-08-171452
21251   수련 4 현이2009-08-171767
21250   오널 공연을 보는데....범죄라는건...... 2 yelly992009-08-171819
21249   가족 신문 만들기 toto2009-08-174436
21248   또 윗배가 단단하고 더부룩하네요 1 toto2009-08-172434
21247   무서운 폭염.... 1 이현숙2009-08-161620
21246   둥근잎 유홍초 현이2009-08-161232
21245   다향아, 고마워! 4 밥상차리..2009-08-161520
21244   너무 더운 요즘 날씨.. 티거2009-08-161128
21243   말복이 지나고- 최득용2009-08-151508
21242   夜行... 歸家.... 그.........리고..... 2 누봉이2009-08-151145
21241   청계천 2 ㅁ궁화2009-08-151251
21240   차길에서 만나는 기쁨이라 할까요 2 teresung..2009-08-151748
21239   뒹굴뒹굴~ 2 소엽2009-08-151145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