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이 사는 섬마을은 인천에서 뱃길로 2시간 남짓 걸리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바다로 둘러싸여 답답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천혜의 자연 속에서 소박한 삶을 꾸려 나가고 있답니다. 절대 넉넉하지 않아도, 지리적 여건으로 문화 혜택이 부족해도 꿋꿋하게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뭍 사람들은 바다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막연히 동경하기도 하지만 바다를 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바다란 삶의 터전이요, 힘든 일상이 될 수 있겠네요. ㅠㅠ 우리 아이들에겐 항상 엄마, 아빠가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할 정도로 또래 친구들이 적지만,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 섬아이들이랍니다. 부모로서 사랑스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애틋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드넓게 펼쳐진 바다만큼이나 늘푸른 꿈을 간직하며 지금처럼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답니다.
며칠 전 우리 막내아이 생일을 맞아 생일상을 준비해 봤어요. 육지에 있다면 근사한 패밀리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정말 멋진 생일선물도 줄 수 있겠지만... 외진 섬마을에 살다보니 초코파이 쌓아올린 케익에 김밥과 떡볶이 정도 밖엔 준비하지 못했답니다. 조촐하지만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 아들이 하는 말
"엄마! 맛있는 음식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순간 가슴이 찡하면서 눈물이 핑 돌더군요. 옆에 있던 남편도 마찬가지구요. 환경만 허락한다면 더 멋있고 근사한 기억에 남을만한 생일 상을 차려줄 수 있는데... 부모라면 자녀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하지만 마음 한 구석 못해 주는 미안함보다 흐뭇하고 행복한 마음에 넘 기뻤답니다. 언제 우리 아이가 엄마의 마음까지도 헤아릴 줄 아는 어린이로 성장했는지... 섬마을에서 몇 년을 살아도, 생활고에 시달려 입맛에 맞는 반찬 한 번 제대로 해 주지 못하고, 그 흔한 극장에서 영화 한 번 보지 못한 우리 아이들이지만 정말 순수하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 준 것이 어찌나 대견한지...
아름다운 섬에서 거친 바닷바람에 천식을 달고 다니지만 언제나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딸아이와 이제 매운 고추장 떡볶이도 맛있게 먹을 줄 아는 막내아들, 그리고 언제나 든든하게 가정을 지켜주는 남편 위에 건강의 축복이 함께 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