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 사는 내가 싫어요.

글쓴이 예빈맘

등록일 2009-08-13 10:18

조회수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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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살면 마냥 행복할줄 알았어요.

차라리 철 없을때 꿈 꿨던 그런 순수함이 지금까지 계속 남아 있다면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행복했을텐데 그 순수함이 남이 있을리 만무하겠죠?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날 보면 참 서글프다가도 그렇게 살지 않으면 이렇게 힘든 세상에 살아 남을수

없으니 물흐르듯 나도 변해가네요.


우리 신랑 참 착한 사람이예요. 다른데 눈 돌릴줄 모르고 그저 가정밖에 모르는 사람이죠.

7살 나이차이때문에 정말 아버지처럼 믿고 의지하면서 살았는데

우리 첫째 태어나서 첫돌 되기 전에 큰 실수를 저질렀어요.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차사고를 내 놓고 그자리를 피해버렸어요.

본인은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너무 당황했고 또 피해자가 없이 차를 들이박은거라

그랬다는데 결국은 인적, 물적 피해까지 보상해야 했어요.

신문이나 뉴스에서만 나오는 "뺑소니범" 우리 신랑이 주인공이 되어버렸네요.

뺑소니는 4년간 면허정지 우리는 차 없이 3년정도 이렇게 살고 있어요.

물론 제가 운전하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일부러 안하고 있어요. 저 참 독하죠?

대전에서 청주로 차 없이 3년간 출퇴근 하는 신랑 죽을 맛이겠지만 전 그것보다

우리 딸이 한번씩 내 뱉는 말 때문에 늘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아요.

그 어린게 뭘 안다고 벌써부터 눈치나 보고...


"나 어제 아빠랑 엄마랑 놀러 갔었다."

"우리 아빠는 차 없어. 그래서 난 놀러 가자고 말도 안해. 그래야 엄마, 아빠가 안 슬플거 같아"

43개월짜리 아이 입에서 나온 말이예요.

미술학원에 같이 다니는 친구랑 대화하는걸 듣고 친구 엄마 앞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우니까 우리딸 다가와서는

"엄마 울지마. 내가 나중에 크면 좋은 차 사줄께." 이러면서 눈물을 닦아주더라구요.

그 일이 있고 난 뒤에는 일부러 주말에 아이 데리고 버스타고 이곳저곳 많이 데리고 다녀요.


신랑이랑 참 많이 그 문제로 다퉜어요. 잘 지내다가도 차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제가 참 많이 괴롭혔

어요.지금은 웃으면서 말할수 있지만 우리 신랑을 용서 할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당당하게 우리 딸과 신랑과 웃으면서 지낼수 있는건 바로 신랑과 딸 덕분인거 같아요.

가끔 내가 살면서 가장 잘했던 일을 꼽으라면 바로 우리 예쁜 딸을 낳은거라고 당당히 말할거예요.

요렇게 예쁜 딸이 없었던 30년을 어떻게 살았는지..부모가 되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거 같아요.

7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본사로 발령받아 6월부터 지금까지 정말 머리털 빠지게 힘들게

일을 배우고 있어요. 지금은 그래도 처음에 비해 많이 적응이 되고 또 아줌마 깡다구로 버티니 안될게

없더라구요.

제가 정말 소심한 a형이라 거의 석달 동안 잠도 못자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이만큼 버텨온건 우리 식구때문이 아니였나 싶어요.

가끔은 정말 악바리처럼 사는내가 너무 싫고 구질구질하게 사는게 너무 한심스럽지만

다 참을수 있게 만드는건 바로 가족인거 같아요.


가끔 친정 엄마가 이런말씀을 하세요.

아무리 결혼을 하고 애 엄마지만 좀 네 자신을 꾸미고 살라구요. 아무렇게나 입은 옷, 언제 머리를 다듬은지도 알수 없이 망가진 머리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저두 이제부터는 내 자신을 위해 한달에 1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어요.

옷을 사든, 머리를 하든 책을 사든 맛있는 음식을 먹든 온전히 나자신을 위해 쓰기로 했어요.

저 충분히 그런 자격 있는 거겠죠?


그리고 이 지면을 빌려 우리 신랑에게 한마디 하고 싶어요.

예빈아빠~내가 그동안 차때문에 많이 잔소리하고 상처 줘서 미안해. 누구나 다 한번씩 실수 할수 있는건데.. 내가 너무 자기를 숨막히게 한거 같아. 누구보다 나랑 예빈이 불편한거 보면 당신이 제일 마음 아팠을텐데.....올해, 내년 꾹 참고 내후년에는 멋진 차 생각해보자.

결혼 5년차인데 많이 데면데면 해진거 같아 속상해. 우리 연애때처럼 항상 사랑하고 설레이는

맘으로 살아요.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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