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부의 꿈

글쓴이 바이올렛

등록일 2009-08-09 22:04

조회수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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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정확히 10년 뒤에 귀농을 꿈꿉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골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저희 시어른들께서는 사람냄새 나고 인심 좋은 시골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장남인 저희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겠지만 아이의 교육, 남편과 저의 직장문제로 시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가끔 시부모님이 저희가 사는 도시에 올라오시지만 높은 아파트며, 오염된 공기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어하셔서 하룻밤을 못 주무시고 다시 시골로 내려가시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저희도 지금 도시에 살고 있지만 시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아담한 시골을 참 좋아합니다.

시부모님이 살고 계신 미산면은 30가구 정도가 형님아우 하면서 오순도순 살고 있는 작은 농촌마을입니다. 다른 고장처럼 수려한 자연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로라 할 문화제나 관광자원도 없는, 그저 인심 좋은 시골분들이 계시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옆집에 수저가 몇 개 있고 또 아침은 무엇을 먹었는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한 집안 식구처럼 얘기하며 저녁에는 마을노인정에 모여 집에서 삶아 온 밤고구마, 맛있게 익은 총각김치, 구수한 막걸리를 가져와 이웃간의 정을 나누는 곳. 어른들은 큰 장대를 가지고 뒷산에 올라 아람이 짝 벌어진 밤을 따서 언제 올지 모르는 자식들을 위해 땅에 묻어 놓고, 가끔 보이는 다람쥐를 위해 도토리를 따서 던져 주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곳.

 

품앗이라고 하기보다는 내 집안일이라면서 연로하신 어른들의 추수를 내집 추수보다 더 먼저 해 주시고, 밭에 타작거리도 틈틈이 자기 일처럼 도와 주면서 사시는 이곳의 어르신들. 세상에 험한 일은 남의 일인 양 법조차도 이곳에선 필요없는, 정감이 넘치는 이곳 미산면.

 

우리 부부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여 10년 뒤에 이곳에 3층짜리 벽돌집을 지을 생각입니다. 1층은 시어른들, 2층은 우리 부부, 3층은 앞으로 결혼해서 우리 곁으로 돌아올 아이들을 위해 예쁜 빨간 벽돌집을 지을 겁니다. 1층에 아버님이 바라시는 서재도 만들어 드리고 또 소녀 같은 어머니를 위해 작고 이쁜 부엌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부부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기둥으로 세울 나무를 준비하고 벽을 세울 벽돌을 준비하고 앞마당에 옮겨 심기 위해 어린 나무를 시댁 마당에 한 그루씩 심고 있습니다. 또 적금통장을 마련해서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적은 돈이라도 여유가 생기는 대로 그 적금통장에 넣으면서 미래의 우리 집을 상상하며 환하게 웃습니다.

 

어른들께서는 뭐하러 시골에 집을 지으려고 하느냐고 하시지만 이제까지 제대로 하지 못한 효도도 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또 이웃간의 정을 나누고 동네 어른들을 모시면서 살고 싶습니다.

우리 부부는 10년 뒤에 이 꿈을 꼭 이룰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모님을 찾아 뵙고 저희 이야기를 해 드리면 번거롭게 왜 내려왔느냐고 하시면서도 환하게 웃으시는 부모님의 얼굴을 뵐 때마다 우리 부부는 참 행복합니다. 꿈이 있다는 것, 또 그것을 실천할 용기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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