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 비가 촉촉
비가 내려 비가 촉촉
이자람 밴드의 노랫말처럼 비가 촉촉이 내립니다.
정희씨가 걱정됩니다.
아침에 우산을 가져가지 않은 바깥양반이 걱정됩니다.
다향이랑 중문동으로 향합니다.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정희씨랑 함께 돌아오려고 갑니다.
그곳에서 패밀리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는데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 한 끼 팔아주러, 얼굴도 보러 갔습니다.
저녁식사를 하는데 비가 사선으로 날립니다.
레스토랑 밖에 자동차가 있고, 우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가기가 두렵습니다.
5분, 10분, 15분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짧은 반바지까지 몽땅 젖었습니다.
정희씨가 사무실로 가봐야겠다고 합니다.
억수로 쏟아지는 세상으로 나서면서 하는 말,
“관내 좀 돌아보고 가도 돼요?”
“…….”
회수동으로 가자고 합니다. 침수지역을 돌아봐야한다고 합니다.
재난담당이라 침수지역은 양수기로 물을 퍼내야한다고 합니다.
윈도 브러시를 가장 빠르게 해놓고 3-40km로 갑니다.
물이 튑니다. 도로가에 고인 물구덩이가 마음을 심란하게 합니다.
계속해서 정희씨의 핸드폰 벨이 울려댑니다.
하나로마트 앞도 상습적인 침수구역이라면서 가보자고 합니다.
걱정이 됩니다. 정희씨도 걱정이 되고,
잠잘 시간이 다 되어가는 다향이도 걱정이 됩니다.
캄캄한 집에서 아이 혼자 자라고 하기도 뭣하고, 운전이 서툰
정희씨가 폭우 속을 헤매도록 하는 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하나로마트 앞의 도로에 큰 웅덩이가 만들어졌습니다.
정희씨가 내립니다. 확인할게 있다면서 빗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런 엄마를 보고 다향이가 말합니다.
“엄마가 불쌍해, 그치?”
“…….”
오륙 분 뒤에 돌아온 정희씨가 말합니다.
사무실에 데려다 주고, 다향이랑 버스타고 가랍니다.
중문동사무소로 갔습니다.
텅 빈 사무소에 어둠만이 음흉한 똬리를 틀고 앉아있습니다.
그곳에 정희씨만 남겨둘 생각을 하니 가슴이 무거워집니다.
숙직실이 있으면 다향이 재우고, 함께 있겠다고 했습니다.
숙직실이 없고, 작은 소파만 하나 있다고 합니다.
다향이가 말합니다.
엄마만 두고 가면 ‘엄마가 무서우니까 소파에서 자겠다’고 합니다.
정희씨가 말합니다.
비가 더 많이 내리면 다른 직원들도 나올 테니 그냥 가라고 합니다.
다향이랑 둘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정희씨만 떼놓고, 엄마만 떼놓고 집으로 갑니다.
‘남편 잘 만났으면 저런 고생은 안할 텐데……’
비가 내려 비가 촉촉 / 눈물이 흘러 내 가슴에
눈물이 흘러 내 가슴에 / 눈물이 흘러 빗물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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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니
글들을 보면 애틋함이 많이 느껴져서
은근히 부러워지곤 합니다.
책임감 있는 모습도 보기 좋고
그런 엄마를 걱정하는 딸아이의 모습도 대견하고...
잘못될까 걱정하는 남편의 애절함도 보기좋게만 느껴지네요, 저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늘 딸과 아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시 역할바꾸자고 얘기는 하는데 3년은 더 일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야 노후연금을 받는다고 고집하니 기다릴 수밖에요.
눈부신하루
폭우가 내려도 자신의 맡은일을 확인하고 다니는 정희씨가 대단해보이네요.
그러면서도 그런 정희씨를 보면서 안타까워하게 되는건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의 몫이겠죠.
저도 직장을 다니지만, 항상 늦게 오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신랑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워합니다.
엄마가 힘들까봐 걱정하는 다향이의 마음이 엄마에게도 전해졌을거예요.
제주도에도 그렇게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리지 않아서 정희씨가 덜 고생했으면 좋겠네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다향이를 재우고
정희씨가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졸였습니다.
보석상자
글을 읽으며 난 참 편하게 사는 여자라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실패와 고생속에 자신을 발견한다고 너무 안이한 생활은 그다지 도움은 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다만 몸은 편하겠지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