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의 행복한 여정.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09-07-13 12:18

조회수 1,442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터벅 터벅 느릿 느릿 황소를 타고 왔다네..."

손전화가 웁니다. 전화가 걸려온 것입니다.


"여보세요. 저 000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아, 그럼요. 잘 지내죠?"
"예. 이번에 제가 다빈이랑 한달 동안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8월 3일에 제주도로 가요. 혹시 숙소를 알아봐줄 수 있나요?

숙소를 몇 군 데 알아봤는데 모두 방이 없다고 해서..."

"당연하지요. 이제 성수기인데... 가격은 얼마나 예상해요?"

"저희가 경비가 넉넉하지 않으니까 싸면 좋지요."

"그래요. 내가 알아보고 여의치 않으면

작은 집이지만 우리집에서 머물다 가요."

"예, 한번 알아봐 주세요. 그리고 소주 한잔 하시지요?"

"당연하지. 그런데 왜 남의 프로그램을 따라하고 그래?"

"와하하하! 좋은 건 따라해야지요."


환경운동을 하는 후배입니다.

그 후배도 딸을 하나 두었는데 다향이랑 동갑내기로

이름은 다빈이입니다.

"다향아. 과천에 살던 친구 다빈이 기억나?"

"아니."

"......." (세월이 많이 흘렀나?)

시의원을 하고 있는 후배랑 같이 여행을 다닌답니다.

두 아빠가 어린아이 한명 씩을 데리고 한달 동안 여행을 하겠답니다.

세상에 이런 아빠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아이랑 같이 배낭을 맨 채로 버스를 타고, 걷고, 때로는 기차를 타면서

돌아다니는 여행의 경험.

그건 아이에게 있어 평생동안 잊지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지난 해에 다향이랑 여행을 다녔습니다.


폭염이 물러가기 시작하면서 배낭을 둘러매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주항에서 배로 완도로 건너갔습니다.

그렇게 완도에서 해남으로, 광주로, 남원으로, 전주로, 부안에 갔다가

충청도 대전과 천안을 거쳐 부모님이 계신 안양에 잠깐 들렀습니다.

때가 추석인데 저랑 다향이가 집 비운 걸 눈치채셨거든요.

(부모님은 아직 다향이가 학교 그만둔 걸 모릅니다. 놀라실까봐...)

부모님 댁에서 추석을 보내고, 제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고

서울을 거쳐서, 가평 남이섬으로, 춘천으로, 홍천으로, 횡성으로, 원주로,

오대산 월정사로, 다시 원주로 와서 안동으로 향했습니다. 안동과

경주를 거쳐 돌아다니다가 부산 김해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가는 곳마다 볼 만한 곳을 찾아 걸어다니고 그러다가 또 그 지역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친구가 되기를 반복했습니다.

지난해의 여행목적은 '다향이랑 해외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예행연습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그런데 다향이는 너무나도 즐겁게 지냈습니다.

거의 매일같이 땡볕아래 십리길을 걷고,

버스를 놓쳐서 두어 시간씩 기다려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코피를 세 번이나 쏟으면서도 한달이 돼도 집에 가자고 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만난 사람이 마음에 들면

제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놀러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연락처도 받아냅니다.

누가 시킨 게 아닌데도 그렇게 친구 - 20대 아가씨들은 물론 스님,

안동 간고등어의 간잽이 장인까지 - 를 만들면서 여행을 합니다.

지금도 그때 친구들과 전화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다녀간 친구도 있습니다.


지난해의 한달 여행기를 보고 과천의 후배들이 발동걸린 것입니다.

'올해는 어디로 가지?' 다향이랑 지금도 상의중입니다.

신종플루가 극성을 부리니 그냥 제주에 머물까?

아니면 이번엔 자동차를 타고 지난 해에 가보지 못한 곳을 샅샅이 둘러볼까?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바이러스들은 계속 창궐한 것이니 그냥 예정대로

물 밖으로 나가볼까?

중요한 건 다향이가 손꼽아서 여행을 기다린다는 것이고,

지금 둘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중이라는 것입니다.

올해는 또 얼마나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까?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글수 글수(36,593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0925   습관성 소화불량, 개선방법! 우쭈쭈2009-07-132360
20924   엄마 병원에 모시기 - 이렇게 해보았어요 파란바람..2009-07-132263
20923   아빠들의 행복한 여정. 3 밥상차리..2009-07-131443
20922   말한마디, 센스하나로 그남자 사로잡기 난혼자가..2009-07-135740
20921   부처꽃이래요 현이2009-07-131676
20920   폭우를 뚫고 체험장으로 고고!!! 2 시은맘2009-07-131331
20919   공연 보고왔어요.. 1 시은맘2009-07-131326
20918   울음을 그치는 솜사탕? 1 콜라라도..2009-07-131993
20917   어른으로 살아간다는것이 두려울땐 땅콩버터를~^^ 이진희2009-07-121434
20916   힘나는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 옥양이야..2009-07-121548
20915   자장밥해서 먹었어요~~ 1 공룡킹2009-07-121169
20914   왕원추리꽃 천국이네요 6 현이2009-07-121725
20913   노인병동의 하루<1> 4 채송화2009-07-112135
20912   못땐 국어샘 4 소엽2009-07-112604
20911   아들과 컴터와 야동 8 누봉이2009-07-112009
20910   일본국화라 하네요 4 현이2009-07-114099
20909   휴대폰을 떨어뜨린 그녀 1 바보2009-07-101617
20908   이번주 주말도 바쁠것같아요.. 시은맘2009-07-101650
20907   다이애나의 진실 6 SarA2009-07-102127
20906   주말에 여행가려고 했는데.... T_T 이현숙2009-07-101739
20905   여름건강이 1년 건강의 반♥ 우쭈쭈2009-07-101925
20904   더운 여름 탈출 비법 2 복많은 ..2009-07-101660
20903   더운 날씨에...팥빙수는 어떨까요? 1 공룡킹2009-07-101273
20902   부모님 병원에 모시고 가는 비법있나요? 4 파란바람..2009-07-101716
20901   아이를 품에 안고 잠 드는 밤 4 디토2009-07-101574
20900   안전모드 부팅으로... 1 송화2009-07-101878
20899   괜찮은 디카 추천 좀 해주세요!!! 5 SarA2009-07-101835
20898   밥 많이 먹어요? 2 소엽2009-07-101468
20897   범부채 현이2009-07-101609
20896   내 가슴에 남은 모유 6 디토2009-07-092434
20895   아이들 물놀이 했어요~~ 2 공룡킹2009-07-091847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