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땐 국어샘

글쓴이 소엽

등록일 2009-07-11 13:58

조회수 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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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컴퓨터 공부하는 날이네~ 학교 수업 마치는 대로 오렴~

덥지만 즐거운 날 되기~ 못땐 국어샘"


어제 낮에 중3짜리 여학생 셋에게 제가 보낸 문자랍니다.

금요일마다 KT에서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줍니다.

워드 자격증 따게 해 주는 연습을 하게 하는 것이지요.

저와 복지교사도 아이들 오기 전까지 시간을 이용하여 배웠습니다.


공부에는 큰 흥미가 없는 중3들이 그래도 컴퓨터 수업은 하겠다고 해서

몇 번 하기는 했는데, 이 애들이 오는 날보다 빠지는 날이 더 많은 겁니다.

그래서 금요일 낮이면 꼭 제가 문자를 보내지요.

어제는 굳이 "못땐 국어샘"이라고 붙인 이유인즉, 목요일 저녁에 있었던 일

때문이랍니다.


두 주일에 한 번씩 삼성전자에서 젊은 직원들이 일고여덟 명 정도 와서

공부를 가르칩니다. 과자를 한아름 들고 오니까 애들은 과자 먹는 재미에

그 방문을 기다리는 지도 모르겠어요. 두 주일에 한 번씩 와서 두 시간 남짓

가르치는 것이니, 사실 공부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 하는데, 중3 셋이 컴퓨터를 끌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저녁 먹고 쉬는 시간에 컴퓨터 앞에서 자기들 블로그에 글 올리며

놀고 있는 거야 상관없지만,  여직원 셋이 그 방에 들어가서 앉아 있는데 말입니다.

컴퓨터 안 끄냐고 했더니 다 하고 끈다나요~ 금방 끌 것 같지 않아서 제가 코드를

그냥 확 빼버렸지요. 이 애들의 표정이 영 마뜩찮다는 듯이 저를 보는 거에요.


"나 못땐 거 몰랐니?"

라는 제 말에 한 명이 즉각 대꾸합니다.

"그런 거야 진작에 알았죠."


아마 여기에도 올렸겠지만, 몇 달 전에 중3들을 호되게 꾸짖고는 두 번 다시

그애들을 가르치지 않았거든요.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도 없는 애들에게

내 열정을 쏟고 싶지는 않았다고 할까요. 그 시간에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중3들에게는 공부보다는 가끔씩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고 해야겠네요.


하여간 그 문자를 보내고 나니 한 명에게서 답이 왔습니다.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보충을 해야 되어서 못 간다고~


(이곳 공부방에 오는 애들을 보면, 거의가 공부에는 흥미가 없어 보여요.
그래도 해야 할 일 하게 하느라 그게 힘들더군요.
물론 그만큼의 보람도 있지만... 공부를 못 한다고 해서 사람까지도 못난 건 아니거든요.
인성 교육을 더 시켜야겠다고 우리들은 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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