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품에 안고 잠 드는 밤

글쓴이 디토

등록일 2009-07-10 12:56

조회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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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해민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누워 있었는데

해민이가 '이거 읽어줘'하고 책을 넘겨 주다가

내 얼굴에 떨어뜨렸다.

순간 아파서 아이를 밀쳐내며 '아야!' 소리 치고는

엄마 아프니까 호 해주라고 말을 했지만

해민이는 울먹이기만 하고 엄마 곁으로 오질 않았다.

짐짓 내가 화난 척 돌아누워 있자

이 녀석 계속 울어댄다.

할 수 없이 불을 끄고 누워 안아 주니

품 속에 꽉 차게 들어왔다.

마치 태아처럼 엄마 가슴에 얼굴을 묻고

두 발을 내 무릎에 대고 아이는 잠이 들었다.

나와 해민이 사이에 일센티 간격도 없이 꼭 품고 누웠으려니

여러 감정이 오간다.

외로운 엄마와 외로운 아이가 만나 이토록 충만하구나.

이렇게 한 아이의 성장엔 꽉 차도록 사랑이 가득해야지...

네가 필요로 하는 만큼 엄마는 끝없이 사랑을 줄 거야.


한편으로 해민이와 함께 보육원 아기방에 있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이제 4살이 되는 그 아이들, 잠잘 때 엄마 품이 아닌

개인용 침대에서 엄마 체온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채

잠을 청해야 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대체 몇 명이며, 그 한 아이 한 아이가 느껴야 할

깊이 모를 외로움과 추위가 대체 얼마만큼일지,

측량할 수 없어 막막해지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나갈 세상이 어떠할지 가슴이 아파왔다.


입양은, 정말 그 세계에 들어가기까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세계이다.

입양가족 모임의 어떤 분이 말하길,

입양부모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마음 속에

입양아에 대한 동정의 시선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불쌍한 아이를 거두었다고 칭찬하는 것은 편견이며

배로 낳은 것과 마찬가지로 형태만 다른 또하나의 출산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공감하면서도

아이가 근원적으로 갖고 있는 상실에 대해

어찌 측은지심이 없을 수 있겠는가.


다만 입양 당시에는 전혀 측은지심이 작용하지 않았다.

내 아이라는 생각, 이 아이는 나를 필요로 하고

그 이상으로 이 아이가 없으면 내가 살 수 없다는 생각...

이런 본능이 앞섰으니 대단할 것이 없다는 말이 맞다.

'입양아 부모되기'라는 좋은 책이 나왔다니까 꼭 사보고

복잡한 내 생각들을 정리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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