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 영어 스터디
화요일 - 탱고 레슨
수요일 - 바이올린 레슨
목요일 - 주1회 맛사지
금요일 - 탱고 레슨
토요일 - 영화보는 날
일요일 - 밀롱가
이상은 지난 1년여간 나의 퇴근 이후 스케줄이다.
탱고와 바이올린은 과거완료형이지만
허리가 완쾌되는 대로 그 빈 시간은 당분간 건강을 위해 헬스클럽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이렇게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환상의 스케줄을 가져본 것은 결혼 13년만에 처음이었다.
물론 이런 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훌쩍 자란 딸과 구속하지 않는 관대한 성품의 남편과
무엇보다도 집안살림을 도맡아 해주신 친정엄마가 계셨기 때문이다.
4년 가까이 치열하게 살다가 삶에 대한 약간의 여유를 회복하자 극심한 매너리즘이 찾아왔다.
그래서 지난 1년여 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들 혹은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주저없이 결정하고 실행했다.
마치 고단했던 세월에 대한 보상심리처럼 봇물이 터지기도 했거니와
지독한 매너리즘에서 벗어나려는 일종의 몸부림이기도 했다.
아이가 어릴 땐 온통 아이를 중심으로 편성된 삶을 살아야 했고,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던 무렵부터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또다시 나를 위한 인생은 무기한 유보되어야 했다.
남편의 사업 위기로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가정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말 그대로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던 나에게
직장생활이 자아실현의 도구라는 말은 허세이며 희망고문일 뿐이었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한 책임감으로 사력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것은
치열한 삶의 격전지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전진만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분노,좌절감과 비애, 그러한 일련의 감정들도 사치일 수 있던 시기였다.
너무 이른 나이에 직장생활도 온전히 못해보고 결혼에 안주했던 나는,
아이를 셋 쯤 낳고 마당이 있는 집에서 빛고운 앞치마를 두른 채
그 아이들을 위한 간식을 고민하는 나른하고 안이한 일상을 꿈꾸었던 나는,
갑자기 감당하기 버거웠던 현실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삶이 내 이상향으로부터 궤도를 벗어나는 순간
내 의지와 상관없이 휘몰아치는 삶의 연속성 때문에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주지 못한 남편이 미웠던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쭈쭈바를 입에 물고 시장을 거니는
작고 소박한 욕심이 지켜지지 못한 현실에 대한 분노 때문에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알았다, 몸의 고단함은 마음의 고단함을 결코 추월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나 마음의 고단함도 시간의 힘 앞에서 무력해진다.
시간의 힘 만큼 우리 삶에 강력한 위로가 되는 것은 없다.
이따금 집에 들어가기 전 차안에서 핸들을 붙잡고 엉엉 울기도 했고
이따금 창공을 훨훨 떠다니는 풍선처럼 가벼워지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끼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너무도 당당하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우뚝 선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
스스로가 너무 대견하고 기특해서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은 환희를 체험했을 때,
나는 삶에 대한 진리 하나를 깨달았다.
긴 인생을 살아나감에 있어 "절대로" 일방통행은 없다는 것, "반드시" 반대급부가 따른다는 것,
최선은 언제나 또다른 최선을 낳는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만약 남편의 편안한 나무 그늘 아래서 소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었다면
그건 그대로 충분히 가치 있고 행복했을 터이지만
지금 내가 스스로에게 너 정말 멋진 여자야,라고 칭찬하는 순간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유한부인으로 곱게 나이 먹으며 현실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채 생을 마감해도 나름 행복했을 터이지만,
거친 들판 민들레의 향기와 인생의 깊은 맛은 정녕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가치를 체득한 게 있다면
젊은 날의 시련을 통해 훨씬 더 겸허한 인간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차라리 젊은 날에 면역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는 게 생각해보면 이 아니 다행이겠느냐고 안위한다면
한차례 폭풍처럼 지나간 시련과 역경이 까짓거 그닥 억울할 것도 없다.
하지만 나는 또한 알고 있다.
지금 이렇게 허허 웃으며 관조할 수 있는 것은 분명 폭풍이 지나간 후의 고요함 때문이라는 것을.
여하튼 일 년 동안 신나게 자알 놀았다.
올 한 해는 고학년이 된 딸의 학습을 도우며 학부모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 중이다.
원없이 놀았으니 그리 답답증이 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나는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행복을 위한 나의 마키아밸리즘은 언제나 정당하며, 그것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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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세월에 대한 보상심리였던 뭐던 그렇게 결정 내려 스케줄 빡박하게 정리 한다는게 부럽군요~~
몸의 고단함이 마음의 고단함을 추월 못하듯이 사라씨 의 생활 사고력에 박수를 보내며 부러운 눈길 보내고 있네요~
암턴 화이팅 ,,,
답글
사라
우리 엄마는 물려줄 재산이 없어서 미안해 하시는데
사실 4남매에게 가장 위대한 유산을 물려주신게 있어요.
강한 책임감과 생활력.
그 덕분에 잘 버텨왔고 또 살아가고 있으니
유약한 성정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참 감사할 일이지요.
지금도 가진 게 그것밖에 없는데..그것때문에 사는게 겁나지 않으니 이또한 다행이구요.
여튼 격려 감사합니닷..^^
분꽃
똑순이 사라 ~
자신을 위해 멋지게 살고 멋지게 늙어가길...
삶은 하나뿐
이 세상에 나란 존재 ~ 참으로 위대한 존재여
지지배 죽이지 말공
나를위한 투자 ~ 열심히 ~~ 굿 ~~~~~~~~~`
답글
사라
하하..넵!!
그치만 매를 버는 건 그 지지배예염..^^
수선화..
ㅋㅋㅋㅋ 사라씨 그지지배 죽이지 말고....
잘 타일르고 ...일단 집에오면 ...
손딲고 숙제부터 시켜 보세요...
그러면서 엄마가 간식준비 해서 주시고요...
이것은 미국식 공부랍니다...집에서 하는것...
그러다가 차츰 차츰 시간을 늘려 보세요 조금씩....
우리는 이런식으로 하고 있답니다 지금 ..
손주 녀석이 국민학교 5 학년이거든요....
그다음에 피아노좀 30분간 시키고...
티뷰이 30분 보게하고 그러면서 저녁준비해서...
저녁 먹이고 다시 30분 티뷰이 보다가 20분 책읽고
그다음에 이닦고 8시에 잠자리에 든답니다....
그러면 하루에 공부며 이것 저것 30분씩 하게 되드라구요...
시도 해보세요 ㅋㅋㅋㅋ 그지지배 죽이지말고 ㅎㅎㅎㅎ
답글
사라
9시에서 10시까지 한시간을 안넘기려고 시간제약을 받으니까 마음의 여유가 좀처럼 없더라구요.
그 시간 넘기면 서로 피곤해서 짜증나고 생산성도 떨어지고.
솔직히 일하고 가서 공부까지 챙기는 게 나로서도 쉬운 일은 아닌데 (가끔은 진짜 화딱지남)
아직 철딱서니가 없어서 애가 분위기 파악을 못해요...내 딸이지만 대책이 없어여..^^
수선화..
정말 열심히 휼륭하게 살아 왔네요...
앞으로 딸의 공부하는것에 많은 시간을 활용 하신다니..
더 없이 좋은 엄마가 될것 같군요....
왜냐하면 자신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 했으니깐
이제는 딸을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할수 있다는 정신력....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화~~~~~~~이팅.
답글
사라
애 공부를 학원에만 맡기고 살았더니 집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있질 않더라구요.
공부는 학원에서 하면 다 한거고 집에 오면 쉬는 거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어찌나 명확하던지.
요즘 퇴근후 한시간 가량 복습 시키면서 공부습관 들이는데 거의 맨날 싸우다시피 하죠 머.
그래도 올해 잡아놔야 중학교 때 내가 좀 편해지지 싶어서 인내심을 발휘하는 중이에요.
정말 돈이 많다면 걍 과목별 과외선생을 하나씩 척척 부쳐주면 좋겠어요.
권력은 있는데 권위는 없는거..그래서 내 새끼 직접 가르치는 거 정말 힘들어요..T.T...
화이팅을 외쳐 주시니 기운이 솟아납니다...오늘부터 이 지지배 주거써요..^^
똠
밀롱가..가 뭔지 궁금해지면서..ㅎㅎ 그걸 다 하면서 돈까지 벌고 살았다는거여?음;;;;너무 하네..ㅋㅋ
뭘 그리 잘나가고 그래..조금씩만 잘 나가..(내가 며칠 안 보이걸랑 질투에 쓰러져 죽은줄 아러라)
나도 시간이 많다..아마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테지..
근데.난 살림 살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왜 시간이 많을까?ㅋ 이거 신기하구만...
살림은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겐 티끌만한 먼지도 왕밤톨만해 보이는 신비의 존재...안 하려는 사람에겐 왕밤톨만한 먼지도 보이지 않는다지...아마...ㅎㅎㅎ
어쨌거나 너의 글을 보니..난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사람..이란 반성이...
참..새로운 냄비겸 뭐 암튼 좀 신기한걸 하나 샀다. 요즘..거기에 고구마 구워먹고 생선 구워먹고 신났다. 이런걸 만들어내는 사람...참 대단하다..ㅎㅎ
담에 언제 사진 찍어 자랑 한번 해야긋다..얼마나 신기한 넘인지...
답글
사라
밀롱가는 탱고추는 장소를 뜻하는 스페인어야..쉽게 말하면 탱고바인데,,일요일엔 열심히 차를 달려 탱고를 추러 다녔다...탱고에 푸욱 빠져서 작년에 부산도 두번이나 내려갔었는데,,,드라이한 기질의 내게도 오타쿠 기질을 처음 느끼게 했던 춤이었어...지금은 조루증 환자처럼 흥미가 확~ 떨어졌지만 여튼 즐거운 경험이었단다...(더이상 이쁜 옷을 못입고 옷장에 처박아 놓은게 아쉽긴 하다만)
열심히 산다는 건,,각자 자기 자리에서 그날 하루하루를 충실히 소비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
뭔가를 미친듯이 해대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고로 반성할 필요까진 없다는 뜻.
니가 음식 얘기하니까 생각났는데,,,언제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요리학원 함 다니고 싶다.
근데 이건 일에서 손을 떼고 살아야 가능하겠지 싶어...
인증샷 올려봐라...음식 솜씨 좀 훔쳐보자..^^
똠
ㅋㅋ아니다 아녀...
난 요리..를 자랑할 계획이 아니고...냄비...신기한...요걸 자랑할까 한거인데...ㅎㅎ
고구마를 구웠는데..진짜 군고구마가 되더라고..그게 신기해서..사진을 찍어서..그러고 싶은데 컴터가 꾸져서..아무것도 못한다.
얼른 컴터가 고쳐져야 고구마도 한 박스 살건데..
이 꾸진 컴터는 쇼핑을 못한다. 쇼핑몰의 그림 가득한 페이지를..감당을 못하는게지..
탱고가 그렇게 재밌었구나..난 영 그런체질이 아니더라고..에어로빅도 감당을 못하겠던데..
우리동네에 요가학원이 생기면 그건 한번 배워보고 싶은데..모르지 뭐...조금만 거리가 멀어도 안 가는 주제에..ㅋㅋ 항상 계획은 그럴듯한거지..
난 혼자 하는 운동..걷기나 달리기..이게 딱 적성에 맞다.
내일 쯤엔 컴터가 올 것도 같고..물건을 사고..이렇게 엉뚱하게 고장이 잘 나는 건 첨이다..아주 컴터 본체부터 모니터까지 싹..갈아치우고 있다. 운이...없는거지...ㅠ
사라
난, 누가 거기에 구워준 고구마를 얻어 먹은 적이 있었는데 진짜 맛있더라.
고구마는 냉장고에 넣어도 잘 상한다는데 조금씩만 사놓고 해먹어라.
나 요즘 밤마다 우리 동네를 한시간씩 돌며 열심히 걷기 운동하고 있는데
허리 땜에 근력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아서 헬스를 시작할까 싶은데,,사실은 꽤 귀찮은 일이다.
운동 안해도 건강해지는 법은 없으려나..^^
근데 컴터를 고치지말고 이참에 확 신삥으로 바꿔버리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