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높은 보호 관세와 광범위한 보조금을 통해 자국의 경제적인 패권을 장악해 놓고서
정작 다른 나라들에게는 자유무역을 권장하고 조장하는 부자 나라들을 비유하는 말이다.
(아마도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에서 비유한 것 같다.)
이 책이 지난해 베스트셀러로 승승장구했던 요인은
장하준 교수의 호소력 있고 설득력 있는 문장때문이었지 싶다.
내가 경제관련 서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오랜 시간동안 베스트셀러에 진입했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부자되기를 강요하고 마시멜로 류의 고만고만한 처세를 우려먹던
관행처럼 굳어진 베스트셀러 집계에 염증이 났고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편향된 순위를 더이상 신뢰하지도 않았지만
"88만원 세대"나 "나쁜 사마리아인들" 처럼
사실은 정말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들을 알려주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진정한 의미의 양서들이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광범위하게 읽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신바람나는 일이다.
이 한권의 책이 얼마나 많은 나의 무지함을 일깨워 주었는가를 상기한다면
자비를 들여 배포하고 싶은 심정이 들기까지 한다.
나는 엄밀한 의미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를 신봉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시장친화적이고 자본주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노선은 신자유주의에 근접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어떤 노선을 취한다는 주관적인 소견을 가질만큼 경제나 경제 정책에 관심을 가졌던 인간도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분명히 깨달은 사실은
지난 정권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언론에 의해 침소봉대 되며
나처럼 무지한 개인들을 알게 모르게 세뇌 시켜왔다는 점이다.
그것은 공기업과 민영화라는 화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내가 공기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훨씬 더 강했던 것은
신자유주의자들이 공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그렇게 무지한 개인들에게 세뇌시켜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부패한 기업, 방만한 기업, 낙하산 기업, 게으른 기업,
이런 회사들은 사기업에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망각한채
공기업의 폐단에만 익숙해진 것은 개인의 탓이 아니다.
가스가 민영화 되고, 수도가 민영화 되면
결국 그것이 서민들의 삶을 어떻게 착취하게 되는지를 친절히 설명하고 교육시키는 것보다
공기업의 병폐를 부각시키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 훨씬 부합될테니 말이다.
내가 가계부에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지난 2007년 겨울부터 3년째
도시가스요금은 치가 떨릴 만큼 해마다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도
나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이런 민영화 정책이 순수하게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의지가 아니라
부자나라들의 교묘한 전략과 협박의 합작품이라는 점은 이 책을 관통하고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한국의 대표적 공기업이었던 포스코가
오랜 기간 동안 국가의 치밀한 플랜 하에 국책사업으로 육성되었다는 사실,
그것이 오늘날 세계적 철강회사로 우뚝 서게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새로운 유치산업이 발전하여 노련해지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됨에 따라
보호하는 분야를 끊임없이 바꾸어 가면서 보호와 개방 무역 정책을 적절하게 혼합한 데에
한국의 성공 비결이 있었다는 사실,
한국인과 한국사회가 그토록 똑똑한 집단이었다는 사실,
이러한 사실들의 발견은 적절한 충격이고 신선한 각성이었다.
내 귀가 처음부터 얇았던 게 아니라 무지하기 때문에 팔랑귀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 점에서 무지하다는 것은 단순히 부끄러운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물론 각자의 방식으로 먹고 살면 그만인 사람들이
모두가 전문가가 되거나 전문가적인 소양을 갖출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우석훈과 장하준의 저서에서 그 대안과 희망을 발견한다.
최대한 대중적 이해를 전제로 친절하게 쓰여진 그들의 경제서적이
나처럼 몰이해한 평범한 개인들에게
서서히, 점진적으로, 그러나 가랑비에 옷젖듯 치밀하게 스며들어주길 또한 바란다.
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는 격언은
지식이 단순한 교양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라는 뜻일 것이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광우병 소고기를 방어할 수 없다면
내 아이의 생명을 지켜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정말이지 이 책을 통해 그러한 격언의 의미를 실감했다.
"국민들이 게을러서 나라가 가난한 것이 아니라 나라가 가난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게으른 것이다"
심장을 울컥하게 했던 이 구절을 보면서
불평등한 세계화의 진실을 신랄하게 성토하며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놓치 않는
"장하준"이라는 교수가 케임브리지에 있다는 사실이 참 자랑스러웠다.
책을 덮을 무렵
나는 나의 경제노선과 이념을 '수정자본주의'로 확실하게 정했다.
이렇게 똑똑해지는 기분 때문에 책 읽는 맛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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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
좋은책이군요
답글
사라
너무 좋은 책...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느끼게 해주었던 책입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구요..^^
누봉이
답글
청운동의 갈대
사라
최강동안에 귀티 좔좔에 머리까지 좋으면 넘 불공평하자너!
지더라도 고스톱은 열씨미 칠 것! (치매예방에 캡이거든)
언니가 귀에 꽃을 꽂고 돌아다니는 거..그거까진 차마 볼 수 없어..흑흑..
똠
음,,나도 보고 싶었던 책인데..마이 똑똑해 지나? ㅋ
경제관련 책을 나도 작년에 이것저것 좀 봤는데..우리나라 경제책과 서양의 경제책은 좀 차이가 있더라. 우리나라 경제책은 학자 아니면 은행 출신들..이 많이 쓰는데..은행출신이 쓴 경제책은. 그 관점이 완전 은행 중심이다. 은행의 시스템이 이러니까 늬들은 다른 소리 말고 따르라..그럼 잘 살거고..안 그럼 힘들다..이런 식이다. 외국책은..자기 잘난척이거나..책도 일종의 커리어라서 자기경험 위주로 쓴 책도 많고..간혹 학자 중엔 정말 양심적으로 문제점을 짚어주고..금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준다.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인가. 그 책을 읽다가 울컥..했다. 그 책을 쓴 사람처럼 채무자, 금융 실패자에게 따뜻한 말을 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진짜 누군가 나를 위해 조언을 해주는구나..그랬다. 경제책에서 사람의 진심을 읽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놀랍지 않냐...
그 책 후로..나는 국내 경제관련 책은 잘 안 읽는다. 몇권 읽어보면 뻔한 소리더라. 그게 그거다. 어쨌거나 책쓴 사람은 높은 곳에 서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책을 든 서민을 향해 부자들이 보이냐? 저 부자들 따라가려면 이래저래 해야해..그소리 밖에 없지. 더구나 경제관련 책은 우향우..한 사람들이 많이 쓰더만..밥맛 없다. 부동산책은 더 한심해서..^^; 이러니 무지 많이 읽은거 같다...ㅋㅋ 몇권 읽지도 않았는데..
아무튼..나도 꼭 사봐야겠당~글케 유식해지는구낭~ㅋㅋ
컴터 하드가 나갔다..옛날에 쓰던 노트북을 펴서 앉았는데..화면이 코딱지 만해서..죽겠다..에혀.
수리에 얼마나 걸릴지...갑갑혀.....
답글
사라
이 책 읽고 나서 완전 장하준 교수의 팬이 되었는데 짬짬이 그 사람의 저서를 읽고 싶더라.
근데 이번에 나온 신간을 사러 갔다 서점에서 훑어 봤는데 넘 어렵고 전문적인 느낌이 들어서 안샀어.
그런 점에서 <88만원세대>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대중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겠지.
확실히 괜히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아닌거 같아..특히나 이런 류의 책은.
어쨌든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배울 게 너무 많았고, 그리고 감동적이었어 난.
무엇보다 내가 무지하기 때문에 얼마나 세뇌당해 있었는지 깨달았다는거...가장 큰 수확이었어.
사라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검색했더니 절판이라네...쩝.
토실이
의료보험 민영화되면...가만있지 않을텨~
답글
사라
일마레
서점으로 달려갑니다...책사러...
똑똑해지는 기분...느껴보고 싶어라~ ㅎㅎ
갑자기 주먹이 불끈~
답글
사라
완.전.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