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의 나이가 든다는 것은,.. -
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지난 주 토요일..
난 , 거 참 온천같지도 않더만 우리 미스 김은 '동네 목욕탕 보다 훨 낫다' 면서
'아들 차 얻어타는 것보다 딸 차 얻어타는게 맘이 편하다'라는 아부성 멘트를 날리며 나를
북한산 온천으로 잡아끌었다.
늘 모녀 삼대가 가던 목욕이었는데 그날은 내 딸뇬을 빼놓고 엄마랑 나랑 둘만 딸랑 온천으로 향했다
온탕 , 냉탕 왔다갔다 지지고 식히고 지지고 식히며 느긋하게 게르마늄 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오렌지색 목욕탕 수건을 머리에 쓴 미스김과 똑같은 오렌지색 목욕 수건을 머리에 쓴 어떤 아줌마가
둘이 마주보고 깔깔대고 웃는게 아닌가?
여기 까지 왔는데도 아는 사람을 만났구만?
머리에 고추장 얹은 것처럼 오렌지색 수건을 올리고 벌거벗은 두 아줌마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라니...
(목욕탕의 에코소리가 얼마나 죽이는가 말이다)
미스김은 내가 푹 담그고 있는 열탕까지 깔깔소리를 끌고 들어왔다.
'아는 아줌마야?'
'아니~'
'모르는 사람하고 왜 글케 다정하게 웃어?'
내 말에 미스김이 또 깔깔거리고 웃었다.
상황인 즉슨..
미스 김이 지쳐서 목욕탕언저리에 걸터 앉아있었는데, 그 아줌마가 오더니
'아줌마, 여기 있는 수건 가져 가셨어요?' 하더란다.
'아뉴~ 난 들어올때 준 내 수건쓴거유~' 라고 했더니
'이상하다,,, 내 수건이 어디있지? ' 라며 두리번 두리번.. 그러더니 다시 수건을 얻으러 간다고
탈의실로 나가더란다.
그리고는 ,, 탈의실 거울에 비친 자기 머리를 보니... 자기 머리위에 수건이 씌여져 있는게 아닌가?
그 아줌마는 자기 머리에 수건을 쓰고는 수건 어딨냐고 찾아다닌 것이었던 것이다.
(미스 김은 그 아줌마가 수건을 쓰고 있는걸 봤지만 또 다른 수건을 찾는거라고 생각했었다고)
미스 김과 그 아줌마는 다시 또 깔깔대며 '업은 애기 삼년찾는다더니~ '
' 아이고 나이가 드니까 나도 그래요 냉장고를 열고나서 내가 왜 열었지? 이런다니까'
생전 처음 본 두 60대 아지매들이 의기투합 건망증의 경험에 대해 깔깔거렸다
- 40대의 나이듦에 대하여...
내가 열탕에서 몸을 골고루 뒤집으면서 ' 아이고~ 역시 온천은 비올때가 제일이여~ 아이구 좋다~'
하며 뜨거운 김을 혼잣말로 식히고 있었는데 내 옆에 있던 내 또래 아줌마가 ' 그렇죠? ' 하고 맞장구를 치는게 아닌가?
옆에서 우리 미스김과 아줌마가 건망증을 나이드는 징조라 한참 얘기중이라 나도 ,,
' 비올때 흘러간 옛사랑 생각보다는 뜨끈한 온천 생각이 나는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는가봐요' 했더니
그 아줌마도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맞아요. 비오고 꾸물거릴때는 첫사랑이고 서방이고 온천만한테 없다니까요~'
맞습니다 맞고요~~
싱글싱글한 첫사랑 보다 징글징글한 서방보다 그저 뜨끈뜨근 지질 수 있는 온천 열탕이 좋은걸 보니
나도 점점 나이가 들고 있는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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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뜨거운온천이 좋아지는건 확실히 나이들어가는 징조 올시다 ㅋㅋ
답글
일마레
북한산 온천이 어디에 있남유?
날이 더워지는거랑 상관없이 온천은 온천대로 뜨거운게 좋죠^^
답글
또미
징글징글한 서방?ㅋㅋ아이고..언니 자리 까슈..
내도 불가마 열가마 찜질방 다 좋아하는데..못 가고 살으..참 이기적인게..
지 싫으면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뭐든 절대로 안 한다는 거..지만 안 하면 다행이게..
온 가족 다 따라줘야 해..
아..징글징글하다. ㅋㅋ
답글
현이
ㅎㅎㅎ 저두 그런걸 좋아해요
숯가마 자주가네요
글도 잼나게두 쓰셨군요
답글
청운동의 갈대
청운동의 갈대
저는 워낙 몸에 열이 많아서 뜨거운데 가면 숨이 콱 막혀서 질식할 것 같던데요. 군복무할 때 한 겨울에 동내의(군인들이 겨울에 입는 국방색 내의) 한번 입어본 적이 없고, 아직도 한 겨울에 매일 아침에 냉수마찰은 기본입니다(예전부터 제 모친이 한 겨울에도 옷을 얇게 입는 저한테 "삼 먹고 열나냐?"는 말을 수시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들이 춥다고 발 동동구르고, 손을 호호 부는 겨울이 사계절 중 가장 좋은데(시원하고 정신이 번쩍 들잖아요), 반면에 유달리 남들보다 더위를 좀 타는 편이라 여름이 싫습니다.
제 또래 남성들이 축 늘어져 뜨거운 곳에서 몸뚱이를 지지며 "시원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노인네 같고 사실 좀 웃깁니다.
답글
누봉이
애 한둘 낳아보슈... 그저 뜨끈뜨끈 지져야 '아,시원하다~' 이렇게 됩니다
전 겨울이 제일 싫고 여름이 제일 좋아요
그래요!! 전 지금도 전기요 켜놓고 자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