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와 40대의 나이드는 것에 대하여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9-05-19 21:42

조회수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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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의 나이가 든다는 것은,.. -


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지난 주 토요일..

난 , 거 참 온천같지도 않더만 우리 미스 김은 '동네 목욕탕 보다 훨 낫다' 면서

'아들 차 얻어타는 것보다 딸 차 얻어타는게 맘이 편하다'라는 아부성 멘트를 날리며 나를

북한산 온천으로 잡아끌었다.

늘 모녀 삼대가 가던 목욕이었는데 그날은 내 딸뇬을 빼놓고 엄마랑 나랑 둘만 딸랑 온천으로 향했다

온탕 , 냉탕 왔다갔다 지지고 식히고 지지고 식히며 느긋하게 게르마늄 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오렌지색 목욕탕 수건을 머리에 쓴 미스김과 똑같은 오렌지색 목욕 수건을 머리에 쓴 어떤 아줌마가

둘이 마주보고 깔깔대고 웃는게 아닌가?

여기 까지 왔는데도 아는 사람을 만났구만?

머리에 고추장 얹은 것처럼 오렌지색 수건을 올리고 벌거벗은 두 아줌마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라니...

(목욕탕의 에코소리가 얼마나 죽이는가 말이다)


미스김은 내가 푹 담그고 있는 열탕까지 깔깔소리를 끌고 들어왔다.

'아는 아줌마야?'

'아니~'

'모르는 사람하고 왜 글케 다정하게 웃어?'

내 말에 미스김이 또 깔깔거리고 웃었다.


상황인 즉슨..


미스 김이 지쳐서 목욕탕언저리에 걸터 앉아있었는데, 그 아줌마가 오더니

'아줌마, 여기 있는 수건 가져 가셨어요?' 하더란다.

'아뉴~ 난 들어올때 준 내 수건쓴거유~' 라고 했더니

'이상하다,,, 내 수건이 어디있지? ' 라며 두리번 두리번.. 그러더니  다시 수건을 얻으러 간다고

탈의실로 나가더란다.

그리고는 ,, 탈의실 거울에 비친 자기 머리를 보니... 자기 머리위에 수건이 씌여져 있는게 아닌가?

그 아줌마는 자기 머리에 수건을 쓰고는 수건 어딨냐고 찾아다닌 것이었던 것이다.

(미스 김은 그 아줌마가 수건을 쓰고 있는걸 봤지만 또 다른 수건을 찾는거라고 생각했었다고)


미스 김과 그 아줌마는 다시 또 깔깔대며 '업은 애기 삼년찾는다더니~ '

' 아이고 나이가 드니까 나도 그래요 냉장고를 열고나서 내가 왜 열었지? 이런다니까'

생전 처음 본 두 60대 아지매들이 의기투합 건망증의 경험에 대해 깔깔거렸다


 -  40대의 나이듦에 대하여...


내가 열탕에서 몸을 골고루 뒤집으면서 ' 아이고~ 역시 온천은 비올때가 제일이여~  아이구 좋다~'

하며 뜨거운 김을 혼잣말로 식히고 있었는데 내 옆에 있던 내 또래 아줌마가 ' 그렇죠? ' 하고 맞장구를 치는게 아닌가?

옆에서 우리 미스김과 아줌마가 건망증을 나이드는 징조라 한참 얘기중이라 나도 ,,

' 비올때 흘러간 옛사랑 생각보다는 뜨끈한 온천 생각이 나는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는가봐요' 했더니

그 아줌마도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맞아요. 비오고 꾸물거릴때는 첫사랑이고 서방이고 온천만한테 없다니까요~'


맞습니다 맞고요~~  

싱글싱글한 첫사랑 보다  징글징글한 서방보다  그저 뜨끈뜨근 지질 수 있는 온천 열탕이 좋은걸 보니

나도 점점 나이가 들고 있는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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