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민이와 함께 하는 일상이 점점 힘들어져서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순하던 아이가, 떼 쓰는 강도가 높아지고 물건에 대한 집착과 분리불안이 심화되는 등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동상담센터에서 놀이 치료를 받기 위해 방문했을 때
놀이실에 들어가는 데에도 10여분을 망설이던 해민이는 겨우 발을 들여 놓았다.
아이와 함께 과제에 따라 놀이를 하는 동안 상담 선생님이 모자 관계를 분석했고
나의 인성검사도 이루어졌다.
검사 결과를 듣는 날,
해민이는 엄마와의 애착관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저항애착'이란 범주에 든다고 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양육자에게 몰입해 있으면서 분리, 재결합에 극도로 흥분하고
분노하여 양육자를 밀쳤다가 다시 안아달라고 하는 등 양가적 유형을 보인다고 한다.
나의 인성검사 결과 역시 매우 시사적이었다.
전반적인 현실 적응 상태는 정상범주에 들지만
무기력, 무감동, 우울한 상태는 아이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수준을 낮춘다고 했다.
놀이 과정에서 엄마의 아이에 대한 시선 맞추기, 신체 접촉 정도도 낮다는 분석이었다.
결론적으로 해민이는 생후 7개월에 입양되기까지 시설에 있으면서
정상적인 애착관계 형성의 기회를 갖지 못했으며,
입양과정에서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 보였고
어린이집에도 1년 이상 무탈하게 잘 다니는 듯 했던 것이
오히려 아이의 내면에 해소되지 못했던 욕구가 억압되어 왔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자의식이 싹트는 시점에서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 아닐까?
또한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내재된 방어기제와
상실의 슬픔을 겪어오는 과정에서 굳어진 태도가
아이의 아픔을 살펴줄 예민한 촉수를 무디게 했던 것 같다.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해민아, 더 좋은 엄마를 만나지
왜 이런 엄마를 만났니..'
그러나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노래 가사처럼 처음부터 만나기로 되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만나는 것이니, 지금부터가 중요하겠지.
아, 몇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입양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상담센터에 일단 해민이의 입양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상담자가 모든 문제의 귀결을 입양 사실에 맞추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선경험자들의 이야기!
해민이의 생후 7개월간 이야기는
주 양육자 없이 불안정하게 보냈다는 정도로만 이야기했다.
입양 사실을 들고 세상 속으로 나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외줄타기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공개입양의 대의를 지키면서도 아이의 이익을 위해
상황에 따라 교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또한가지 재미있는 건, 나의 검사 결과에 나타난
'긍정왜곡'이란 표현이었다.
문제를 부인하거나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는 태도,
그리고 과도하게 참고 견디는 태도와
합리화, 지능화를 주방어기제로 삼고 있단 사실!
어허허~ 신이시여...내가 살고자 선택했던 온갖 극복의 몸부림이
요렇게 간단명료한 심리용어들로 정리되는군요..
좀 우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지만
분명한 용어로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구럼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긍정왜곡'이 될지 모르는 '합리화'를 시도해볼까^^
모든 게 잘 될 거야!
왜?
해민이는 복을 타고 난 아이니까!
울 엄니 말씀, 해민이 관상 중 양미간의 모습이
복을 타고 났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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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미
음,,,정말 아기를 정성으로 기르시는...;;;
어..불쌍타..울 또마..ㅎㅎㅎ 대충 알아서 지혼자 잘 크는 중..인데..
엄마가 될 때 아무런 준비가 없었고..엄마가 되고서도 따로 공부도 안하는..저 같은 엄마는 할말이 없어집니다.
긍정왜곡,,이 뭘까요? ㅎㅎ 저도 좀 궁금한 것이..아무래도 찔리는 뭔가가 있나봅니다.
답글
디토
답글
일마레
일마레
디토님! 혹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셨나요?
쓰신 내용을 보면 아동발달이나 심리에 대한 이해도가 꽤 높으신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게 중요한건 아닙니다만...^^; 해민이는 디토님과 같은 문제를 문제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해가려는 현명함을 가진 엄마를 만난게 얼마나 축복인지~ 미술치료가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분명 그럴거구요.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지켜보면 "보완" 이라고 할까요? 분명 애정결핍이든 분리불안이든 문제를 가졌더라도....귀인이나 좋은 환경을 만나 "보완"이 되는...해민이에게도 그런 엄마와 시간을 만났으니 곧 상처가 아물어 새살이 돋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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