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넘의 피임약이 없는 바람에....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9-04-28 18:56

조회수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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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막내숙부와 울 오빠는 4살 차이인데 개월수로 따지면 30개월이 채 안된다

우리 엄마가 시집을 갔더니 갓 돌지난 시동생이 뽈뽈 기어다니고 있었고 곧바로 우리 오빠를 임신했으니

개월수로는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뭐. 이정도는 예전에 있을 수도 있는 일일것이다.

그런데!!

우리 막내 이모와 우리 오빠가 두살차이가 난다!!  울 오빠가 친 막내이모보다 두살이 많다!!


몬 소리냐!! 

우리 외할머니는 큰 아들 큰 딸을 시집장가 보내서 친손주 외손주를 다 보고 난 후, 막둥이 딸을 낳았다는 소리다.

우리 외가와 친가는 실개천을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 앞집이웃사촌이었다

여차저차 온동네 떠나갈 듯 연애를 해서 싸리빗자루로 맞고 머리 깎이고 어쩌고 저쩌고 풍파를 겪은 후

친구 오빠한테 시집간 울엄마,  둘째 여동생 친구랑 결혼한 울 아부지..

그래서 우리 아부지로선 처갓집이 열걸음 안쪽인 곳이었는데, 연애시절 장모한테 뚜들겨 맞은 것을

만회하고 '장모사랑은 사위'를 실천하고자 뻔질나게 처가에 들렀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울 외할머니 살아계실때의 인터뷰.


- 메누리 부끄러바서 아 (막내이모) 젖도 몬주고 있다가 메누리 엄쓸때 아 젖 좀 믹일라카마 사우가 뿌르르 오고, 아는 배고프다꼬 울고,, 우짜겠노. 사우보기 부끄러바서 아 젖 먹일라꼬 도망댕기미 찔끔찔끔 믹있다 아이가'


- 그때 할머니 몇살이었는데?


- 그때 마흔 아이었나.


-와우 마흔살에 이모를 낳았어? (그럼 손주를 삼십대 후반에 봤다는 얘기? 컥쓰....)  할머니 대단해!


- 그람 우짜겠노? 그땐 약이 있었나 뭐시 있었나. 생기는대로 낳을 수 밖에..


지금 생각해보니,, 나이 마흔살이면... 한창때였다는거...... -.-


암튼,,,


우리 오빠가 태어났을때 외할머니는 서른여덟, 친할머니는 서른아홉살이었다는...무시무시한 .... -.-;;

마침 큰외삼촌도 아들을 낳았고 우리 엄마도 같은 해에 아들을 낳았다.

양가 모두 장손이 태어난 것이다

울 엄마와 아부지가 결혼하기 전에 동네 친구였던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는 각자 손주를 보게 되었는데...

(웃기게도 두 분 다 뽈뽈기어다니는 자식이 있었다는거.... 막내 이모태어나기 전에 두살 된 네째 이모가 있었고 친가에는 막내삼촌이 걸음마 연습에 몰두해있던...)


자신에게도 한참 귀염을 떠는 아들이 있었음에도 우리 할머니는 손주인 우리 오빠를 그렇게 귀애 하셨다고 한다. 막내 아들보다, 장손인 우리 오빠를 더 위해 바쳤다고 하니, 그거야 옛어른들의 가치관이니 패쓰..

우리 오빠는 젖살이 올라 투실투실, 그 당시에 우량아여서 보는 사람마다 뽀얗게 잘났다고 칭찬을 했더란다 ( 예전 사진보면 거짓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우리 할머니, 우리 오빠를 안고 ( 걸음마 연습하는 막내 아들은 며느리한테 팽개쳐두고) 실개천 건너

사돈댁으로 손주 자랑을 하러 가셨다고 한다


그래서 두 젋은 할머니들은 각자 장손을 안고 동네 아낙들과 수다를 떠는데,

우리 오빠가 월등하게 살도 토실하니 야물게 생겨서 동네 아낙들이  칭찬을 하면 우리 외할머니는 샐쭉 토라져서 (아니!!! 외손자인데!!  예전엔 친손주와 외손주를 무지막지하게 차별하고 외손주는 가족으로 치지도 않았었다!!) 팩! 하니 방으로 들어가 버리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런데 늘 우리 할머니 승이었냐! 아니다

'아이고 아가 투실투실 뿌연하니 외할배를 쏙 뺐소!' 라는게 동네 아낙들의 평이었고

그럴때마다 우리 할머니는 ' 우리 씨인데 누굴 닮아!!!' 하고 팩 토라져서 개천을 한달음에 건너 왔다고 한다.


DNA가 고루 들어있지, 무슨 외가 친가 씨가 다르겠냐는건 요즘 우리들 생각이고, 예전엔 외탁을 했다고 하면 무지 기분나빠하던 시절이었다.

두 할머니 다 장남에 대한 광신적 사랑이 장손으로 이어져 자기 자식들보다 장손을 더 위해바치고

목숨까지 거는 경지였는데,,, 지금에사 생각하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그 당시, 우리 오빠는 할머니 차지, 우리 막내 삼촌은 우리 엄마가 끼고 살았다고 하니, 막내삼촌이 우리 엄마를 형수가 아닌 엄마로 생각한다는 것도 무리가 아닌성 싶다.


우리 외할머니는 서울에 사는 큰 아들보다 시골에 사는 장손 곁에서 일생을 살면서 생을 마치셨다.

평생 모아두었던 전 재산을 장손에게 남기고서...

대를 잇는다는, 제사를 지내준다는 그 시절 여자에게 있어서 그 장손개념은 종교이상이었는가보다...


우리 아이들 대에서는 이모도 고모도 삼촌도 귀할터이다. 외동아니면 둘 뿐이니..

나보다 어린 이모, 나보다 어린 삼촌,, 이 건 이제 아득한 전설의 고향으로 남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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