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글쓴이 SarA

등록일 2009-04-20 12:39

조회수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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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공지영의 신간.


정말이지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가볍게 읽기 딱 좋은 이 책은


공지영 그녀 자신도 가볍게 쓰기로 작정하고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에세이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사소하고 가벼운 이야기들만을 목적으로 최대한 가벼운 글쓰기를 소신처럼 지키며 연재하는 동안


그녀는 많은 사회적 현안들을 짐짓 외면하느라 오히려 마음이 무겁기도 했을 것이다.


광우병 소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조차도 그녀는 딸과의 대립이라는 사소한 에피소드처럼 넘기며


사회적 발언을 애써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 연재에서 그녀는 스스로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에 말이다.


작가로서의 소명의식을 배제하고


그녀가 가까운 지인들과 잔잔하고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 이 책은,


어쩌면 딱히 기억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일지라 해도


내게 책값 만이천원의 기회비용이 전혀 아까운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병원 침대에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누워 있던 나로서는,


그녀 만큼이나 늘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싶은 나로서는


이 작고 소소한 삶의 조각들이 충분히 위로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배시시 미소짓게도 하고, 가슴을 먹먹하게도 하는 그녀의 감수성에 매료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


불현듯, 아주 오랜만에, 작가가 되고 싶었던 내 오래전 꿈을


가슴 저 밑바닥에서 꿈틀거리게 하기도 했다.


더이상 그녀의 책을 읽는게 두려워 질지도 모르겠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기억한다는 것은 고통일테니 말이다.


글을 쓰며 살아가는 그녀가 못내 부럽다.


글쓰기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과 반비례하는 질투심을 느끼며


그렇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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