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라는 타이틀 때문에 주저없이 책을 사들었다.
딸 하나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에, 세상에 남겨질 유일한 나의 흔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나는 세상의 모든 모녀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딸이 더 성장해서 깊은 대화가 통할 즈음엔 이곳저곳 함께 여행을 다니고 싶고,
딸의 멋진 남자친구와 팔짱을 끼고 이따금 데이트를 즐기면서
딸의 흉을 보며 키득거리고 싶은 로망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세상의 모든 모녀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늘 궁금하기만 하다.
이미 전작 <즐거운 나의집> 에서 살짝 들여다본 전력이 있지만
딸의 관점에서 서술했던 화자가 달랐기 때문에,
어미가 딸에게 직접 화법으로 전달하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그들만의 사생활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살짝 실망감이 들었다.
이 책은 공지영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의 구절들을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소개하는 글이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산문집이 아니라 독서감상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상당한 분량의 구절들을 그대로 발췌하여 인용하였는데 현실적인 나는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작권에 대한 협의는 마쳤을까.
저작권료 지불하면 이 책으로 인한 인세수입이 얼마 안되겠다..등등..^^
어쩌면 그녀의 안티 세력들은 이렇게 떠들지도 모르겠다.
전작에서는 자식들 팔아 먹더니 이번엔 남의 책 팔아 먹는다고.
하지만 한때 생계를 책임져보기도 했던 나는,
대한민국에서 여자가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지 잘 알고있는 나는,
그녀의 글쓰기가 생계와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아는 나는,
그녀가 영혼을 팔아 먹지 않는 이상
그토록 정당한 글쓰기가 온전히 평가를 받고 그만큼 많이 읽히고 팔려서
세 아이 잘 키우며 잘먹고 잘살았으면 좋겠다.
쟝르도 다르고 방식도 다른 전작과 비교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번 책에서 훨씬 더 작가주의적 문체를 느꼈다.
매우 낮고 잔잔하게 흐르는 시냇물처럼 서정적인 문체에서는
그녀의 삶이 매우 평온해졌음을 느끼게 했다.
글에서 묻어나는 일상의 평화로움은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던 시간 내내 전염되었다.
가끔은 지리멸렬해서 일탈을 꿈꾸는 일상이 사실은 이토록 평화로워서 소중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얼마나 망각하고 살아가는지 못내 부끄러워지면서 말이다.
나보다 10년쯤 앞서 살아가는 그녀가 들려주는
삶과 사랑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은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간중간, 그녀가 자신의 쓰린 삶의 경험에서 나왔음직한 촌철살인의 충고와 마주치게 되면,
그녀가 자신의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신의 독자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사랑하는 이가 되풀이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위녕은 이런 말들을 소곤거려줄 엄마를 두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그게 꼭 작가엄마일 필요는 없다.
자신의 딸 혹은 아들에게 이렇듯 호수같은 마음을 나눌 수만 있다면 말이다.
나도 내 딸에게 잔소리 그만 하고 좀 더 호수같은 언어를 나누어야 겠다.
하지만, 내가 여전히 잔소리를 늘어놓는 평범한 엄마일지라해도
이것 한가지만은 공지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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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봉이
나는 내딸의 인생을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싸울때도 있다........ 어젯저녁에 싸우고 아침에 깨보니 내 팔에 안겨서 자고 있더라... 덩치는 나보다 큰게 싸우고 나면 꼭 내 팔을 베고 날 끌어안고 잔다...
응원하면서도 속터지고 열날때가 많으니.. 기대치를 아무리 낮추어도 여전히 내 딸이 삶에대해 더 욕심내기를 바라는 내 욕심이 가시질 않는다는게 참말로 속터진다
답글
사라
일마레
답글
사라
나이 들면서, 먹고 사느라 바빴던 부모님이 내게 좀더 잔소리를 했더라면,,그래서 좀더 눈높이를 올려주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그래서 저도 아직 정신연령이 한참 어린 딸에게 의도적인 개입을 하는 편이죠..하지만 그 애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찾고 자신의 인생을 향해 우뚝 걸어 갈 때까지만 그러고 싶어요..그담엔 묵묵히 지지하고 격려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어차피 그 이후의 인생은 오로지 그 애 몫이니까요...그냥 너무 거친 풍파없이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 있을 뿐입니다...^^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