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는 웃긴다.
이름에 있는 '해(諧)'자가 화할 해, 화합하다, 어울리다..라는 뜻 말고
농담하다라는 뜻이 있어서 그럴까?
두 돌이 갓 지났을 때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누르는 걸 보고
내가 짐짓 화난 말투로 '누가 엄마 컴퓨터 꾸욱~~눌렀어?' 했더니,
눈을 살짝 내려뜨고 입을 쑥 내밀고는
말 그대로 '눼~~'하고 대답하는 것 아닌가!
능청스런 미소를 입가에 흘리는 것까지
정말 사춘기 남자애들 능청 떠는 것과 어쩌면 그리 똑같은지.
아침에 일어나 뽀뽀하며 '잘잤어?'하고 물으면
영락없이 '못잤어!' 하고 답하며 헤죽거리고
'콩이는 엄마 강아지지?'하고 물으면'
'엄마 강아지 아니야, 할머니 강아지야!'
'콩이는 엄마 새끼지?'하고 물으면
'엄마 새끼 아니야, 할머니 새끼야!'하고 열심히 답한다.
잘 생긴 데다 유머까지 갖춘 남자로 자라나면
울 집 문 앞이 상당히 북적일 텐데 걱정이다^^.
오늘은 소아과에 건강검진 받으러 갔는데
콩이의 키가 좀 작은 편이라(30% 선에 속함) 엄마 키를 물어본다.
아이의 예상 키를 알기 위해 필요하다는 거다.
'제가 생모가 아니거든요..입양을 했기 때문에 생모에 대한 정보가 없어요.'
하고 말했더니 의사가 '아 네, 그래요!'하고는 친절하게 건강정보들을 알려 주었다.
평소에 말도 짧고 무뚝뚝하던 분이 오늘따라 너무 자세하게..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입양 사실을 말할 때마다 어떤 반응을 얻게 될까?
그 의사처럼 더욱 친절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호기심에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있고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아이를 새삼 살펴볼 수도 있겠지..
내가 가장 바라는 건 특별한 아이가 아닌 그냥 콩이 그 자체로 보아 주었으면 하는 거다.
엄마로서 너무 당연한 얘기겠지만.
아직은 '입양'이란 단어가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 등 극적인 소재로 활용되는 분위기라 그런지
보통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낯설게 다가가는 것 같다.
나부터도 처음으로 입양가족 캠프에 예비입양부모 자격으로 참여했을 때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생부모의 흔적과 사연을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지 않았던가...
그런 나 자신에게 스스로도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아야 겠지..
다른 이들의 반응에 담담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 자신감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절감하는 데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울 조카와 콩이가 싸우면
조카 속 상한 건 전혀 와닿지가 않는데
콩이 우는 건 진짜로 맘이 아프거든..
피가 섞인 울 조카와 함께한 세월이 얼마인데
이거 일종의 배신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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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맘
저도 해콩이가 여자 아이인줄 알았어요^^
저 같이 생각도 짧고, 내 마음 다 표현도 못하는 사람은....
많은 생각이 오고 가지만 글로 다 표현을 못하네요.
또미님..마음이 제 마음인 것 같아요.
답글
또미
해콩이가 남자아기였군요..함 보고 싶어요~ ^^
[이 짧은 한줄 쓰는데..참 많은 생각이..그리고 지워버린 글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답글
디토
구럼 또미님의 뜻에 따라 콩이 사진 올립니더..^^
메이폴
아아 ,, 그림이 그려집니다.
해콩이가 얼마나 잘생긴 아이인지 사진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디토님이 허락하시면 올리구요 . 다들 까무러치게 ^^
해콩이 한테 '언니'가 많이 보고싶어한다고 꼭 전해주세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