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나 닮았다구 그래!!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9-03-23 19:59

조회수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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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딸이 처음 태어났을때, 우리 가족 모두는 거의 환장을 했다.

엄마에겐 첫 손주, 오빠 부부에겐 첫딸. 내게는 첫 조카였으니, 그 신기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들 조카딸에게 미쳐있었지만 특히 난 완전 미쳐버렸다

울 올케언니 손에 조카딸이 안길새도 없이 내가 안고 업고 목욕시키고  젖먹을때만 언니손에 아쉽게

건네줬으니, 지금 생각하니 울 올케가 날 얼마나 미워했을꼬.

돈이 생기면 조카 옷사고 조카 장난감사고 백일도 안된 인형같은 손에 빨간 메니큐어 발라주고

돌 도  안된애를 데리고 가서 파마까지 시켰으니, 지금 생각하니 얼마나 철딱서니 없이

아기를 괴롭히고 올케를 기겁시켰겠는가 말이다.


'꼬미야'

조카딸이 오물오물 이렇게 말하면 온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아까운게 뭐가 있으랴!


그런데 조카가 점점 커가면서 우리 엄마 입에서 ' 아이고 하는 짓이 꼭 저거 고모닮았네' 하는 말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나왔다.

조카딸이 커가면서 하는 짓이 어릴적 나랑 똑같다는 것이다.

특히 조카딸이 못된 짓 할때 (땡깡부리고 말 안들을때)면 어김없이 '우째 저리 지 고모 어릴적하고

똑같을꼬?' 이랬다

조카딸이 그림을 잘그려도 고모닮아서 그렇고 노래를 잘해도 고모닮아서 그렇고 말대꾸를 해도 고모 닮아서 그렇고.. 암튼 조카딸이 뭔짓을 하든 <고모닮아서> 란 말을 우리 엄마는 입에 달고 살았다.

애가 즈이 엄마 닮지 왜 날닮아?

그래도 우리 엄마는 20년간 주구장창 <고모닮아서>를 굽히지 않는다.


정작 내 딸에겐 <지 에미 닮아서 > 란 말을 한마디도 안하면서...


어제 엄마랑 전화를 하는데, 내 딸이 요새 침대 전기장판이 고장나 안방 침대에서 엄마랑 같이 자는데

전기장판 에 이불을 덮고 자도 발이 얼음장같다고  했다.

'내가 그랬잖아! 겨울엔 보일러 아무리 틀어놔도 양말 신고 잤잖아. 기억 안나? 내 딸이 나 닮았네'

이러면 엄마 입에서 ' 그건 너 닮았구나' 이래야 하는데 , 대뜸 하는 말이

'하이고~~ 그것까지 고모닮았네' 이런다.


울 조카딸이 수족냉증이란다. 걔도 잘때 양말 신고 잔단다, 발이 시려서..

나도 늘 손발이 차서, 그것 때문인지 정말 겨울을 싫어하고 추운게 질색인데 울 조카따님께서도

겨울이 싫고 추운거 질색한다고 또 <고모닮아서> 그렇단다..

내딸은? 왜 내 딸이 나 닮았다고 안하고 거기서 조카딸 얘기부터 나오는데? ㅠㅠ


30년이 넘도록 손발 시렵게 살다가 녹용넣은 한약 두 제를 연달아 먹고 나서는 손 발 시러운게 없어졌다.

내 딸이 수족냉증을 에미로 부터 물려받은게 안스러워 한약이라도 한제 먹이려 하는데

우리 엄마는 계속 <그런거 까지 고모닮았네> 를 중얼거리신다.


아, 엄마!

올케 언니가 기분나빠한단 말야!!

제발 올케 앞에선 고모닮았다구 하지말라구!  즤 엄마 닮았다구 해야 올케가 좋지

시누이 닮았다는 말에 기분좋을 사람 어딨냐구!!!


지난 번 가족들이 모였을때, 조카딸이 뭐라고 툴툴 거려서 '어이구 이 지지배야 넌 어쩜 그렇게 까칠거리냐?' 이랬더니 내 동생이 ' 누나가 그런 말을 하는건 웃기지 않냐?' 이래서 온 가족이 <고모나 조카나 똑같으면서> 라고 우르르 한마디 하는데 귀가 따가워 죽을뻔했다.


암튼 조카딸이 날 닮았다고들 하는데, 이쁘지 , 피아노 잘치지, 도도하지, 뭐. 그만하면 .. 사실 고모닮았네.

고모닮았으면 아마 훌륭한 여성으로 성장할고얌. 암 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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