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잡채를 만들어 봤습니다. 한 몇년만에 만들어 먹은 거 같아요. 이게 기름기도 많고 해서 잘 안 해먹었는데, 얼마전 우리 애가 급식에서 잡채를 먹고 너무 맛있었던가 봐요.
학교 갔다 와서 저에게, 엄마는 잡채를 만들 수 있나, 물어보더군요.
좀 어이가 없으면서도, 내가 그동안 그렇게 뭘 안 해먹였나 싶어 반성도 좀 되고..
그래서 어제 해봤어요. 뭐 맛은 그냥저냥...
우리 남편은 좋은 사람인데, 그 특유의 꼼꼼함이랄까 잔소리꾼 기질이랄까, 그것 때문에 참 사람 힘들고 피곤하게 합니다. 뭘 하나를 해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서. 좀 얼렁뚱땅인 편인 나는 늘 잔소리를 들으며 살거든요. 그런 성격 때문에 제가 조심하는 것도 많은데, 남편의 눈에 나는 늘 헛점 가득한 인간인거지요.
신혼초부터 음식을 하면 늘 맛있다, 소리보다는 이건 뭐가 빠졌고 이렇게 하지 말고 저렇게 해라 일장 연설을 했지요. 듣기 좋은 소리도 자주하면 질리는 법인데 음식 할 때마다 그랬으니.
어느날 그냥 포기를 해버렸어요.
그렇게 잘 하는 댁이 하슈~~하고.
저도 결혼전엔 빵도 굽고 과자도 굽고 특별 요리도 해서 도시락도 싸주고 그랬거든요. 지금요. 그냥 기본적인 밥과 반찬만 해먹고 살아요. 좋아하는 삼겹살이나 구워먹고 찌개 끓여먹고. 별식 먹고 싶을 땐 남편이 직접 해줍니다. ^-^ 이것도 나름 편하고 좋거든요. 우리 애가 엄마는 잡채도 못 만드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는 건 좀 충격이지만. 그래도 난 요리 못하는 여자로, 남편이 해주는 특식 얻어먹으며 살랍니다.
어제도 잡채에 들어갈 버섯을 써는데요. 잡채에 들어갈 재료의 크기를 똑같이 해야 한다고 잔소리. 다 때려치울까하다 잡채 기다리는 아이 생각해서 참았습니다. 크기가 어떻게 다 꼭같을 수 있나요. 좀 커질 수도 있고 좀 작아질 수도 있는거고...게다가 버섯은 익으면 크기가 줄어드는데. 첨부터 똑같이 썰면 씹을 것도 없이 쪼그라들텐데.
뭐 매사 이런 식인거지요. 어제 꽃구경 가자고 약속 해놓고 유리창 닦는다고 난리법석. 내가 베란다유리는 우리가 닦을 수 없다, 고 몇번이나 말 했음에도. 내 말은 안 믿는단거지요. 본인이 하겠다고 우기는거 내버려뒀더니 결국 내가 한말 똑같이 하고 말더군요. ㅋㅋㅋ아 웃겨.
그러게 안 된다고 했는데. 시간 버리고 유리는 더 얼룩덜룩해지고. 그래도 전 잔소리 안 하고 내버려 둡니다. 내가 그래봐야 다음에 비슷한 일 생김 또 그럴건데요 뭐. 나한테 시키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헛수고 열심히 하겠다는 데..뭐. ㅋㅋㅋ
내가 유리창 닦는 남편 보면서 이런 생각하는 줄 알았을까요. 히죽히죽 웃고 있었더니,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오라고 밀어내더군요. 가끔 생각해보면 남편도 참 피곤하겠다 싶고요, 나도 참 피곤하다 싶고요. 어쩌다 이렇게 둘이 극과극으로 만나서 서로를 안타까워하면서 살아가게 되었는지. 좀 웃기기도 합니다.
좀 더 젊었을 땐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한살한살 먹어갈수록 조금씩 더 심해지는 거 같아요. 이러다 나 말라죽지 않을까 염려되지만..뭐 내 살들이 빠지기는커녕 조금씩 불어가는 걸 보니 나도 꽤 적응 잘 해가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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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니맘
ㅋㅋㅋ..
또미님 글을 읽으니 어쩜 우리집이랑 그렇게 닮은 점이 많은지 저 혼자서 계속 크게 웃으면서 읽었네요..ㅎ!
울 남편도 매사에 저를 못 믿어워하죠..본인은 굉장히 완벽한 줄(군인출신이라 더 그런것 같아요.) 알거든요..
내가 보기엔 아닌뎅..제가 하는 일은 뭐든지 불안해하며 못마땅해하거든요..잔소리 ..잔소리,,
이제는 아무리 잔소리해도 그냥 그려러니 하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러요...ㅋㅋ!!
그래서 또 울 남편 저에게 한마디하죠!!
"부인 성격 차~암 좋소"..ㅎㅎ!!
그렇게 생각하던지 말든지..ㅋㅋ!!
이젠 포기하고 저도 저만의 세계에서 잼나게 살려고 해용..ㅎ!
답글
또미
아,,비슷한 남편 또 있다니..큰 위로가...ㅋㅋㅋ
잔소리만 안 해줘도..난 별로 화 낼 일도 없는데..
전 오늘도 울 남편이 닦다가 배려놓은 유리창 보면서 실실 웃어요. ^^
왜 저렇게 사는겐지..ㅎㅎㅎ
송현순
잡채..... 손이많이가는 요리죠
살도 많이찌고
그래서 저도 가끔....아주 가끔하는데요
우리부부도 성격이 A형과 O형의만남이랍니다
제가 O형
그러니 상상해보세요~ㅎ
울신랑이 진짜 사람좋아하고 밖으로만돌던 사람이였는데
올해부쩍 저만귀찮게하네요
늙었나봐요 ㅋㅋ
그런데~저도 살이 점점 더 찐다는것 ㅎ
무슨조화일까요~
답글
또미
우리 집은 O형과 B형의 만남..
제가 오형입니다. ㅋㅋ 울 남편 제가 흉본거 알면 컴터 뽀사버릴텐데요.ㅋㅋㅋ
전 남편이 냉장고 열어볼 때 젤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