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이 있다면........쓰면서도 소름돋는다..바로.......쥐..
딴 여자들은 벌레가 무섭네 뱀이 무섭네하는데.....난 벌레도 잘 만지고,, (바퀴벌레가 눈에 띄면 급해서 바로 손바닥으로..) 뱀도 하나도 안징그러운데 유독 쥐라고 하면 까무러친다.
예전에 서울대공원에 갔다가 왕뱀이라고 엄청 큰 뱀이 있는 우리에서 여자들이 엄마야 징그러를 연발하는데, 난 그 무늬하나까지 자세히 살피면서 이쁘다..하고 보다가,,,
마침 식사시간인지 조련사가 흰쥐 몇마리를 풀어놓는 바람에 꺄아악~!!! 하고 천리밖가지 도망갔다는........
tv에서 쥐가 나오면 얼른 눈을 감거나 리모컨을 돌려버린다. 영화보다가 내가 꺅 소리를 지를때가 쥐가 나올때다...
오죽하면..내가 만일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헌병에게 잡혔다면.......고문필요없다.
그냥 방에 쥐한마리만 풀어놓으면 독립군 명단 싹 다 불어버릴거다....하는 생각까지 해봤을까...
이런 쥐공포증이 왜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아주 어렸을적부터 쥐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난 지금도 햄스터, 다람쥐도 무서워한다 -.-;;
(설치류를 전부 싫어라 한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무렵,, 갓 입학을 했는데 학교에서 숙제를 내줬다.
쥐꼬리를 세개 잘라오란것이다... 전교생에게..
그때 박통때였고,, 총화단결 반공방첩이 학교 건물에 커다랗게 달라붙어 있을 무렵,,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다
난 상당히 고지식한 면이 있었다. 하라면 했다. 융통성이 별로 없는 꼬맹이었다.
학교갈때 손을 모으고 발을 가지런히 해서 학교다녀오겠습니다 라고 하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셔서
두 발을 꼭 모으고 허리숙여 '학교다녀오게뜹니다' 하면서 켁 고꾸라진 적이 있었다...
두발을 너무 딱붙여서 균형이 깨진것이다.
학교에서 쥐꼬리는 잘라오라지... 쥐는 무섭지... 할아버지한테 쥐꼬리 세개를 잘라오랬다고 하면서
징징울었다.
할아버지는 항상 하얀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자그마한 할아버지가 손녀의 숙제를 해주기 위해
다듬이 방망이를 들고 헛간으로 갔다. 거긴 쥐구멍이 많았고 쥐가 살아서 내가 얼씬도 안하는 곳이었다.
난 무서워서 안방 문고리를 잡고 있었는데,,, 뭐가 하나 후다닥 뛰어들어왔고 이어서 한복 고름이 풀어진 할아버지가 방망이를 들고 뛰어들어왔다.
헛간에서 쫒긴 쥐가 안방으로 쳐들어온것이고 바로 내 발을 지나갔던 것이다.
아아아아악!!!!!!!!
쥐를 쫒던 할아버지가 방망이를 집어던지고 경끼를 일으킨 내 손을 따야 했다는....
아무튼 할아버지는 헛간문을 걸어잠그고 쥐 사냥을 했고,, 어쨌든 쥐꼬리 세개를 만들어내긴 했는데,
문제는 이걸 내가 도저히 못갖구 간다는 거였다.
그때 애들은 양은필통에 쥐꼬리를 담아왔다
난,,,, 도저히 그걸 갖고갈 엄두가 안났다...
결국 할아버지는 나랑 함께 등교를 했고.. 내 대신 가지고 온 쥐꼬리를 선생님께 내놓고 검사를 받아야 했다.....
쥐꼬리 검사가 끝날때까지 난 복도에서 있었고, 선생님이 쥐꼬리를 모두 모아 교무실로 가지고 간 후에야
할아버지 한복 바짓자락을 겨우 놓고 내 책상으로 비실거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산아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아마 그 시골에도 보건소에서 나와 콘돔을 나눠줬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는 우리 집에도 콘돔이 지급되었다.-.-
그전에 마을회관에서 애들은 가라,,하고 교육을 한참 시켰던가 보다.
그러나...
그 다음날 집집마다 애들이 풍선을 들고 나와서,, 풍선놀이를 잼나게 했다,,
거기에 물을채워 축구를 했던 창의적인 넘들도 있었다. 우리 오빠가 제일 신나게 차고 다녔다곤 말못혀...
우리집은 그 용도가 달랐다.
시골집 천정은 밤마다 우르르 우르르 쥐들이 올림픽을 열었다.
가끔 천정에서 구멍이 나 쥐가 떨어지는 일도 있었고,,(아마 그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 손을 따야했으리) 쥐약을 섞어 천정에 구멍을 내서 넣어놔도 헛수고였다
그때 할머니가 쥐약을 섞으면서 '쉿,, 저것들이 얼매나 영리한줄 아나? 사램말을 다 알아듣는다.. 이거 섞는다꼬 절대로 말하면 안된데이.. 저것들이 알고 안묵거든' 이래서 날 또 공포에 질리게 했다는...
할머니가 콘돔을 불어 풍선을 만들어서 천정속에 넣어놨더니 그날 천정이 어찌나 조용하던지...
풍선이 움직거리니 쥐들이 놀래서 다 도망간것이다
기억은 이어지는데, 화면은 흑백 사진을 찍듯 정지된 몇컷으로 떠오른다..
한복을 풀어헤치고 방망이를 들고 안방으로 뛰어들어오던 할아버지 모습이 찰칵! 하고 정지되고
할아버지 바짓자락을 잡고 등교하던 모습 찰칵! 정지.
콘돔풍선을 차던 아이들 찰칵!
쥐약을 이빠진 사발에 섞던 할머니의 모습 찰칵!
가끔 어린시절 얘길 하면 막내삼촌이 놀랜다.
'야,, 넌 우째 그걸 다 기억하노? "
모르겠다..나도...
어린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던 무렵... 국민학교 3,4 학년의 기억은 몇가지 없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던 그 시골의 2년은 너무나 선명하게 내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
난 그래서 가끔 이렇게 말한다.
그건 그곳이 내 유년의 뜰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행복했던 기억들이 마당에 수북수북 피어났던 꽃처럼 내 살갗 어느곳에 예쁘게 쏙쏙 스며들어있어서 그런건 아닐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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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준
답글
매향댁
답글
토토션
^^ 정말 누봉님의 글은 너무나 재밌어용~^^
헉! 예전엔 쥐꼬리를 가져오라는 미션이 있었군요.
ㅋㅋ 할아버지가 손녀딸 숙제를 해주시려고 정말 애쓰셨네용~^^
따뜻한 유년시절에 예쁜 기억이네요..
답글
진백맘
ㅎㅎㅎ재미있네요..
저도 이글을 읽으며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였습니다.
답글
떵거리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