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 부터 그랬다. 뱃속에서부터 뒤집혀서 수술로 낳아야 할때부터 알아봤다
뱃속에서부터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되었던 거다.
에너지 과잉이다. 대체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나, 골병들었다. 지금도 친척들이 아들을보면
니 에미 골병들이고 큰 놈이다 넌. 그런다. 하도 극성맞아서.
유딩때, 수영을 시켰다. 하도 체력이 남다르다고 선생이 권해서 개인레슨까지 받게했다. 선생이 국가대표 될 수 있으니
자기한테 맡겨달란다. 운동선수 싫거든요. 취미로 하게 할래요. 거절했다, 박태환보면서 후회 많이 했다 -.-
하도 부산스러워서 피아노 학원을 보냈다, 정서적으로 키우고 싶어서.
학원갈 시간만 되면 잠적이라 온동네를 뒤져서 보내야 했다. 피아노 선생님.... 그냥 애 소질대로 키우세요.. 울듯이 말했다.
피아노 선생님의 정신건강을 위해 학원을 끊어야 했다...
아들이 태권도 학원가게 해달라고 졸랐다. 어차피 군대가서 배울거 , 미리 배우고 가라 싶어서 보냈다. 7살때..
무슨 띠를 따는게 그렇게빨러? 띠 바꿔주는 값이 학원비보다 더 든거 같다. 초3때 3급을 땄다. 검정띠.. 어른되면 3단으로 바꿔준단다. 관장이 진지하게, 자기가 용인대체대 출신인데 보기 드문놈 인 것 같으니, 국가대표로 키우잖다
제 몸 하나 보살필 정도면 됐다고 거절했다. 관장이 며칠을 전화로 애걸을 했다. 제자 하나 키우고 싶다고.
마침 지방으로 이사할 일이 생겼다. 관장이, 애 놓고 가란다. 국가대표로 키운단다.
국가대표 못되면요? 운동만 하다가 다른거 하나도 못하고 국가대표도 못되면요? 아니 국가대표 된다고 해도 그거 뭐에 쓴답니까? 그냥 제몸 하나 지킬정도면 됐어요 하고 미련없이 지방으로 이사했다.
당시엔,,, 박지성도, 박태환도 , 김연아도, 이승엽도 .. 외국에 잘나가는 선수들이 없을때였다...
그런데, 전학간 학교에서 아들놈이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데, 지나가던 축구코치가 보더니 애한테 물어서 내게 전화를 했다
축구선수로 키우고 싶다고...... 증말 가지가지였다... 일하느라 애 보는게 부대끼던 참이라 노는김에 하라고 했다
시합을 해야하는데 합숙을 해야한단다. 감독선생님께 수업에 빠지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여 합숙을 시켰다.
전국유소년축구시합에 나간단다. 몇달 합숙, 기합, 수업에 안빠지긴, 개뿔, 빠져야 한다. 시합날 다가오면.
아침에 눈뜨면 구보, 연습, 수업시간 (거의 졸음) 연습, 기합, 구보, 연습..
애 아빠는 축구선수로 키운다고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를 미리 알아보고 , 나랑 전화로 대판 싸우기도 했다
대표선수 못되면? 그렇다면, 공부도 못하고 머리에 든 건 없고, 매일 합숙하는데, 인성배울 기회도 없고,
다 그런건 아니지만, 난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았다, 책한권 볼 시간이 없지 않느냐. 막 싸웠다
합숙하면 토요일 저녁에 집에와서 겜만하다가 일요일 점심때 합숙소로 돌아갔다.
애한테 뭘 가르쳐줄 시간이 없었다. 그것도 전국시합 나가면 내가 찾아가기 전엔 몇달이고 집에도 안왔다
(덕분에 내 아들은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프로선수로 등록됐었다)
난 내 아들이 책도 많이 읽고 음악도 알고 감성과 지성이 있는 아이로 자라길 원했다. 물론, 소질이 있으면 개발시켜주는게
부모의 도리지만 초딩인데도 불구하고 완전 축구기계로 만드는 그 시스템에 질렸다.
'축구 좋아하냐? 그럼 즐겨라. 네가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축구는 그냥 즐겨. 나중에 조기축구회 회장을 해라'
쬐그만 아들은 진로를 앞두고 고심을 하더니, 축구는 그냥 취미로 하겠다고 말했다.
엄마도 보고싶고,,, (찡.....) 욕하고 때리는것도 참을 수 없고 ( 근성이 없다는 얘기) 그래서 그냥 공부하겠단다.
그렇게 내 아들은 축구선수의 꿈을 접었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느냐? 못한다!!!! 중간정도다. 그러나 난 내아들이 자랑스럽다.
책벌레다. 내 아들의 방은 웬만한 서재 못지 않다. 아니 우리집 서재다.
인사성 밝다고 동네방네 칭찬이다, 1등하는 것 보다 더 기분이 좋다.
얼마전, 엄마가 죽고 아빠가 재혼해서 따로 살고 할머니가 너희들 키워준다면, 그런데 엄마 재산을 아빠가 가져간다면
어때? 하고 물으니, 할머니가 우릴 키워주는데 당연히 할머니한테 줘야지, 아빠가 안준다고 하면 내가 말할거야
라고 하는 지극히 정상적 사고를 가진 아이다.
아들은 지금도 축구벌레다. 땡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에도 5-6시간을 축구로 보낸다.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와도 축구를 한다. 참 좋아한다. 그래서 두달에 한번 축구화를 새로 사야하고
대여섯벌 되는 축구복은 손빨래를 해야한다 (흙투성이라서 세탁기 넣으면 안된다)
가끔, 이렇게 좋아하는데, 괜히 말렸나 싶다.
그런데,,,
조성민 사건을 보면서, 야구선수들 도박파문을 보면서,, 내 옹졸하고 편협한 생각은 , 그래 선수시키지 않길 잘했어 라고 생각한다.
난 내 아들을 잘 안다. 뱃속에서 부터 고생시킨, 에너지 넘치고 부산스러운 아이. 그대로 놔두었으면, 인성교육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난 내 아들을 잘 안다. 서점에가서 같이 책을 읽고, 어린이 연극을 자주 데리고 가고 (지금은 영화와 뮤지컬을 같이본다)
어른들한테는 무조건 인사하는 버릇을 들였기에 망정이지, 사실, 안그랬으면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사고쳤을 거라는걸.
큰외삼촌의 단짝이고, 큰아빠의 자랑거리가 된 아들.
내 인생이 실패했다고 치고, 내 인생이 아무것도 아니라치고, 그러나, 내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것은
아이의 인성교육이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사리분별을 하고 올바른 청년으로 자라게 된것, 그게 내가 세상에 공헌한 일이다
아직 사춘기고 얘길하다보면 애기다. 그러나, 인생에서 옳고 그름이 뭔지, 사람의 도리가 뭔지 안다는게
고맙다.
조씨같은 가치관을 가지지 않아서. 무료한 시간엔 책을 읽을 줄 알아서,
난 참 고맙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게 헛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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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봉이
예전에 한번 안풀어놨었냐? 장기간 운전을 해서 태워가면서 읽기쉬운 만화로 된 책 몇권 던저놓으면
심심해서라도 딜다보고, ㅡ그게 반복되니까 버릇이 되더라. 글구 애들하고 책 대여점 가서 같이 만화책 빌려와서 과자먹으면서 같이 배깔고 보고, 그러다 보면 읽는다는 것에 대해 습관이 되더라니까.. 애하고 서점갈때, 먹을거 인심쓰고, 같이 서점가서 앉아서 도둑책 일고, 이것도 잼나고.. 암튼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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떰
부럽다...도대체 책 읽기는 어떻게 강요,,,아니 권유하는 건지?
울 딸이 엊그제 그러더군요. "엄마 누구네 갔었는데, 그집 엄마가 걔한테 막 화내더라.근데 왜 화냈냐면. 이번달엔 책 열권밖에 안 읽어서 그랬대.." 세상에 이렇게 사는 착한 애들도 많은디..
울딸은 왜 그러는지. 울딸과 저 그냥 서로 쳐다보면서 막 웃었어요.
반성 좀 하자...그랬는데. 참 한숨 나요. 엄마는 너에게 잘못한게 너무 많은거 같다..대놓고 말할수도 없고..비법 좀 풀어보시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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