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10월은 즐거운 추억도 많이 있지만은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나는
달이랍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네요…
가을 비라고 해야 하나요?
겨울 비라고 해야 하나요? 아직 눈이 내리지 않았으니… 가을비라고 해야겠네요. ^^
10월 달은 제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가 유난히 많은 것 같아요.
아버지 기일, 결혼기념일, 그리고 제 생일까지….
10월 이맘때쯤이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요.
저희 결혼기념일 전날 돌아가셨거든요.
사실 아버지께서 저희 결혼하는거 반대 하셨었거든요.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은 승낙하셨지만 아버지 욕심에 맏사위니까
더 근사한 사람으로 맞고 싶고, 또 그래야 당신 딸이 더 행복해진다고
생각하셨던거 같아요.
제가 드라마에 나오는 딸처럼 못되게 굴면서 부모님 속썩이고 결혼할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되더라구요...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말이예요.
나중에는 맏사위라고 그래도 제일 든든해 하고 지원도 많이 해주셨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참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불효자식이니까 그 동안
잘못한 것이 너무 많이 생각나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 시골에서 어렵게 농사를 지으셨어요. 젊은 시절 자기 땅 하나 없이소작농으로 일하시면서 아끼고 아껴서 산 땅은 돌과 풀이 무성했던 산밭이었어요.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저를 지게에 앉혀 그 밭으로 데리고 가서는 무지 감격스러워 하셨어요. 우리 땅이 생겼다고요.
그때 그 밭에 찔레꽃이 유난히도 많이 피었었네요… 가끔 아버지가 찔레를 꺾어 껍질을 벗겨주면 먹었던 생각이 어렴풋이 나요.
하얀 찔레꽃이 예쁘기는 했지만 아버지는 그 찔레 때문에 엄청 고생하셨네요.
매일 매일 밭에서 수 많은 돌들을 골라내고, 뿌리가 깊은 찔레를 파 내느라
손 여기 저기에 찔레가시에 찔려 피가 나곤 했었어요.
밤이면 손톱 밑에 들어간 찔레가시 때문에 욱신거리는 손을 부여잡고 끙끙 앓으시다가도 이른 새벽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밭으로 향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자식들 당신처럼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참, 열심히 사셨는데 못난 저는 아버지의 그런 고단함을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왔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장농 정리 하면서 또 한번 많이 울었어요.
옷장에 낡고 헤진 옷들 투성이더군요. 자식들 취직해서 돈 벌어서 생신 때마다 사다드린 새옷은 고스란히 쌓아 두셨더라구요.
한번도 입지 않으신 새 옷도 있었어요. 자식들이 안 입는 헌 옷, 구멍 난 옷도 기워 입어서 창피하단 생각이 들어 한번은 제가 도대체 왜 그러시냐면서 화를 낸 적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시골에서 농사 짓는 사람이 새 옷을 입고 일하면 뭐 하겠냐면서 나중에 손자 손녀 결혼할 때 입으면 된다고 그냥 껄껄 웃으셨었는데……
아버지 옷을 산소에서 태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 산소는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에 아끼시던 그 산 밭 근처에요.
지금은 옥토가 되어 뭘 심어도 농사가 잘 되는 땅이어서 아버지가 가장 아끼셨던 밭.
수 많은 돌덩이를 골라내고, 찔레 가시에 생인손까지 앓으면서 가꾸신 땅이여서 다른 땅은 다 팔아도 이 땅은 못 팔겠다고 끝까지 가지고 계셨던 땅이지요.
10월이 되면 참 많은 생각들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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