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 4. 1, 공주의 일기
오늘은 지리산 대장정의 첫날이자 악몽의 하루였다.
세상에나.. 똥냄새를 능가하는 방구냄새를 맡아보긴 난생 처음이었다.
기절했다가 깨어났는데, 사오정의 엉덩이가 보였다.
그것은 공포 그 차체였다.
# 1998. 4. 2, 공주의 일기
그렇게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사오정은 고무마 찜만 먹었다.
우리는 까스를 날리기 위해 지포라이터로 사오정 엉덩이쪽에 대고
산행을 계속했다.
세상에나! 그렇게 무서운 방구는 난생 처음이었다.
난 다행이 위력이 약할때여서 손에 화상을 입는걸로 끝났지만,
손오공과 저팔계는 눈썹과 앞머리카락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차라리 집에 가고 싶다.
# 1998. 4. 3, 공주의 일기
시어정은 뭐를 먹어도 절묘한 화학반응으로 무서운 무기를 만들어 냈다.
우리는 사오정을 행렬 제일 뒤로 보냈지만 뒤에오시던 아주머니를
도와드린다고 그가 돌아설 때마다 황색의 독가스를 마셔야 했다..
몸부림치며 쓰러지던 저팔계와 손오공의 한맺힌 절규가 생각난다.
"저 엉덩이.. 저 .. 엉덩이에... 말뚝을..."
# 1998. 4. 4, 공주의 일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사오정이 차에 올라 손을 흔들며 떠나갈 때,
우리는 서로를 얼싸안고 울었다.
저팔게가 살아있는것이 믿기지 않는듯 자신의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며,
그저 흐르는 눈물을 훔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