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세상에는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과학과 이
성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건발생일 : 19**년 집중 호우가 내리던 여름
사건발생지 : 경북 **시 재개발아파트 공사장
피 해 자 : 김성주(가명, 두개골 파열에 의한 사망)
피 고 인 : 전이철(가명), 변 호 인 : 정순호(가명, 국선변호사)
중앙아파트(가칭) 공사장 미장공이었던 피해자 망 김성주는, 피고인 전이철에 의
해 살해되었고, 시체를 유기했음이 물증 제1, 3, 4호와 기타 서증으로 보아 확실
함으로, 피고인 전이철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한창 공사가 진척되던 중앙아파트 공사장 함바(인부들을 대상으로 한 간이 식당
을 속칭)에 소외 김미숙(가명)이라는 과부 주방아줌마가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참하고 이뻤기에 온 홀아비 인부 아저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 중 착하고 성실한 피고인 전이철이 김미숙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 둘은 결혼
까지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십장이라는 지위를 십분 이용한 피해자 김성주의 갖은 술수와 농간으로
둘 사이는 멀어지고, 김성주는 김미숙을 빼앗아 내연의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성실하고 착한 반면 우직하기만 했던 전이철은 이에 격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
는 날 술을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퍼 마시고 김성주를 공사장으로 불러 내었다.
김미숙은 내 사람이니 가지고 놀 생각 말고 물러 나라는 전이철의 간곡한 부탁에
도 불구하고, 김성주는 빈정대며 무시하고 모욕하는 발언을 하였다.
이에 격분한 전이철은, 주변에 널렸던 돌을 집어 들고, 엄청난 힘으로 내리쳐 김
성주의 두개골 상부를 함몰케 하였고, 뇌수가 주변으로 쏟아져 내렸다. 돌발적인
사태에 당황한 전이철은 김성주의 시체를 끌고 건축중이던 ***동 ***호의 거실
내벽에 시체를 묻고 미장공으로서의 실력을 발휘해 감쪽같이 시멘트로 발라 버렸
다.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김성주는 실종사건으로 분류되어 영구 미제로 남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주민들이 입주하고 몇 달이 지난 어느날, 문제의 그 집에 살게된 것은 젊은 신
혼부부였다.
남자는 당시 한창 뜨던 증권회사의 유능한 사원이어서 거의 집을 비우다시피 했
고, 여자는 평범한 새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댁은 하루 중 낮 12시와 밤 12시만 되면 어디선가 아주 희미
하게 "비비비빗~ 비비비빗~ 비비비빗~"하는 전자시계 알람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엔 옆집인가 했지만, 옆집 아줌마네는 그런 알람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래
윗집도 마찬가지였다.
묘한 공포심과 예감에 사로잡힌 새댁은 그 사실을 남편에게 말했고, 거의 자정을
넘겨 퇴근하던 남편은 확인하고자 11시 30분쯤 귀가, 문제의 알람 소리를 확인했
다.
직감적으로 뭔가 있음을 알아차린 남편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 은밀히 조사해 보기로 했다. 마침 증시가 마감되는 12월 말이
어서 업무를 마무리한 그는 주변의 공인중개사에게 들렀다.
이 아파트 건축 당시에 무슨 일이 없었냐는 그의 질문에, 부동산 할아버지는 모
른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인부 중 십장 하나가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는데, 그럴 만한
이유도 없었고, 아직도 실종된 상태" 라고 속삭이듯 전해 주었다.
남편은 직감적으로 벽 속에 그 십장의 시체가 매장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단은 직접 확인해 본 후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집을 팔 작정이었다.
공구상에서 콘크리트를 뚫을 수 있는 전동공구와 기타 도구들을 구입, 집으로 돌
아간 그는 재차 확인하기 위해 자정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12시가 되자 예의
그 알람 소리가 울렸고, 새댁은 새파랗게 질린 채로 거실 구석에 서서 남편이 벽
에 드릴을 박는 것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뚫어 가자, 드디어 직경 5cm 크기의 구멍이 벽에 뚫렸다. 가루도 치우고
땀도 닦을 겸 드릴을 치운 남편은 갑자기 으악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그 구멍으로 증오와 살의에 번들거리는 눈알 하나가 보였기 때문이다.
새댁은 남편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듣자 마자 기절했다.
뒤로 넘어지면서 응접 탁자에 부딪힌 남편은 잠시 정신을 잃었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린 그는 손에 든 전동 드릴을 무기삼아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구멍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러자, 이번엔 아까의 그 눈알은 어디론지 사라지고, 핏빛보다도 새빨간 입술이
보였다. 그것은 퉁퉁 불어서 보기에 끔찍할 정도였다.
남편은 도저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시체가 매장된 것은
이미 1년 가까이 된 상태였다.
이미 썩어버렸거나 말라 비틀어졌어야 할 시체였다.
남편은 온몸에 한기를 느끼며 드릴을 꼭 쥐었다.
그러자, 그 새빨간 입술이 지옥에서 들려오는 음산한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