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철들지 않겠다.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09-12-09 10:05

조회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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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자는 군대에 다녀와야 철이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하나의 의문이 생깁니다. 철이 든다는 게 무엇일까?

아마도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 대신에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가게 된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뒤집어 보면 통치자가 보여주는 대로 보고, 원하는대로 사고하며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존재로 변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이런 걸 철든다고 말한다면

나는 영원히 철들기를 포기하겠습니다.


며칠 전에도 모 고등학교의 해병대체험이 불거졌습니다.

복도에서 떠들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교복의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또는 지각을 하면 벌점이 주어진답니다.

그리고 벌점이 10점을 넘으면 학부형을 불러서(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고, 그래도 15점이 넘으면 1박 2일의 해병대체험에 보낸다.

이것이 교칙이랍니다. 왜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문제아(?)들은 혼쭐을 내줘서 내 아이의 공부에 방해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믿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차피 내(부모)말도 안 듣는 놈이니 혼내줘야한다고 생각하나요?

이유야 어쨌든 적어도 하나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이 들기는 커녕 반발심만 기를 것이라는 겁니다.


해병대체험에 보내지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연령 또한

점점 어려져서 초등학생들도 입소를 한다고 합니다.

그 부모들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러워집니다.

군대나 군인이 무엇인지? 한 번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텐데

도통 생각을 하려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군인은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들이고, 인명살상은 필수요건입니다.

군대는 살인무기를 양성하는 곳이고, 그 꼭지점에 해병대가 있습니다.

그 말은 가장 비인간적인 곳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 곳에서 아이들이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울음을 터뜨린다!

그럼 철이 든 것인가요? 물론 그것이 목적은 아니겠지요.

무한경쟁의 체제 속에서 내 아이의 경쟁력을 생각하겠지만

아이의 영혼에는 평생 상처로 남을 것입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자유로운 영혼을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그래 난 철들지 않을 것이며 내 아이 또한 철들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배계층이 볼 때는 골치 아픈 존재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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