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후들후들.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09-12-04 08:24

조회수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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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낮에 여덟살 바기 준성이가 놀러왔습니다.

'오늘은 또 뭘 하고 놀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저녁은 뭘 해먹지?'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뜻합니다.

그래 오랫동안 꺼내지 않았던 카드를 꺼내듭니다.


"다향아, 오늘은 인라인스케이트 탈까?"

"예, 예, 예, 인라인스케이트 타요."

묻기는 다향이한테 물었는데 준성이가 손을 번쩍 치켜들면서 환호합니다.

그래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로 했는데 '어디서 탈까?'고민이 됩니다.

인근에 - 아니 우리가 알기로는 -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다가  씨에스호텔주차장로 갑니다.

그곳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탑니다.


혜준이한테 배웠다는 준성이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즐거워합니다.

일곱살 때 처음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접했던 다향이는 실력이 줄었습니다.

기본적인 자세도 모두 망각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자세는 알고 있지만 나 역시도 4년 전만 못합니다.

앞으로만 갈줄 알지 설 줄도 모르고, 회전도 안됩니다.

샛이서 그 솜씨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놀았습니다.

둘이 한편이 돼서 나를 잡겠다고 졸졸 쫓아다닙니다.

'한 시간이나 놀았을까?'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몸은 땀으로 젖었습니다.


어제도 두 아이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자고 난리입니다.

안 하던 짓을 해서 밤새 앓은 난 그것을 피하고 싶은데 자꾸 조릅니다.

청바지의 주머니 곳곳에 나뭇가지를 꼽고 다니던 준성이가 넘어졌습니다.

뱃가죽에 생채기가 조금 났습니다. 준성이가 하루 쉬겠답니다.

그래 산보준비를 하는데 다향이가 기어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겠답니다.

그래 컨벤션센타 뒤로 갔습니다.


예전엔 초콜릿모양으로 만들어진 벽돌 사이로 듬성듬성 잔디가 있었는데

뭔 대회를 한다고, 각국의 귀빈들이 온다고 시멘트를 깔아버린 곳입니다.

그런데 시멘트바닥의 면이 아주 매끄럽습니다.

선만 죽 그어주면 인라인스케이트장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 넓은 공간에서 둘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탔습니다.

매끈매끈한 바닥이 마음에 드는데 다향이는 투덜거립니다.

미끄러워서 싫으니까 내일은 씨에스호텔의 주차장으로 가자고 합니다.

'흥보가 기가 막혀, 흥보가 기가 막혀...' 속으로 노래합니다.


해거름이 길어집니다. 몸은 또 땀으로 흥건히 젖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혓바늘이 돋은 입 안은 까끌거립니다.

안 하던 짓을 하니까 온몸이 뻑적지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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