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자를 위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며
지난 한주간 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하는 촬영이 어색하고 두서 없어
대체 무슨 내용이 찍혔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모두 잊어버리고 그저 편집자가 신의 손길을 발휘하여
어디선가 고통 받는 이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마지막 촬영 날, 민이가 잠든 대관령 옛길로 해민이와 함께 떠났습니다.
다행히 눈비는 오지 않았지만 엄청나게 강한 바람이 몰아쳐 촬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해민이가 민이 나무를 향해 외쳤습니다.
'민이 누나! 꽃 던질게!'
보랏빛 들국화 다발이 해민이 손에서 힘껏
벼랑으로 날아갔습니다..
찬 바람 탓에 입이 얼어붙어 말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촬영 팀은 끈질기게 버티며 나의 말과 그곳 경치 곳곳을 담아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해민이는 피곤했는지 칭얼대더니
오늘 대관령에 가져갔던 민이 유품- 민이의 샌들-을 꺼내
자신이 신겠다고 발을 들이밀며 떼를 썼습니다.
'네 발은 너무 커서 안 들어가. 샌들 찢어지겠다'하면서
신발을 상자에 넣어버렸더니 몹시 서럽게 울어댑니다.
신발 상자를 들고 자겠다고 하면서
상자를 베게 위에 던지길래 제가 화를 냈어요.
왜 물건을 던지냐고...
제 말과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분노를 느꼈는지
해민이는 더욱 심하게 울기 시작했어요.
민이 샌들을 안고 자겠다고요.
결국 샌들을 손수건에 싸서 품에 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오래도록 대관령에서 불던 바람이 제 가슴 속에도 불었습니다.
평소 민이 이야기를 해민이에게 한 적이 거의 없고
해민이 앞에서 눈물 흘린 적도 없었는데
요 며칠간의 경험이 해민이에게 혹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민이에 대해 깊은 얘길 할 땐 제작진이 해민이를 따로 데려가서
놀았기 때문에 아이가 별 느낌 없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엄마의 스트레스를 느꼈던 걸까?
그러나 편집 후 씨디를 보내준다고 하니
민이와 해민이가 하나의 화면에 담긴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찾게 됩니다.
외주제작사 촬영이라 방송3사에서 채택될진 아직 모르겠어요.
울며 잠든 해민이를 생각하며
이젠 좀더 밝은 엄마가 되어 더 많은 사랑을 해민이에게 줄 것을 다짐해봅니다.
(아 참, 대관령 칼 바람 속에 놀라운 것을 찾아냈어요.
굵은 마디 마디가 박힌 나무에 봉오리 같은 것이 돋아나 있더라고요.
만져보니 부드러운 것이 나무 끝 뿐 아니라
마디마다 뭔가가 움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분명 나뭇가지 감촉은 아니었어요.
아..그 혹독한 바람 속 벌거벗은 나무에
생명의 싹이 돋고 있었을까요?
누군가 제게 해준 말,
'얼지마!
울지마!
부활할 거야!'
그 말을 사별자 모임 엄마들께도 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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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야
디토님 정말 대단하신분 같아요..!!
꼭 좋은일 있길 바래요... 수고하셨어요
답글
내조의 마녀
답글
스위티
답글
미즈천사
촬영하시면서 디토님의 마음이 조금은 치유가 되셨는지...
더 아파지신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답글
teresung
정말 큰일하셧군요
꼭 좋은일 잇기를 바래요
답글
현이
디토님 큰일 하시는 분이시네요
수고 하셨어요
답글
SarA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