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화장품냄새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 값비싼 향수도 내겐 무용지물이지요.
당연히 내 얼굴에 바르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춥고 건조해져서 살이 트지 않느 한 그냥 지냅니다.
1992년, 처음 만난 정희씨가 마음에 들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화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이었기 때문입니다.
딱 한번, 화장품냄새가 좋았던 적도 있습니다.
1986년 7월에 군에 입대를 했습니다.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는데 하필이면 장마철이었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온종일 행군을 하느라 훈련복에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군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질척한 진흙으로 범벅된 걸
저녁마다 닦아놓았지만 곰팡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몸에서도 내무반에서도 퀘퀘한 냄새만 가득합니다.
영밖을 행군할 때 장맛비가 잠깐 멈추었습니다.
그때 한 아가씨가 행렬과 반대방향으로 지나갔습니다.
그때 맡은 화장품냄새는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뒤로 또다시 화장품냄새는 별로입니다.
'차이코프스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 한 여인 오랫동안 차이코프스키를 지원합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차이코프스키의 작곡과 연주회를 지원합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여러 차례 만나기를 희망하지만 베일 뒤에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합니다.
그 여인이 화장대에 앉아서 화장을 하는데 손끝이 파르르 떨립니다.
가슴도 떨리고, 얼굴에도 파르르 경련이 일어납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일찌감치 깨달았습니다.
"화장한 여인이 아니라 화장하는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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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미
음, 남자들은 그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나..봅니다. ^^;; 여자들 입장에선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과정일 수도 있는데..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땐 화장 안 해도 예쁘다고 생각했고. (ㅋㅋ) 그러고 다녀도 흉하다는 사람이 없었는데요. 그때보다 나이가 드니, 맨얼굴이 참 부담스러워집니다. 스스로가.
피부에 세월의 흔적이 하나둘 보일 때..예전처럼 맨 얼굴도 예쁘다..소리는 쏙 들어갑니다.
그냥..그럴때도 있었다...라고 말..하지요.
어쨌거나..밥남님 부부는 참 잘 만나서 참 잘 산다..는 생각이 듭니다. ^^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아닙니다 또미님.
화장하는 과정을 더 아름답게 인식한다는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곱게 화장한 얼굴을 더 좋아할 수 있습니다.
전 제 주름을 사랑합니다.
이것 역시 남자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단지 내 주름이 편안하고, 활짝 웃을 때 아름답기를 소원합니다.
미소를 짓는데도 짜글짜글한 주름이 아름답지 않다면...
그래 나이가 먹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한다고 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