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의 웃음이 예쁜 날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09-11-11 23:05

조회수 1,418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엄니 웃음이 예쁜 날

  뭣이 좋은 거라구.
  내 감기가 아직인데 엄니가 감기라며 누우신다. 에구~우. 엄니요. 내나 나으면 앓으소. 그러나 그게 어디 내 뜻대로 되는 일인가. 팔자타령을 늘어지게 지절거리며, 질질 몸을 끌어 주방으로 들어간다.

  엄니 죽을 앉힌다. 주방에서 소리가 나니 반가우신가. 엄니가 방문을 열고 빼꼼히 내다보시며, 생긋 웃으신다.
  "이제 다 나은 겨?"
  오늘은 엄니의 생긋 웃는 웃음이 밉다. 이제 좀 고만 일어나라는 압력 같다.
  "와요. 시켜먹을 일 생각해 놓으셨슈? 뭐 시켜 먹을라구?"
  요, 요, 요, 못된 년의 며늘 년 입질 좀 보소. 그리 말 안 해도 좋을 것을…….

  "시켜먹긴 뭘 시켜먹어 돈 없애고.……. 그냥 밥 먹지."
  "???"
  이럴 땐 엄니의 시원찮은 청력이 고맙다. 듣기에 좋은 말만 건져서 들으신 모양이다. 잡수실 것을 시켜다 드린다는 소리로 들으신 모양이다.

  이럴 땐 한 마디 더 해야 한다.
  "나 앓구 났다구 엄니가 짜장면 시켜 준다시는 줄 알았제."
  "짜장면 묵고 싶으냐?"
  "아녀요. 그냥 해 본 소리유."
  "아녀, 아녀. 니 입맛 없제? 그려. 내가 사 줄 겨."

  달려들어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며 성화시다. 속바지에 매달린 주머니를 뒤지느라 부산하시다. 기여히 짜장면을 시키라하신다. 아닌 게 아니라 침이 소태구먼. 짜장면을 한 그릇 먹어? 어디 엄니한테 얻어먹어 봐봐 봐?

  "참말로 짜장면 시켜유?"
  "그러라니께."
  "엄니는 울면 시켜유?"
  "나는 이빨 새에 국시가 껴서……."
  "그럼 나도 안 먹어유."
  화들짝 놀란 엄니가 정색을 하시며,
  "그려. 그려 나두 먹을께."

  엄니가 생긋 웃어 보이신다. 이쁘다. 짜장면 한 그릇에 엄니의 생긋 웃음이 예뻐졌다.

  엄니요. 이년은 이리도 못된 며늘 년이었구려  ㅜㅜㅜ.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글수 글수(36,877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1908   남편이랑 한잔해여 1 예쁜애기..2009-11-141289
21907   먹음직 보암직스런 감이 주렁주렁.. 2 현이2009-11-141188
21906   김장 이겨울님..2009-11-141300
21905   화장하는 여인. 2 밥상차리..2009-11-141912
21904   한잔하구있어여 1 예쁜애기..2009-11-141329
21903   숫자세기 서툰 울 딸이랑 숫자 공부하고 있습니다~^^ 숫자세기..2009-11-131537
21902   그냥.. 이겨울님..2009-11-131397
21901   강아지가 사람보다 낫네ㅠ 이승필2009-11-131684
21900   가족여행 떠나요...^^ 2 초콜렛2009-11-131672
21899   오랜만의 주말다운 주말~! 2 최민기2009-11-131570
21898   철없는 진달래 구경하세요 5 현이2009-11-131270
21897   두피샴푸 효과 있을까요 ?? ^^;; 2 민진2009-11-121698
21896   큰아이때문에 2 김수연2009-11-121724
21895   고구마 방구 6 밥상차리..2009-11-121971
21894   숨쉬기가 힘드네여 2 예쁜애기..2009-11-121370
21893   겨울은 다가오는데 보일러가 걱정입니다 뚜비2009-11-121382
21892   의료보험 카드가 알려준 아들소식 2 배해순2009-11-121603
21891   탐폰에 대해서 ㅋㅋㅋ 2 답순이2009-11-121533
21890   큰놈 이야기 2 소엽2009-11-121411
21889   방귀 뀌는 여자.. 3 이겨울님..2009-11-122311
21888   독감.2차. 이겨울님..2009-11-111215
21887   엄니의 웃음이 예쁜 날 4 만석2009-11-111419
21886   신종플루때문에 아이가 하루종일 집에 있어요 ; 1 푸라푸라..2009-11-111219
21885   택배요~~~~~~~ 4 ㅁ궁화2009-11-111397
    축하축하!! 만석2009-11-111125
21884   내 식탐 어찌 좀 해주세요 T.T 2 냐옹냐옹..2009-11-111622
21883   [펌] 죽, 간식, 비상약, 좌훈쑥찜질패드, 우리 아이 수능 준비 지침서! 이쁜이2009-11-111366
21882   아름다운 단풍처럼 고운날들 되시구요 2 현이2009-11-111288
21881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2 차미화2009-11-101252
21880   방귀쟁이 4 송화2009-11-101329
21879   대학 전공 진로문제~~ 2 나의나무..2009-11-101321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