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무렵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통...
아버지가 위독하시니 병원으로 오란다.
입원과 동시에 중환자실로 옮겨진 아버지는 별도의 처치를 취하기도 전에
그 밤 그 새벽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자가 되었다.
결혼한 딸이 보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는 나의 아버지...
결혼하고 첫 생일 그날은 나에게도 가족 모두에게도 잊혀지지 않는 날이되었다.
해마다 돌아오는 나의 생일에 슬픈 기억을 덜어주기 위한 가족들의 배려로
아버지의 기일은 평소 우리가족이 사용하지 않던 음력의 날짜를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슬픔이 덜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번, 세번 반복되는 그리움에 슬픔만 깊어졌던 것 같다.
혹자는 기일을 정할때 살아계신 마지막 날로 하는게 옳다는 분도 계시고
돌아가신 그 날을 기일로 정하는게 옳다는 분도 계신다.
크리스챤 집안이었고 친가 외가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 살아계신 상태라
그런것에 대해 잘 모르던 우리는 그냥 아버지의 돌아가신 날을 음력으로 계산하여
해마다 그날 아버지를 생각하여 가족 모임을 갖기로 했다.
그런데 운명의 아이러니함은 이럴때 발동된다고 밖에 볼 수가 없나보다.
이듬해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살아계셨던 날 나는 나의 큰 아이를 낳았고
아버지의 첫 기일이자 결혼하고 나의 두 번째 생일이었던 다음 날은 또
탄생의 기쁨과 감사 보다는 그리움에 사무친 날이 되어버렸다.
오늘 벌써 돌아가신지 십수년이나 된 나의 아버지의 얘기를 하는 것은
내일이 아버지의 기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이렇게라도 토로하고 싶었다고 할까?
원래 무신경함과 고지식함을 완벽하게 갖춘 남편이기에 평소 친정에 가자고
조르지도 않고 나이드신 어머님께 잘하고자 나름의 최선을 다해왔건만
내일이 아버지의 기일이라는 나의 전화에 남편은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한마디를 던졌다.
'어쩌라니? 낼 아버지 제사니까 아버지 산소에 다녀오자는 거지!' 라고 답하고 전화를 내려 놓는데
오늘 어머님댁에 가려다가 어머님이 강원도에 가셔서 밤늦게 인천에 오신다기에 낼로 미룬 약속이 생각났다.
아마 남편은 돌아가신 장인어른을 일년에 한번 찾아 뵙는것 보다는 살아계신 어머님과의
약속이 중했었겠지...
사실 내일 낮 아버지 산소에 다녀와서 동생 가족과 저녁도 먹기로 했는데 남편에게는
구차해질것 같아 말도 안했다. 남편은 당연히 낮에 산소에 다녀오면 저녁에는 시댁에 가는 거라
생각할텐데 일년에 한번 있는 장인어른의 기일을 친정 식구와 함께 보내고 픈 맘을 어찌
몰라주는지...정말 이럴땐 내가 이 남자의 뭐가 좋아서 그리 일찍 결혼을 서둘렀나 싶다.
자신의 부모님이 귀하면 아내의 돌아가신 부모님도 귀한 줄 왜 모르는지
그동안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며 내가 어머님께, 시댁에, 남편에게 정성을 쏟던일들이
갑자기 보상 받고 싶어지는 날이다.
말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데 남편의 무신경한 말 한마디에 나의 맘에는 커다란 돌덩이가
하나 올라온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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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궁화
우찌 그렇게 말을 하시나?
같이 가지는 못할 망정...
내부모 중요하면 장인어른 제사도 중요 하련만....
시집 식구들에게 잘 하면 ...마음에 가책은 안 느끼시는지....
서로가 기분 좋을때 이야기 나눠 보세요
답글
또미
에휴...........!
어째서 말을 그렇게...오늘..이네요. 잘 다녀오시구요. 시부모님에게 말씀드리고, 친정식구들과 함께 하세요. 무신경하고 무뚝뚝하고 말 쉽게 잘 하고..하는 것..고칠 수 있는 거예요.
남편과는 조근조근...대화를 좀..해보셔야..얼마나 섭섭하고 맘 아픈지,,꼭 알게 해주세요.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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