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

글쓴이 나징이

등록일 2006-06-01 16:41

조회수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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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 연애 히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왜 여자는 자기에게 잘해주는 남자는
..아... 그남자가 좋았는데....
하고 남게 되는 걸까?
(왠지 s&t City의 캐리 말투가 되어 가는 듯하다..)
 
예전 어릴 때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홧김에 본 선에서 H그룹 대리 남자가 나온 적이 있다.
일단 성격 허허실실 참 좋아보였다.
취향도 뭐.. 말도 잘 받아주고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 이쁘게 받아주는 걸 팍팍 느꼈다.
집안도 참 좋았고, 일단 나한테 넘어왔다는 표시가 팍팍 났다.
근데.. 뭐가 부족했을까?
어딘가 모자란 점을 찾다가 와이셔츠 단추 하나 안채운 것이 눈에 딱 뜨였다.
그러고 나서는..
"아저씨 같아서 싫어요!" 하고 새초롬하게 거절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나는 어찌나 어리석었던 가!
안그러면 지금쯤 마님 대접 받으면서 잘 살았을 것 같다.
아!깝!다!
 
그 보다 더 이전..
학교 다닐 때 정말 나한테 잘해주던 남자가 하나 있었다.
내가 과외라도 할라치면, 고생이 많아서 어쩔까., 안절 부절 하면서
내가 빨리 돈을 많이 벌어서 너 편하게 해 주겠다는 아부성 멘트를 적절히 날리면서
내가 "아~ 김밥먹고 싶다" 한마디 하면
시장에서 우엉사다 조리고 참깨 뿌려서 3단 찬합에 곱게 보자기 싸들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도 있었더랬다..
그땐.. 넌 너무 말이 많아! 하고 또 냉정하게 뒤돌아섰던 것이다.
아! 깝! 다!
 
한번은 잘해줘도 싫었던 잘난척 대 마왕이 있었다.
싫으니까 싫다고 하는데, 나한테 내숭떨지 말라는 헛사운드 멘트를 날리던 그 남자..
비올 때 비맞지 말라고 선보는날 마시마로 우산을 줬던가?
느끼함이 몸서리 처졌었다..
그사람은 전혀 아! 깝! 지! 않! 다!
 
근데 참 이상한 일이다.
좋다고 잘해주면 껌처럼 느껴지고. 왠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런 남자는 왜 끌릴까?
요넘을 어떻게 갱생시켜서 사람을 만들어 놓으면 왠지 뿌듯할 것 같은
그런 남자들하고만 사귀어 왔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갱생은 되었던가?
아니다.. 본질은 안변하는 것이었다..
다만 서로에게 익숙해 지고 맞추어 가는 것이었던 것 뿐...
결국 나한테 잘해 주는 사람은 그것이 당연하게 느껴져서 고마운 줄도 모르다가..
철 없고, 개념 없는, 그런데 그런 것도 귀엽게 느껴지는 20% 부족한 그가 가끔  잘해주는 건
왜 그렇게 크게만 느껴지는 걸까?
희안하다.
 
그 때는 나 좋아하는 남자보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야 몸은 힘들지 몰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는 나 나름대로 순진한 논리가 있었다만...
뭐... 그생각은 아직도 변함은 없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라 날 너무 좋아해서 그래.. 내 너와 살아주지...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했었더라면 그사람이 하는 조그만 생활의 실수도
어쭈! 네가 감히!
이런 못된 마음이 들었을 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악처가 되어 있겠지...
그리고 잘해 주는 걸 감사하게 여기지 못하는 못난 인간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함께 해결하려기 보다는
네가 어떻게 나를 이렇게 힘든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어!
빨리 어떻게 좀 해봐! 그리고 나를 이전의 편안한 생활로 빨리 돌려줘!
했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 나도 인간이니까 나중에 좀 반성을 했을라나?)
 
에니왜이 하지만 내가 선택한 사람과 살 다보면
마구마구 행복하지많은 않겠지만(비교 분석 해볼때) 그래도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누가 뭐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그사람의 허물을 덮어주고, 나의 허물도 함께 덮자는
공생의식이랄 까.. 그런 것이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문제 있는 그 사람의 환경도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이고..
인간적인 이기심도 이구.. 이녀석.. 언제 사람될꾸.. 하면서 한 발짝 뒤에서 이해해 주기도 하고
서로 궁뎅이 토닥거리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예전부터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굉장히 로멘틱한 걸 좋아하는 사람인 가보다...
하지만 내 딸에게는...
 
너는 너를 무지하게 좋아해주고.. 그리고 너도 좋아하는 사람과 살거라~
하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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