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때에도 밤에 만화를 그린답시고 꼴딱 새우곤 했는데,
그 버릇은 화실에 다닐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마감날을 코앞에 두면 화실친구들이랑 같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추운날
연탄을 넣는 화실의 아랫목에 둘러앉아서 쪼그리고 앉아 밤을 새기도 했었다.
결혼하구나서도 나는 아이들을 다 재우고난 그 밤시간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낮 시간에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짬짬히 할만한걸 해보려고 노력해봤지만,
나는 결국 내 시간을 밤에나 되어서 찾기 일쑤다.
어제도 무언가에 빠져서 밤을 새고 말았다.
잘 하지도 못하는 컴터랑 씨름하면서, 한시간만.. 한시간만.. 하다가보니
벌써 기상 알람 핸폰종이 울리고.. 6시..
아침을 준비하고, 신랑을 내보내고..
다시 아이들 깨우기까지 한시간만.. 하다가 결국 9시를 넘겨서야 아침 상을 내주었다.
전에는, 밤을 새고나면 저녁시간까지는 그래도 좀 총명한 머리상태였는데
지금은 어째 아침 9시만 넘기면 몽롱~ 한것이 자꾸 눈꺼풀이 무겁다.
이런말 하기 참 우습지만, 나도 나이란걸 먹는갑다.. 싶다.
연세 높으신 분이 들으면 아마 한참을 웃을 이야기지만 밤을 새고난 다음날
맥을 못추겠으니.. 이걸 어쩌랴..
더구나 남편의 Sos라도 받은 날에는 그 현기증이 더 심각해진다.
10시부터 시작된 남편의 요청은 두시간을 넘겨서야 끝났다.
사람 심리가 참 요상한것이..
내가 좋아서 컴터랑 밤새 씨름할때에는 좋기만 하더니만,
남편의 요청으로 컴터랑 씨름하자니 짜증도 더나고 더 졸립다.
벌써 열두시.. 아이들 점심을 주어야 할 시간.
지금부터 오늘 오후를 정리해야겠다.
점심식사후에 아이들 자습시키고.. 청소하고.. 이제는 자동으로 돌아가지 않는 세탁기에 물주고, 매질도 해가면서 빨래도 해야지..
아.. 음식쓰레기도 버려야하고.. 재활용쓰레기도 분류해야한다.
오늘, 아이들 공부 진행계획도 수정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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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하루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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