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에 산다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01-08-03 12:23

조회수 1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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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좋은 처가 댁, 놀기 좋은 외가 댁이라했겠다?우리의 선조들은 어쩌면 이리 적절하고 합당한 말씀만 남겨 놓으셨을꼬. 오늘 그 외삼촌 내외 분이 다녀가셨다. 시어머님의 생신 날 중요한 일이 있어 미리 다녀가시는 거란다.

문제는 그 외삼촌이 시댁의 외삼촌이라는 데에 있다. 듣기에도 말하기에도 끔찍하다는 시댁의 외삼촌. 시어머님이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유일한 남동생이라는 말이다.

위치의 어려움을 무게로 달아도 묵직하고, 그저 바라보기에도 근엄한 분이시다.게다가 교장선생님으로 다년 간 계셔서, 그 자세에서도 한 마디의 말씨에서도 근엄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비록 단신의 체구지만(죄송^^).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근접하기를 어려워하는 분이시다.

그런데 이 돼 먹지 못한 조카며느리는 그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니 어쩔꼬. 두 분 면전에서 되지도 않는 말을 많이 하고, 게다가 하지 않아도 좋을 말까지 쏟아냈으니 과관이다. 들어주는 외삼촌이나 외삼촌 댁의 포용력을 믿었기 때문이었을까?

두 분을 배웅하고 대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나는 오늘의 수다를 후회한다. 좀 더 점잖은 조카며느리로 보였어야 했음을 후회한다는 게다. 두 분께서 차에 오르신 뒤 댁으로 가는 동안, 내 돼 먹지 못함을 꾸짖으며 아마 내 말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지금 내 귀가 간지러우니 말이다.

두 분에게도 그러셨겠지만 잘 알아 듣지 못 하시는 시어머님께서도,
"저 것이 그 동안 나하고 못 다한 말을, 시방 죄다 뱉는 갑네?"하셨겠다. 그렇지 않아도 요새 당신과의 대화가 적다고 투정이셨으니 말이다.

동생과 긴 회포 풀 것을 방해했다고 시어머님이 속으로 나무라지는 않으셨까?
"엄니~.외삼촌만 뵈믄 어리냥이 부리고 싶은디, 워쩐데유? <착각은 자유>라는 아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외삼촌 내외께서도 나를 아주 많이 예뻐하신다고 믿고 싶은디요, 엄니?!"

엄니의 소리 없는 함성이 들린다.
"그려~. 니 잘 났어야."
크크크. 그래도 오늘은 엄니의 함성이 듣기에 썩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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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석혜원님... 석혜원2001-08-089090
    Re: 석혜원님... 천선아2001-08-089605
11921   첨 인사 드립니다.. 박영미2001-08-089625
    반갑습니다. *^.^* 향정2001-08-089301
11920   자식이란.... 비둘기2001-08-079796
    Re: 자식이란.... 치자2001-08-089154
11919   천선아님 봐주세요.,,, 하늘이2001-08-0710544
    Re: 천선아님 봐주세요.,,, 김향숙2001-08-089726
11918   첫 인사 올립니다. 김기화2001-08-0710450
    Re: 첫 인사 올립니다. 김기화2001-08-0810076
    Re: 첫 인사 올립니다. 김기화2001-08-089772
    Re: 첫 인사 올립니다. 허브2001-08-079648
    Re: 첫 인사 올립니다. 치자2001-08-079755
11917   천선아님 피자2001-08-0610091
    Re: 피자이모 ((((((( 피자2001-08-089051
    피자이모 ((((((( 허브2001-08-079939
    Re: 하하하하.... 천선아2001-08-069732
11916   자식에 대한 나의 마음.......... 심미진2001-08-0510425
    Re: 자식에 대한 나의 마음.......... 치자2001-08-069346
11915   나 오늘 등록했어요 박은경2001-08-0511217
    Re: 나 오늘 등록했어요 허브2001-08-0710133
    Re: 나 오늘 등록했어요- 컴 절반은 오셨네요... 코아2001-08-069381
11914   천선아니~~~임!!!! 라일락2001-08-0510711
    Re: 라이일라아악님.... 천선아2001-08-0610185
11913   마음은 미쓰 몸은 아줌마 가을이2001-08-0510447
    여인천하에게 가을이2001-08-0910295
    Re: 마음은 미쓰 몸은 아줌마 여인천하..2001-08-0710968
11912   선아님~~추카드려요(늦게나마)^*^ 김파도2001-08-0411854
    Re: 파도님...제가 못받았는데요... 천선아2001-08-0411579
11911   천선아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실2001-08-0411522
    Re: 오마나 오마나...성혼씩은 잘하셨남요. 천선아2001-08-041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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