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만큼 긴 이야기...

글쓴이 소엽

등록일 2010-04-22 18:36

조회수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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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공주의 독백' 글에 대한 답변글입니다.


낙랑공주님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아마도 40대초 중반 쯤?
그 나이 때... 나는 어떻게 살았나...

남편과 아주 사이가 안 좋았던 때도 있었고,
내가 나를 어쩌지 못 해서 스스로 마구 들볶으며 살기도 했답니다.
그러다 40대 후반에...
지리산에 있는 절에 가서 하루 자고 온 적이 있어요.
인연이 닿은 스님이 계신 절인데, 스님과 차를 마시면서
제 안에 있는 잡다한 것들을 내보였지요.

스님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지난 20년 동안을 남편이 보살님을 위해서 살았을 수도 있으니,
앞으로 20년 동안은 보살님이 남편을 위하여 산다고 생각하고
뭐든 맞춰 줘 보세요."

나는 그날 밤에 법당에서 밤새도록 기도했어요.
108배를 10번 했지요. 캄캄한 바깥에서 누군가가 혹은 뭔가가 불쑥 법당 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은 무서움도 들었지만, 108참회문을 읽으며 절을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울고 있는 나를 보았답니다.

내가 정말 잘못했구나...
남편이 어떤 일을 했건 간에 그 순간은 내가 겪었던
마음의 부대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탓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남편이나 아들들에게 잘한 것이 있었을까?
그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물론 잘 한 것도 있었을 테고, 못 한 것도 또한 있었겠지요.
그렇지만 내가 내 속에 들어있는 못땐 것을 어쩌지 못 하여
그 화를 남편에게나 아이들에게 풀었을 수도 있겠다 싶으니
어찌나 미안해지던지요.

그 이후로 한동안은 마음 편하게 잘 보냈어요.
그러다 또 잊어먹고 남편에게 화나는 일이 생기면 그냥 다투고,
애들에게도 마구 몰아부치고...

50이 넘으면서 나는 많이 달라진 나를 봅니다.
남편이나 아들들을 새로이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게 되었지요.
아마도 낙랑공주님은 지금은 아직 더 갈등하면서 살아야 할지도 몰라요.


주위 모든 것들에 우선하여 먼저 자기 자신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안다면 바라는 바를 이루기도 수월하지 않을까요?

그냥 생각나는 바를 내 경험에 비추어서 적어봤습니다.
댓글로 달려다 너무 글이 길어져서 답글로 올렸어요.
참~

혹시나 종교가 다르다면 자기의 종교에 맞는 신앙 생활로 자신을 다독거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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